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분 정밀 관리로 품질 균일… 병해충, 노동력 감소

[소비자TVㆍ한국농어촌방송/전북=하태웅 기자]  멜론 수출시장을 넓히기 위한 수경재배기술이 현장에 보급된다.

멜론 수경재배는 품질을 균일하게 생산하는 것은 물론 기존 토양재배보다 병해충 걱정을 덜고 노동력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앞으로 멜론 재배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양·수분 정밀 관리로 품질 균일… 병해충, 노동력 감소(사진=농진청)
양·수분 정밀 관리로 품질 균일… 병해충, 노동력 감소(사진=농진청)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은 2018∼2020년까지 3년간 연구 개발한 멜론 수경재배기술을 지침서로 만들어 지방 농촌진흥기관과 농업인에게 배부하고, 주요 생산지에 본격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보급하는 멜론 수경재배기술은 코코넛 열매껍질을 가공한 친환경 코이어 배지를 사용하는 것이다.

* 코이어 배지는 20리터(L) 용량에 100cm 규격(길이 100cm×폭 20×두께 10)

이 배지 위에 배지당 모종을 33.3cm 간격으로 3포기를 심거나, 25cm 간격으로 4포기를 심는다.

특히 모종을 아주심기 할 때는 흙을 파지 않고, 배지 위에 모종을 가볍게 얹은 뒤 핀(관수용 점적핀)을 꽂아 고정하면 된다.

이 방식(배지당 3포기 심기)으로 양·수분을 정밀하게 관리해 멜론을 재배한 결과, ‘히어로’ ‘달고나’ 등 6품종은 당도가 12브릭스(Brix) 이상 높았고, 무게도 수출 규격인 1.5∼2.0kg으로 조절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멜론을 수경으로 재배하면 토양재배 보다 유리한 점이 많다.

첫째, 토양재배는 토양관리를 비롯해 물주기·거름주기·김매기 등에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들지만, 수경재배는 시간과 노동력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아주심기 할 때 토양재배는 구덩이를 파 모종을 심은 뒤 흙을 덮어주지만, 수경재배는 배지 위에 모종을 가볍게 얹어주기만 하면 돼 작업 시간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

포복(덩굴뻗음) 방식의 토양재배는 멜론을 수확할 때 작업자가 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려 앉아야 하므로 수확작업이 힘든 반면, 수경재배는 수직으로 줄기가 자라게 하는 유인재배를 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손쉽게 수확할 수 있다.

둘째, 수경재배는 토양재배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이어짓기로 인한 토양 전염성 병해충 발생 걱정이 거의 없다. 만약 병해충이 발생해도 해당 배지만 교체하면 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즉, 수경재배는 토양재배 보다 재배 환경을 관리하기 쉽고 양·수분을 정밀하게 공급하기 때문에 잎의 수명이 길고, 흰가루병이나 덩굴마름병 등 잎에 자주 나타나는 병도 적게 발생한다.

다만, 수경재배는 초기 기반시설 설치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10년 사용 기준으로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토양재배 보다 1헥타르(ha)당 연간 약 175만 원의 이익이 발생해 경제성도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우리나라 멜론 수출량은 국내 생산량의 약 3∼4% 정도이며, 2019년 수출량은 1,555톤, 수출액은 465만 달러다. 주로 홍콩·일본·대만·싱가포르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수경재배 면적은 2019년 기준 3,785헥타르이다. 이중 딸기·토마토 등 열매채소가 전체 수경재배 면적의 90.3%를 차지하고 있고, 멜론 면적은 13.1헥타르로 0.3%에 머물러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멜론 수경재배기술이 본격 보급되면, 수출에 적합한 품질의 멜론을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수출 확대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0.3%에 불과한 멜론 수경재배 면적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 이충근 소장은 “수경재배를 하면 물로 키워 싱겁다는 오해가 있는데, 오히려 정밀한 양·수분 관리로 고품질의 멜론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라며,

“앞으로 멜론 수경재배기술 보급을 통해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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