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오! 삼광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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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의 세상엿보기] 오! 삼광빌라
  • 김용희 시인·수필가
  • 승인 2020.12.0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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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수필가
시인·수필가

[한국농어촌방송/경남=김용희 시인·수필가] 시청률 30%대를 넘나드는 주말드라마, 해학 음모 순정 배신…. 이 드라마는 이런 온갖 드라마적 요소가 모두 어우러져 있다. 잠시도 나태해지지 않을 만큼 이런 다양한 요소들을 버무려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에 묶어둔다.

물론 드라마라는 것이 인위적 구성은 어디든 있다. 스토리의 구성적 편의를 위해 전구처럼 기억력이 오락가락하는 우정후(정보석)나 우연하게 계속 연이 얽혀지는 다양한 만남들이나. 늘 서민용 드라마는 두 가지 요소를 가진다. 그건 ‘선’과 ‘악’이랄 수도 있고 혹은 ‘소유’와 ‘존재’라고 틀 지울 수도 있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리고 가족드라마의 깊이를 더하는 ‘가족’이란 것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왜 가정이 최고 최소의 행복단위가 될 수 있는가? 그건 지난번 ‘한번 다녀왔습니다’에서도 같은 주제를 지속적으로 보여줬지만 가족간의 ‘배려’와 ‘정’이겠다. 상대의 마음을 살뜰히 보살피는 것, 섬세하게 접근하고 그렇게 배려하는 상대에게 또 감사함을 쌓아가는 것, 이 드라마는 오다가다 만난 혹은 삶의 길에서 우연히 만난 이들의 부탁마저도 차마 거절하지 못해서 얽혀지는, 그렇게 배려와 보살핌이 가족이라는 관계지음으로 엮어가고 있는 것이 주요 주제요 내용이다. 삼광빌라는 그렇게 모인 이들이 잠시 머무는 곳이다. 빌라인들의 삶을 통해서 아름답기 위해서 우리가 외면하지 않고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를 보여준다. 전인화의 극중 이름이 ‘이순정’인 것은 곧 가족이란 것도 그런 순수한 정이 서로 얽힐 때 입양한 아이들도 낳은 아이보다 더 깊은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의미리라.

우리는 때로는 산다는 길에서 서럽고 안타깝게 우울하고 아쉽게 절망하다 혹은 희망하다 또 좌절하다 잠시 비치는 햇살에 감사하다가 그렇게 하루하루를 산다. 이런 삶에서 ‘배려’와 ‘관심’과 ‘나눔’ 그건 쉼을 얻기 위한 가족의 필요충분조건이다. “밥은 먹었니? 어디 아픈 곳은 없니? 요즘 뭐가 힘드니?” 그렇게 주고받는 맘들이 곧 가족이란 이름이겠다. 권력, 부, 지위, 자존감…. 자아의 욕망을 위해 타인을 구속하고 이용하려는 사회라는 ‘전쟁터’와 그것을 치유하는 가족이라는 ‘쉼터’는 그렇게 구분되리라.

대사 하나가 귀에 들어온다. 대문 밖에서 부잣집 본가로 보낸 딸을 기다리며 순정이 말한다. “비록 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기다림이 있을 수 있음이 행복”이라고, 일전 ‘기다림의 미학’이란 동영상을 녹화해 본 일이 있다. 비록 오지 않을 님이라도 기다릴 수 있음이 행복이라고. ‘눈오는 안동역’처럼.

삶은 순간순간을 쌓아가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요, 가족이란 기여도로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닌 서로간에 주고받은 정으로 그렇게 하루하루를 쌓아서 일년이, 십년이, 평생이 되는 것이겠다. 즉 ‘무엇이 되어 만나리’가 아니라 ‘하루를 어떻게 정으로 살아냈느냐’의 문제겠다.

아무래도 절간에서 수도하거나 교회에서 기도도 좋지만 이처럼 외롭고 슬프고 애틋하고 아쉽고 안타깝고 그렇게 사회적 삶을 살다가 또 가족이란 버팀목 근거 터전 때문에 다시 돌아와 부비며 힘을 얻는 것이며, 그게 ‘사는 일’ 아닐까 싶다.

가족드라마, 그게 뭔가? 그건 손에 들고 있으면서도 그 진실과 가치를 알지 못하는 치매노인의 안타까움이나, 파랑새를 찾아 산 너머 남촌으로 길떠나는 방랑자의 허구 같은 것을 일깨워주는 것일 게다.

이제 또 12월, 달력이 한 장 남았다. 크리스마스 캐롤 산타 성당…. 지난해 이맘때쯤 다녀온 명동성당의 기억이 꼭 엊그제 같은데 벌써 또 한 해의 끝자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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