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119안전체험교관 한태현

 

전북119안전체험교관 한태현(사진=전북소방)
전북119안전체험교관 한태현(사진=전북소방)

 

전라북도119안전체험관 교관으로 근무하며 어린아이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한지 1년이 조금 넘어간다. 현장 근무는 위험에 처한 시민을 보호했고, 체험관 근무는 시민의 안전의식을 심어주기에 이전과는 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여러 연령대를 대상으로 교육을 하지만 특히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할 때 아쉬움을 느낀다. 아이들은 안전의식이 습관처럼 몸에 밸 수 있도록 체계적이며 반복적인 교육이 필요하지만, 체험 내용을 알차게 준비했음에도 짧은 시간동안 한 번의 체험만으로 아이들이 안전의 중요성을 알고 대응요령을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

저명한 심리학자인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에 따르면 초등학생 시기는 구체적 조작기로 경험한 것에 근거하여 사물 세계를 인식하고 경험한 지식을 바탕으로 정보를 조합하고 변형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에 한 초등학생은 부모님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불이 나자 소화기 위치를 정확히 기억하여 초기 진압하고 소방차를 향해 손을 흔들어 위치를 알렸다고 한다. 이 초등학생은 평소 학교에서 실시하는 화재예방교육에 적극적이었고, 매년 부모님과 함께 119안전체험관을 방문했다고 한다. 이처럼 배움에 있어서 경험의 역할이 중요하다.

작년 9월 인천에서 보호자가 집을 비운 사이 형의 불장난에 의한 실화로 불이 나 안타깝게 동생이 사망한 일이 있었다. 또한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의 보고서에 의하면 2019년 스쿨존 내 교통사고 조사 결과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 일어난 사고 비율이 약 63%로 가장 빈번했다. 주원인은 운전자 부주의나 어린이의 무단횡단 또는 도로에 갑자기 뛰어나오는 행동이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 일어나는 사고의 주된 원인은 부주의와 방심이다. 무심코 행하는 행동, 일상에서 습관적으로 했던 행동, 신경 쓰지 않고 방관했던 행동 하나하나에 안전은 위협받는다. 그러므로 초등학교와 같은 유년기에 좋은 경험을 통해 올바른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전교육은 평생에 걸쳐 기본교육으로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입시 위주로 안전교육은 형식적으로 이루어진다. 미국은 이미 40여 년 전부터 화재예방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 안전교육을 시행해 왔다. 또한 지역과 학교의 특색에 맞는 안전교육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태풍이 많은 지역은 태풍 발생 시 행동요령 교육을, 지진이 많은 지역은 지진 대비 안전교육을 중점적으로 실시한다. 일본 기타큐슈시의 경우 안전교육이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되어 소방공무원이 안전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어린 시기에 안전의식이 제대로 확립되지 못해 성인기에 이르러 안전불감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가정과 학교에서는 일상생활 속에 발생할 수 있는 화재나 안전사고에 대해 안전의식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평소에 만들어주어야 한다. 거창하게 할 필요 없이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안전습관을 조금씩 알려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라이터, 가스레인지의 위험성을 알려주고 가지고 놀지 않게 하면 된다. 주말에 아이와 함께 나들이로 안전체험관을 찾아가는 것도 좋다.

안전체험관은 단순한 이론 교육이 아닌 체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소중한 안전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안전체험관은 아이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체험시설을 개발하며 안전교육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안전체험관에서 아이들은 평소에 눈으로만 볼 수 있었던 소화기를 직접 사용해보고, 불이 났을 때 어떻게 대피하며 지진, 항공기 사고 등 재난 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배우고 체험해보는 안전교육은 아이들의 안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이자 새싹이다. 아이들이 우리와 함께하는 현재가 있어야 미래도 있는 법이다. 안전교육이 함께 해야만 현재와 미래 모두 지킬 수 있다.

                                                                 전북119안전체험교관 한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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