함평역 패싱 논란에···지역 언론·사회단체 반발 “일방적 희생 강요하나”
성난 군민들, 군 중재에 단체행동 잠시 유보···“납득할만한 대안 조속히 제시하라

[소비자TV·한국농어촌방송/함평=이계승 기자]

호남고속철도 2단계(고막원~목포) 사업 노선을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전남 함평군 “호남고속철 2단계, 원안대로 함평역 경유해야”(제공=함평군청)
전남 함평군 “호남고속철 2단계, 원안대로 함평역 경유해야”(제공=함평군청)

특히 지난 2017년 기본계획변경(무안공항 경유)으로 당초 노선에 포함돼 있던 함평역 경유가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함평 지역사회에서는 계획변경 당시 주민협의과정이 부실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4일 함평군에 따르면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은 광주송정과 목포를 잇는 고속철도 건설 사업이다.

전체 구간 중 기존 노선을 고속화하는 광주송정~나주 고막원 구간은 지난해 완공됐고 고막원~목포 임성리 구간(43.9km)은 오는 2025년까지 총사업비 2조2천813억 원이 투입된다.

문제는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7년 호남고속철 2단계 사업 노선을 무안공항 경유 노선으로 변경 추진함에 따라 당초 원안에 포함돼 있던 함평역이 빠지면서 불거졌다.

국토부는 기본계획변경을 추진하면서 사전타당성 조사 등 적법한 과정을 밟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함평군 측은 수차례에 걸친 주민 반대 의사 전달과 함평역 신설(경유) 건의에도 관련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군 관계자는 “2018년 7월 전략환경영향평가 당시에도 함평역이 변경계획에 미반영되면서 함평역 신설 또는 KTX 정차를 재차 건의하고 이와 관련한 군민 서명도 전달했다”면서, “이후 열린 기본설계 주민설명회에서는 물론 국가철도공단을 직접 방문까지 했음에도 아직까지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와 공단, 함평군의 이 같은 줄다리기에 함평지역 여론은 싸늘하다.

최근에는 지역 언론과 사회단체, 향우들까지 합세해 ‘함평역사 신설’ 등 함평역 경유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지역주민이 납득할만한 대안이 제시될 때까지 사업추진을 반대하는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들은 “현재 계획대로 함평역 경유가 결국 무산된다면 함평군민은 지난 100여 년 동안 누려온 철도교통권을 한 순간에 박탈당하는 것은 물론 비옥한 농토를 제공하고도 지가하락, 농업생산성 감소, 소음 등의 돌이킬 수 없는 피해만을 떠안게 된다”며, “이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가치를 무시하는 처사이자 자칫 정부가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군은 일단 지역 내 반발 여론을 최대한 수렴하면서 국토부 등 관계 부처에 함평역 신설 필요성을 꾸준히 설득하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 고동석 부군수를 단장으로 한 실무단이 국가철도공단을 직접 방문한 데 이어 24일에는 이상익 군수도 국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이개호·박홍근 의원 등 여권 인사들과 만나 관련 사안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이 군수는 현재 군이 추진 중인 빛그린산단 개발과 축산자원개발부 이전, 1조원에 육박하는 사포관광지 개발사업 등의 인구 유인효과를 설명하며 함평역 신설을 포함한 사업계획 재검토의 당위성을 강력히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이미 2010년 경부선 KTX 2단계 구간을 개통하면서 기존에 KTX가 경유하던 밀양과 구포역 경유 노선을 일부 존치시킨 사례가 있다”면서, “지역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함평역 신설은 당초 기본계획대로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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