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東松餘談] 목사 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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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칼럼東松餘談] 목사 강덕수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 승인 2021.01.2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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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한국농어촌방송/경남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초등학교 동기 가운데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 친구가 있다. 그는 30대 중반 늦은 나이에 목사 안수를 받아 88년 처음 목회를 연 이후, 28년 동안 네 군데 교회를 거치면서 하느님의 자녀를 인도하는데 열심이었다.

수년 전부터는 캄보디아에서 지역주민을 상대로 집 지어주기를 선교 수단으로 삼아 활발한 목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낼모레 7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직접 집짓는 연장을 손에 잡는 등 젊은이 못지않게 동분서주, 이리저리 바쁘다. 그는 지역주민 가운데 가난과 질병에 고통받고, 일거리가 시원치 않아 하루하루를 힘들게 생활해야 하는, 정말 형편과 사정이 딱한 저소득층 가정만을 골라 집을 새로 지어주고, 대신에 하느님의 자녀가 되기를 유도하는 방법으로 불모지의 땅에 복음을 전파하고 있다. 당초 5년 동안 100채의 집을 짓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일인데, 7년차인 지금, 얼마 전에 54호 주택을 지어 목표의 절반을 겨우 넘어서고 있다.

그런데 그에게는 쉰을 넘어선 나이인 지난 98년부터 몇 년 간격으로 가슴으로 낳은 딸이 셋 있다. 그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큰딸 은총이는 6개월 때 품었는데 올해 24살로 어엿한 아가씨가 되었고, 둘째딸 은별이는 100일 된 아이를 낳았는데 뇌성마비였다고 했다. 침 흘리고 말도 못하는 불편한 몸이라 10년간 공을 들인 끝에 서툰 걸음이나마 겨우 걷게 하는 데 성공, 올해 21살의 나이에 고등학교를 졸업해 이제 직업학교를 다니게 됐다고 기뻐했다. 비록 말은 못해도 졸업장을 받았다고 캄보디아로 의기양양하게 전화를 걸어왔는데 자기들끼리는 대화가 된다고 했다. 막내딸 은서는 3살 때 집으로 왔는데 지능이 모자라 대화가 아예 불가능한, 생각이 막힌 중2학년 17살 나이로 자신의 친 손녀딸과는 석 달 차이가 난다고 했다. 컴퓨터와 휴대폰을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조금은 다룰 줄 안다고 대견해 했다.

그는 입양한 두 딸의 신체와 지능 장애로 자신과 아내가 겪어야 했던 인생길 20년은 상상하지도 못한 아픔과 고난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시도 때도 없이 일으키는 아이들의 발작에 병원 길에는 밤낮이 없었고, 몇 번이나 병원 문턱을 넘었는지는 셀 수도 없다고 했다. 놀란 가슴, 조마조마한 마음, 황당함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경험했지만, 아직도 끝이 없으니 이 또한 하느님의 뜻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아내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정신적 아픔과 육체적 고난을 오랫동안 겪을 수밖에 없었는데, 재작년 봄에 뇌혈관에 이상이 발견되어 비상이 걸렸지만, 다행히 수술 결과가 좋아서 그나마 감사하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가족을 한국에 두고 캄보디아로 혼자 나간 그는 요즘 들어 “이제는 나이가 들어가고 아이의 생각과 생활에 부족함이 많으니 주여 어찌하오리까? 주님이 부르시면 이 아이들을 누구에게 부탁하고 가오리까?”라는 기도를 자주 한다고 했다.

세상이 입양아 문제로 시끄럽다. 서울 양천구 입양아 학대사망사건으로 비롯된 입양아 문제는 사건의 전말이 밝혀져 사회적 공분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시점에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발언에서 ‘입양 취소’니 ‘입양 아동 교체’라는 말이 나오면서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되고 말았다. 불과 16개월 된 아기가 너무나 비극적인 삶을 살다 세상을 하직하게 된 경위에 모두가 커다란 죄책감과 깊은 책임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기에 모두가 아연하고 있다. 그에게 이번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친자식이나 가슴으로 낳은 자식이나 다 같은 자식이라고 했다. 그리고 아이를 가슴에 품은 일은 아이를 위하는 일이지 나를 위한 일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강덕수 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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