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열 칼럼] 미중 갈등의 새로운 분수령 홍콩보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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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열 칼럼] 미중 갈등의 새로운 분수령 홍콩보안법
  • 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 승인 2020.12.2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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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한국농어촌방송/경남=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2020년 6월 30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홍콩국가보안법(Hong kong National Security Law)’을 제정하자 미국이 그동안 ‘홍콩정책법(United States-Hong Kong Policy Act of 1992)’에 근거해 홍콩에 대해 부여해 왔던 특별지위를 박탈함으로써 미중 갈등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아편전쟁에서 패한 청나라는 1898년 영국에 홍콩을 1997년까지 99년간 조차하였다. 중국은 1984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받을 준비를 하면서 ‘홍콩반환협정(Sino-British Joint Declaration)’을 체결하였다. 이 협정을 통해 중국정부는 2047년까지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 대해 고도의 자치권을 홍콩주민들에게 부여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 one country, two systems)’ 방안을 약속하였다. 이에 근거해 미국은 1992년 홍콩에 자치권이 보장되는 한 중국 본토와 다르게 홍콩에 특별지위를 부여하는 ‘홍콩정책법’을 제정하였다.

이 법에 근거해 미국과 홍콩의 관계는 반환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었고 특히 관세・무역・투자 등 경제 분야에서 기존의 지위 및 우대가 유지되었다. 단 이 법은 국무장관이 홍콩의 상황에 대해 의회에 보고할 것을 의무화하고, 만약 홍콩이 충분히 자치적(sufficiently autonomous)이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이 법을 중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미국의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박탈은 중국정부의 홍콩국가보안법 제정으로 홍콩의 자치권이 손상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홍콩에 대한 미국의 우대정책도 더이상 지속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2019년 홍콩은 ‘범죄인 인도법’ 제정을 추진하였다. 이 법의 주요 골자는 중국본토, 마카오, 대만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국가와 지역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홍콩주민들은 이 법이 제정되면 중국정부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본토로 송환하는데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격렬히 반대하여 제정이 무산되었다. 그러자 중국공산당은 일국양제의 원칙을 훼손하며 전인대 상무위원회에 지시하여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한 것이다. 홍콩에 부여된 고도의 자치권은 우리의 헌법과 같은 ‘홍콩기본법’에 명시되어 있다. 홍콩기본법 23조는 국가 전복과 반란을 선동하며 국가안보에 해를 끼치는 인물과 단체에 대해 최장 30년 징역형을 처벌할 수 있도록 명시되어 있다. 아울러 이와 관련된 법률은 홍콩정부가 스스로 제정하도록 규정하였다. 그런데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홍콩의 자주입법 규정을 어기고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한 것이다. 결국 홍콩의 자치는 소멸된 것이다.

홍콩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지 불과 몇 개월 지나지 않았으나 홍콩 민주인사들의 망명과 수감이 이어지고 있다. 테드 후이(許智峯) 전 홍콩 입법회 의원이 영국으로 망명을 신청한 최연소 입법의원이었던 네이선 로(羅冠聰)에 이어 두 번째로 서방으로의 망명을 추진하고 있다.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부터 홍콩민주화를 주도했던 인물들은 줄줄이 구속되고 있다. 조슈아 웡(黃之鋒), 아그네스 초우(周庭)는 불법집회 선동 등의 혐의로 11월 23일 법정 구속됐고 징역 13개월15일과 10개월을 선고받았다. 홍콩 의회 내 야당은 전멸이다. 홍콩정부가 홍콩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현직 의원 4명에 대해 의원 자격을 박탈하자 야당 의원 15명이 11월 12일 의원직을 사퇴했다. 70석 정원 중 야당 인사는 한 명도 없다.

홍콩의 비민주주의적인 변화에 미국의 대응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 홍콩정부가 ‘범죄인 인도법’ 제정을 추진하자 미국은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법’을 제정하였다. 그리고 2020년 6월 30일 중국 전인대가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하자 7월 14일 ‘홍콩자치법’을 제정하였다. 이로써 홍콩의 자치를 침해하는 외국인과 법인 그리고 그들과 거래하는 금융기관들을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었다.

중국의 홍콩에 대한 일국양제 폐기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무역과 기술 탈취에서 인권과 언론자유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 곧 홍콩달러와 미국달러가 고정되어있는 페그제로 번질 것이다. 홍콩이 40년 이상 과거로 돌아가 1980년 5월 한국의 광주와 유신시대처럼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와 인권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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