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東松餘談] 리플리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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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칼럼東松餘談] 리플리 증후군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 승인 2020.12.0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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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한국농어촌방송/경남=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세계적인 미남배우 알랭드롱이 주연한 영화 ‘태양은 가득히’라는 영화가 있다. 1960년에 개봉한 영화로 주제곡 또한 너무나 귀에 익은 유명한 영화다. 이 영화는 1955년 패트리샤 하이스미스라는 미국 작가가 쓴 ‘재능 있는 리플리씨(The Talented Mr.Ripley)’라는 범죄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반항아적인 기질의 주인공 톰 리플리는 재벌2세이자 친구인 다키 그린리프를 살해한 뒤에 대담한 거짓말과 행동으로 그린리프의 삶을 가로채 부와 행복을 모두 손에 쥔 것 같은 가짜 인생을 살아간다. 그러나 요트의 닻줄에 걸린 그린리프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그의 가짜 삶은 들통이 난다는 줄거리인데 여기서 리플리 증후군이란 심리학용어가 생겨났다.

리플리 증후군은 현실세계를 부정하고 거짓의 세계를 마치 현실로 믿으면서 상습적으로 말과 행동을 허위와 가식으로 시종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현상을 지칭하는 단어가 되었는데 거짓말이 나중에 들키게 될까봐 내심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는 단순 거짓말이 아니라 자신이 한 거짓말을 완전한 진실로 믿는다는데 해악이 숨어있다. 개인의 일탈이라도 피해자가 생기겠지만 정치적 사회적 수준이 되면 이는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치명적인 독소가 된다. 대통령이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는 노력의 결실을 맺는 마지막 단계에 왔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당이 국회에서 공수처 설치를 속전속결로 추진하고 있는 행보를 보면서 문득 생각이 난 단어다.

역대 여느 정권과 비교해도 가장 강력한 정치 환경 즉, 평균 40%를 넘나드는 가장 안정적인 여론조사 지지 세력에다 개헌까지도 넘볼 수 있는 압도적인 의석 확보가 오히려 독약이 된 것인지 이번 정권의 정치행보는 거침이 없다. 스스로를 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을 여는 역사적 발걸음을 내딛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창출하고 있다고 합리화하는 한편, 그 이면에서 탈법과 반칙, 프레임 장난, 그리고 내로남불식 적폐청산으로 브레이크 없는 폭주정치에 밤낮을 지새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너무나 강해서 말이 많은 대통령 자리를 더욱 제왕적으로 만들고, 위헌적 요소에다 독재 권력 행사의 수단이 될 우려가 강하게 지적되고 있는 공수처까지 밀어붙이는 모습에서, 그리고 그동안 적폐청산에 일등공신 역할을 충실히 해준 검찰총장이 자신들의 비위와 비리를 수사를 한다는 이유로, 내몰고 검찰 조직을 장악하는 것이 진정한 검찰개혁인 것처럼 호도하는 모습에서 완전 범죄를 추구했던 주인공이 경찰에게 잡혀가고 햇살 가득한 텅 빈 해변과 파도만 출렁이는 영화의 엔딩 장면이 연상되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세상의 이치가 무한, 영원한 것은 없다. 이 정권도 임기가 되면 끝이 날 것이고, 설령 정권을 재창출하는 데 성공한다 해도, 후임 정권이 전임 정권을 손대지 않고 그냥 넘어간다는 보장도 없다. 한국 정치에는 정권 창출에 도움을 받은 후임 정권조차 전임 정권을 부정하고 폄하하는 배신이라는 매우 못된 고질병적인 유전자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이번 정권이라고 해서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초헌법적인 권력을 지닌 공수처가 앞으로 현 정권이 물러가고 난 뒤에, 오히려 부메랑이 되고 기요틴이 되어서 ‘퇴임 후 보험’ 들기에 거의 광적으로 집착하고 있는 현 정권의 관계자들을 영어의 몸으로 모시지 말라는 법도 없다는 사실을 왜 인지하지 못할까? 폭주의 끝은 결국 정치적 원한에 대한 보복의 반복이라는 비극과 국가의 미래를 파탄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권선징악을 주제로 한 것들이 많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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