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열 칼럼] 미국이 뉴욕증시에서 중국 통신사를 퇴출시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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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열 칼럼] 미국이 뉴욕증시에서 중국 통신사를 퇴출시킨 이유
  • 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 승인 2021.01.1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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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한국농어촌방송/경남=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2021년 1월 6일 중국 3대 통신사들에 대해 상장 폐지 결정을 내렸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11월 중국군과 연계된 기업에 대한 미국인들의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행정명령에 앞서 미 국방부는 이들 3개 중국 국영 통신회사를 중국군과 연계된 기업 명단에 올린 바 있다.

미국이 중국 통신회사를 겨냥한 것은 5G의 상용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2019년 4월 한국의 이동통신 3사 SKT, KT, LGU+가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였고 이어 미국의 버라이존(Verizon)이 미국 4개 도시를 시작으로 상용화에 나섰다. 그러자 중국이 기존 2020년 5G 상용화를 앞당겨 2019년 11월 1일부터 시작하였다. 이동통신의 발전을 우리는 통상 숫자로 구분한다. 2G와 3G는 정보 전달의 속도에서 차이가 날 뿐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다 4G인 LTE시대에는 정보 전달의 속도는 물론 양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3G시대에는 음성통화 위주의 이동전화였으나 LTE시대는 PC로 수행하던 작업을 스마트폰으로 손안에서 이동하면서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 열리고 있는 5세대 이동통신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5G는 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의 3가지 특징을 지닌 네트워크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혁신기술들을 우리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 4G 대비 지연속도가 1/10 수준인 5G는 지연시간 최소화로 오차율을 줄일 수 있어 자율주행 자동차, 원격의료,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그리드 등의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게 된다.

미국은 5G로 대표되는 통신 산업의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5G 이니셔티브 계획’을 발표하고 역사상 최대 규모의 주파수 할당, 규제 해소, 5G 펀드 조성 등의 승부수를 던졌다. 트럼프대통령이 5G 서비스에서 중국에 자리를 내주지 않겠다고 직접 나선 것이다. 2020년 5월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에 이어 파운드리 업체 SMIC에 대한 제재 그리고 중국 통신 3사의 미국 증시에서의 퇴출 모두가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조치이다. 중국 이동통신 시장은 차이나모바일 60%, 차이나텔레콤 20%, 차이나유니콤 20%로 삼분되어 있다. 이들이 5G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통신장비 회사에 의지해야 하는데 4G시대인 2018년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의 점유율은 화웨이 31%, 에릭슨 27%, 노키아 22%, ZTE 11%, 삼성전자 5%, 기타 4%였다. 미국정부는 화웨이가 통신장비를 설치하면서 백도어를 설치해 세계 각국의 중요정보를 탈취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하였다. 이어 미국의 반도체 관련 기술이 포함된 제품을 화웨이에 공급하는 기업은 반드시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함으로써 화웨이가 통신장비를 만드는 길을 원천봉쇄하고 나섰다. 나아가 중국 업체가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할 개연성을 차단하기 위해 파운드리 업체인 SMIC에 대한 제재에도 나선 것이다. 미국의 이러한 조치에 먼저 영국과 독일, 호주가 화웨이 장비 사용을 거부하고 나서 화웨이의 글로벌 통신 장비 점유율은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 2021년 글로벌 5G네트워크 인프라 설치가 본격화된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도 만들기 어려워지고 있어 통신장비의 제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1월 9일 미국의 대중 제재를 일절 따르지 말라는 ‘외국 법률·조치의 부당한 역외 적용 저지 규정’을 발표했다. 중국이 미국 제재를 이행한 자국 및 외국 기업에 경제적 불이익을 줄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규정 9조는 ‘외국’(미국)의 제재로 경제적 손해를 본 중국의 개인이나 기업은 해당 제재를 이행한 상대방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을 중국 법원에 낼 수 있도록 했다. 배상에 응하지 않으면 중국 법원이 강제 집행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미국의 대중 제재를 무력화하려는 내용과 더불어 미국의 제재 표적이 된 자국 기업을 정부가 직접 구제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중국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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