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사진공간 눈의 '나는 작가다 3' 기획전이 10월 15일 부터 25일까지 열려
이 터가 보듬고 있는 생명들을 더 늦기전에 하나라도 더 담기위해 분투

들꽃 무리 피어나듯 펼쳐진 둔치의 좌대(사진=장영철 작가)
들꽃 무리 피어나듯 펼쳐진 둔치의 좌대(사진=장영철 작가)

[소비자TV·한국농어촌방송/전주=박문근 기자] 사진공간 <눈>은 '나는 작가다 3' 기획전을 15일 부터 25일까지 사진작가 장영철의 '상류(上流)' 개인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기획전은 작가의 세번 째 갖는 전시회로 그동안 만경강을 테마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30여년동안 만경강을 오가며 시간의 흐름속에 변해가는 강과 자연의 모습을 세밀하게 탐구하며 하나하나 작품에 담았다.

슬치 밤나무샘에서 발원하여 새만금으로 이어지는 만경강의 제1 지류인 전주천의 물길은 동 트기전 남천교를  가로질러 설대전다리(매봉교)로 이어진다.

천변 둔치에 아직 어두움이 채 가시기 전 들꽃 무리 피어나듯 과일좌대 하나, 파라솔 하나, 풋기 머금은 야채보자기 하나가 열린다.

상류에서 시작한 물길에 햇살이 지루해질 즈음 천변 둔치엔 다시 좌대가 접어지고, 도깨비 시장의 소란스러움과 한바탕 어우러진 물길은 삼천과 만나는 가래여울로 흐르며 찰랑거리는 물소리만 더 커진다.

작가는 작품속에 흐름과 기억을 중요하게 여기며 현재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의 삶을 순간의 포착으로 담아내지만 시간속에 점철된 하나의 연결고리로 기억되어진 그 순간이 우리의 삶으로 녹아져 나오며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일상의 삶이 이어지는 순간의 포착(사진=장영철 작가)
일상의 삶이 이어지는 순간의 포착(사진=장영철 작가)

'상류'의 작품을 바라본 오병용 작가는 "매일 아침 홀연히 나타났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저잣거리 소문같은 '전주천 상류에 도깨비가 산다'고 얘기한다. 바로 남부시장 맞은 편 둔치에 매일처럼 열리는 '도깨비 시장'에 대한 얘기다. 비록 환타지같은 도깨비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우리 삶의 일부를 보여준다."고 평했다.

또 작가는 "시장의 또 다른 도깨비가 되어 여기저기 출몰하여 사람들을 지켜본다. 그의 도깨비 방망이는 카메라다. 카메라는 장터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붙잡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본다. 때로는 멀리서, 어떤 때는 대놓고 들여다보다가 숨어서 엿보기도 한다."며 작가의 심미적인 감정까지 놓치지 않는다.

시간의 흐름에, 또 인간들에 변형되고 훼손되는 그래서 언젠가는 사라질지 모르는 이 터의 모습과 이 터가 보듬고 있는 생명들을 더 늦기전에 하나라도 더 담기위해 장영철 작가는 부지런히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며 분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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