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東松餘談] 장관과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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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칼럼東松餘談] 장관과 총장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 승인 2020.11.2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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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한국농어촌방송/경남=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그동안 검찰총장에 대해 불편한 신경전을 계속 벌이던 법무부장관이 급기야 총장에 대해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배제를 하도록 지시했다. 그것도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그동안 법무부는 검찰총장에 대해 여러 가지 비위혐의에 대해 직접 감찰을 진행했고 그 결과 검찰총장의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혐의를 다수 확인했다고 밝혔다.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장관이 밝힌 총장의 비위 혐의는 6가지나 된다.

이 초유의 사태를 ‘검찰 개혁’이라는 적폐청산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장관과 총장의 의견이 서로 맞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고 봐야 할지 아니면, 또 다른 배경과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는 이 흥미진진한 싸움을 바라보는 구경꾼들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서 그 해석은 달라질 것이다. 벌써부터 포털의 댓글에는 특정 기사에 대한 좌표 찍기가 시작되고 ‘좋아요’와 ‘싫어요’의 아이콘이 실시간으로 춤을 추고 있다.

장관이 밝힌 6가지 비위 내용 가운데 납득하기 어려운 사안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언론사 사주와 부적절한 만남을 가져 검사 윤리강령을 위반했다는 내용은 총장이 지인의 전화를 받고 공개된 장소로 갔더니 그 자리에 있었던 다수의 인사 가운데 한 명이었고 수인사만 나눈 게 전부라고 한다. 밀실도 아니고 수인사 나눈 것이 윤리강령 위반이란다.

두 번째 재판부 판사들에 대한 불법 사찰 책임이라는 게 또 설명이 안 된다. 총장이 조국 사건을 맡은 재판부 판사에 대해 대검의 수사정보정책관의 보고를 받고 이를 반부패강력부에 전달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 불법사찰이란다. 그것도 직접 사찰한 보고도 아니고 인터넷과 판결자료, 법조인 대관 등의 내용을 정리한 것을 불법사찰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사건이 발생하면 검찰은 공소유지를 위해 변호사나 판사에 대한 성향 분석을 활용한다. 변호사도 검사나 판사의 성향을 파악해 변론에 활용한다. 그 수준의 분석이란다.

세 번째는 총장이 국회에서 질문을 받고 퇴임 후 국민에게 봉사할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말한 것이 검찰총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에 관한 위엄과 신망을 손상시켰다고 장관은 주장했다. 퇴임 후 일어날 일에 대해 선행적 차단조치를 할 수 있는 권리권한이 장관에게 있는 모양이다. 나머지 3개 사안은 언급할 가치조차도 없어 보인다.

장관과 총장의 신경전이 이번 충돌을 계기로 검사와 장관과의 갈등으로 확산될 조짐조차 보인다. 아무 관련이 없는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귀추가 주목되는 신나는 구경거리이긴 하지만 판사 출신의 장관이 정말 무식해서 정말 과격해서 정말 물정을 몰라서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하고 있을까? 당 대표까지 지낸 장관의 태도가 억지 춘향이 아님이 분명하다.

정말 총장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수사, 조국 전 장관 일가의 비리 수사, 그리고 월성 원자력 수사 등에 대해 우리 편이 연루된 것은 빼달라는 요구라고 생각된다. 좁은 소견으로는 직접 말을 할 수 없으니까 속된 말로 강짜를 부리는 것으로 밖에 해석이 되질 않는다. 조직사회에서 뭔가를 바라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자주 쓰는 수법이기도 하다. 당해본 사람들은 다 아는 일이다.

그러면 그냥 말 잘 듣는 총장으로 바꾸면 될 것을 왜 이렇게 난리를 피우고 구차한 절차를 밟아야 하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대통령이 총장을 임명하면서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에 대해서 엄정하게 처리하라’고 한 말이 대통령이나 장관의 발목을 잡은 듯하다. 그래서인지 토사구팽당한 총장은 여전히 꼿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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