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 "소비자재단, 소비자운동의 전문화 이뤄낼 것"

- 김천주 이사장,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 등 14명 이사진과 이덕승 운영위원장, 김성민 소비자TV 대표이사 등 17명이 운영위원으로 본격적 활동 돌입

[한국농어촌방송=노하빈 기자]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한소비자재단(이사장 김천주)이 12월 19일, 서울 명동 소재 서울YWCA 4층 대강당에서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2015년 3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10개 단체가 소비자재단을 발기하고 각 5천만원씩 총 5억을 출연했다. 2015년 5월 11일 소비자재단 창립총회를 열고 9월 서울시 중구 명동 YWCA연합회 3층에 사무실을 개소했다.

2016년 3월, 9월 제 1, 2기 소비자리더 아카데미를 개설해 각각 25명, 23명이 수료했으며 9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를 받아 이날 재단을 출범하게 됐다.

소비자재단은 김천주(한국여성소비자연합 회장)이사장, 강정화(한국소비자연맹 회장), 김연화(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 김자혜(소비자시민모임 회장), 이기수(고려대학교 전 총장), 이덕승(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 이명혜(한국YWCA연합회 회장), 이성구(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이충재(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전성자(한국소비자교육원 원장), 정규봉(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조동성(국립인천대학교 총장), 조태임(한국부인회총본부 회장), 주경순(소비자교육중앙회 회장) 이사로 구성돼 있다.

운영위원장은 이덕승 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가 맡았으며, 김성민 소비자TV 대표를 비롯하여 김상기(한국여성소비자연합 부회장), 김연숙 (소비자공익네트워크 부회장), 남상택(소비자교육중앙회 부회장), 류홍번(한국YMCA전국연맹 정책국장), 박인례(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 오장균(한국소비자교육원 부원장), 유성희(한국YWCA연합회 사무총장), 이향기(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 장선이(SBS 기자), 장용진(오캡 초대회장, 컨슈머인사이트 회장), 천규승(KDI 박사), 최세려(한국부인회총본부 부회장), 한승호(충남대 초빙교수, 녹색기술센터 자문위원), 홍성표(사단법인 한베문화교류협회 청년글로벌사업단장, 전 청솔학원대표), 황선옥(소비자시민모임 상임이사)등이 운영위원으로 활동한다.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은 축사를 통해 "소비자운동은 시장의 평가자이자 소비자 권리실현의 조력자로서, 다양한 소비자활동의 수행주체로서 전문화된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며 "소비자재단이 앞으로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한 전문적인 연구와 제도 법률작업에 참여하면서 소비자운동의 전문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 축사 전문>
2016년의 우리 사회는 국민적인 허탈과 국가적인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이 속에서도 내일을 위한 희망을 품고 소명을 다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오늘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한 그 소명을 다하기 위해 소비자재단이 창립하는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소비자재단이 출범하기까지 많은 난관을 헤쳐오신 김천주 재단이사장님과 소비자단체협의회 김자혜 회장님을 비롯한 여러 소비자단체장님들과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소비자재단은 지난 40년간 소비자의 권익보호에 앞장서온 소비자단체협의회의 소속 단체들이 정성과 기금을 모아 설립한 민간재단법인입니다. 소비자재단이 앞으로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한 전문적인 연구와 제도 법률작업에 참여하면서 소비자운동의 전문화를 이뤄낼 것입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소비자 권익은 한층 더 보호받고 확보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우리나라의 소비자운동은 적극적인 민간의 노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민간 활동을 통해 소비자보호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법률이 제정되었습니다. 1980년 1월에 제정된 소비자보호법에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이처럼 대한민국 소비자운동은 깨어있는 소비자와 실천하는 소비자단체들이 시장을 바로잡고, 제도와 법률을 만들어낸 역사라 할 것입니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로 불립니다. 그래서 한국 시장은 세계 소비재 생산기업들의 테스트마켓이라고 합니다. 제품을 선택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데 소비자가 까다로운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잘못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제대로 보상받고 보호받는지는 더욱 중요합니다.

이른바 ‘안방의 세월호’로 불리는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에서 생산자들을 법정에 세우기까지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독극성 가습기 살균제는 10년 이상 판매되었고, 역학적인 원인이 밝혀진 후 법적책임을 묻기까지도 5년 이상이 걸렸습니다. 그야말로 수 백의 생명을 잃고, 수십 만의 국민들이 피눈물을 흘린 후였습니다.

우리 사회는 반사회적 기업에게 명확한 책임을 묻고, 소비자의 집단적인 대항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제도화 과정에서 적정한 의견을 영향력 있게 제시하지 않으면 잘못된 입법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심층적인 연구와 광범위한 조사, 적정한 법률적인 제안을 할 수 있는 전문기관이 우리에겐 필요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생산과 유통이 국경을 넘나들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다양해지면서 소비자가 부딪히는 어려움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인터넷과 모바일 공간에서는 각종 제품을 평가하고 정보를 나누는 이들이 많습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이러한 미디어 환경에 익숙하기에 자신들의 요구를 모으고,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올해 글로벌 IT시장에서 최고 화제였던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세븐)의 리콜사태는 한 국내 리뷰사이트에 올라온 게시글이 시초였습니다. 이러한 젊은 세대들을 소비자운동에 합류시키면서 동시에 소비자운동이 급변하는 미디어 트렌드를 활용해야 합니다.

이제 소비자운동은 시장의 평가자이자 소비자 권리실현의 조력자로서, 다양한 소비자활동의 수행주체로서 전문화된 역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소비자운동의 공정한 활동은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제조업과 서비스 강국으로 이끄는 자극제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소비자의 이익과 안전에 기여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발전원동력이라는 것을 시장과 기업에 각인시켜야 합니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정국이 어떻게 바뀌어도 국민은 소비자로서 삶을 지속할 것입니다. 2016년이 전하는 교훈은 각자의 자리에서 주어진 소명에 정의롭게 부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창립을 선언하는 소비자재단과 이에 동참하는 소비자단체들이 시장의 정의를 지키는 파수꾼으로서 그 역할을 다할 것이라 믿습니다.

소비자재단의 출범을 다시 한 번 축하하면서, 오늘 함께 하시는 모든 분들이 다가오는 丁酉年 새해에는 더욱 정의롭고 행복하시길 축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12월 19일

고려대학교 제17대 총장 이 기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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