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감정을 자제하면서
늘 이성에 의지했다.
사랑에 관대했더라면
내 삶이 더욱 풍요롭지 않았을까
후회를 하곤 한다

정숙자 문학박사
정숙자 문학박사

[한국농어촌방송/경남=정숙자 문학박사] 사랑한다, 사랑받는다는 사랑하는 주체에 따라 달라지는 말이다. 나 아니면 너의 대상에 따라 사랑이 달라진다. 아마 사랑의 의미는 누구에게는 행복하다는 말의 다른 표현일 것이다.

사랑도 여행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여행을 하게 되면 늘 설레고 즐겁고 행복하기를 소망한다. 하지만 여행이 늘 우리가 꿈꾸는 이상이 아닐 때도 있다. 힘들고 지쳐 이 여행을 왜 했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품을 때도 있다. 누구와 하는 여행이냐에 따라 그 효과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사랑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사랑의 대상이 누구인가에 따라서 말이다. 여행이 한곳에 머물지 않고 떠나기를 반복하듯이 사랑도 한 곳에 머물지 않는 속성이 닮은 듯하다. 물론 여행 중에 그 곳이 너무 좋아 정착하는 이가 간혹 있듯이 사랑 또한 한 사람을 평생 생각하는 의리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마 나는 사랑에게 의리까지 요구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늘 힘들어 한다. 의리와 사랑을 구별하는 눈을 가지지 못해서.

나는 살면서 몇 번이나 사랑한다는 말을 했을까? 오늘 나는 겨울을 마중 나가면서 내 사랑에 대해 생각에 잠긴다. 오디오에서 들려지는 이루마의 피아노곡이 나의 감정선을 건드려 감성적인 모드로 전환이 생긴다. 분명 나는 사랑을 장대하거나 존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사랑한다는 말은 그 사람을 위해 나의 전 생애를 걸어야 하고 나아가 목숨까지 걸어야한다는 것을 늘 강조하며 사랑에 대해 늘 거리를 두고 있었다.

물론 아이들은 위의 사항에서 단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기에 그들은 늘 사랑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이끄는 대로 가지 않고 늘 이성에 의지했다. 사랑에 관대했더라면 내 삶이 더욱 풍요롭지 않았을까 하고 후회를 하곤 했다. 하지만 난 여전히 사랑을 모시고 살고 있다. 옆에 함께 걸어가는 사랑이 아니라 기억에 두고 간직하는 사랑을 아니면 아직도 시작도 해 보지 못한 순진한 사랑으로 늘 사랑을 사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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