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감사기구 정기감사서 한 단과대학 학생회비 부적절 사용 문제 제기돼

현 A단과대 회장과 구매 업체와의 친분관계 의혹
물품 직접 거래임에도 불구하고 개인 계좌로 입금
구매한 물품에 대한 수량·금액 적힌 영수증도 없어
A단과대 회장 “구매 업체와 전혀 친분 없어” 일축

이외 영수증 처리 미흡 43건 등도 나타나…관리 소홀
A단과대 회계장부 공개·회비 사용 부적합 해명 필요
대의원회 “현재 SNS 통해 공대 회계 장부 공개 돼…
학생회장 탄핵 소추권 의결·징계 요청 등 진행할 것”

경상국립대학교 일부 학생회가 학생회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문제가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사진=pixabay
경상국립대학교 일부 학생회가 학생회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문제가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사진=pixabay

[한국농어촌방송/경남=정웅교 기자] 경상국립대학교 일부 학생회가 학생회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문제가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경상국립대 A단과대학 학생회가 정기감사에서 학생회비를 사용함에 있어 회비를 과도하게 사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대학 구성원들이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해당 단과대 학생회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거래가 직접적으로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카드결제가 아닌 개인 명의 계좌로 현금을 입금했다는 점과 구매한 물품 수량·금액이 기재된 영수증없이 거래를 했다는 점 등에서 업체와의 친분으로 구매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사법당국의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일 경상국립대 등에 따르면 A단과대학의 학생회비에 대한 문제 제기는 대학학생자치기구의 감사기관인 총대의원회에서 지난 5월 17일부터 5월 23일까지 실시한 상반기 정기감사에서 나왔다.

이 과정에서 대의원회는 A단과대학 경비사용 적합성 불량 5건을 분류해 문제를 제기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회비 적합성 불량으로 △시설물 보수로 인한 에어컨 종합세척 △E-SPORTS 대회 시상품을 위한 우승컵 구매 △라이브 방송 행사 진행으로 인한 컴퓨터 구매 △화이트데이 선물로 인한 택배비 지출 △만보 걷기 챌린지 상품으로 인한 스마트 밴드 구매 등으로 분류됐다.

특히 대의원회는 E-SPORTS 대회 시상품을 위한 우승컵 구매, 라이브 방송 행사 진행으로 인한 컴퓨터 구매에 대해 △기존에 구매해오던 행사 물품의 가격과 달리 과도하게 지출된 점과 △업체와의 직접 결제임에도 불구하고 ‘카드결제가’ 아닌 ‘개인 계좌 입금’을 했다는 점 등을 종합해 업체와의 친분 관계로 구매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의원회는 A단과대가 구매한 우승컵의 가격과 해당업체 홈페이지에 게재된 트로피 가격을 비교한 결과 e-sports 상품으로 제공된 형태와 유사한 트로피들과 가격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와 유사한 트로프 크기를 구매한 2019년 5월 A단과대학 체육대회 종합 1등 트로피 가격은 20만 원으로 구매했지만, A단과대학이 올해 행사로 구매한 트로피는 48만 8천 원으로 2배가 넘는 가격이다.

게다가 올해 구매한 트포피 거래명세서에서의 날짜가 ‘2020년 4월 5일’로 기재돼 있었으며 품명에 ‘종합 1등’ 식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는 등 거래를 증명할 수 없는 거래명세서라고 판단했다.

대의원회는 A단과대학이 라이브 방송을 위해 구매한 260만 원 상당의 컴퓨터에 대해서도 과도한 지출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대의원회는 공대에서 구매한 컴퓨터 사양을 일반적인 거래 기준을 통해 견적을 냈을 때 최소 160만 원에서 최대 190만 원까지 금액이 책정됨을 확인했다. 또한, 해당 업체 사이트에 접속한 결과 컴퓨터 부품들은 판매하지 않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외에도 ‘시설물 보수로 인한 에어컨 종합세척’에 대해 대의원회는 코로나로 비대면 강의로 진행되고 있지만 큰 금액을 사용하면서까지 세척을 진행했다는 점을 고려해 부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에어컨 종합세척은 학교 측 예산을 투입해 매년 실시해오던 사업이지만, A단과대 회장의 시설보수 공약이라는 이유로 학생회비를 활용했다는 점에 대해 회비 사용이 부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또, 유사 업체와 비교하지 않고 세척을 진행했다는 점 등을 종합한 결과 회비를 부적합하게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공과대학 건물에서 진행된 에어컨 52대 종합세척은 1대당 18만 원 총 936만 원의 회비가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의원회는 해당 업체에 1대당 종합세척 가격 조사를 위해 문의한 결과 설치된 시스템 에어컨 높이에 따라 가격이 일반적으로 다르지만 ‘평균 9만~10만 원 정도일 것이지만, 20대 이상일 경우 할인이 적용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또, 다른 청소업체에 책정되는 비용을 알아보는 앱을 이용해 시스템 에어컨 52대 청소 견적을 내봤을 때 예상 비용은 350만 원에서 500만 원 선에서 비용이 책정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외에도 대의원회는 만보 걷기 챌린지 상품으로 인한 스마트 밴드 구매 등도 유사 업체를 비교하지 않고 과도하게 학생회비를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대의원회는 A단과대에서 구매한 6만 7000원의 스마트밴드를 출고가가 4만 9500원이라는 것을 확인했으며 수량과 단가가 표시되지 않는 신용카드 매출전표 등을 고려해 회비 사용 부적합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의원회는 A단과대 학생회장에게 학생회비 사용 부적합 5건과 컴퓨터·트로피 판매업체와의 관계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회비를 업체 명의 계좌로 입금한 것이 아닌 개인 계좌를 사용했다는 점과 사용한 금액 기준이 기재된 영수증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사용 부적합으로 분류한 후 A단과대 학생회장에게 과도한 물품 구매와 업체 관계 등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A단과대 학생회장은 지난 5월 26일 대의원회의 대면 감사를 통해 “다른 업체를 비교하지 않고 회비를 활용하게 된 것은 다가오는 행사 일정에 맞추다 보니 기존에 활용해 오던 업체와 얘기해 급하게 행사 물품들을 구매하게 됐다. 또, 대형 플랫폼에서 검색해서 물품을 구매하다 보니 제일 먼저 나타나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고 생각해 물품을 구매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행사 물품 등을 구매한 업체와는 전혀 친분 없는 사이”라고 했다.

하지만 감사결과에서 증빙서류 불충분과 △경비사용 적합성 불량 5건 △영수증 처리 미흡 43건 △장부 잔실수 및 오류, 페이지 번호 양식 오류 △재학증명서 관련 오류 등으로 공과대학 회비가 소홀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경상국립대 전용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학생회비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회계장부 공개와 대의원회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한 해명의 목소리가 요구되고 있다.

이 커뮤니티에서 한 학생은 “5500여 명의 공대 학우들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는 만큼 현명한 행동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공과대학 회계장부를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공개하기를 원하며, 사용 적합성 불량 5건에 대한 내용을 자진해서 공개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총대의원회 관계자는 “감사결과에서 논란이 되자 현재 학생회장이 ‘경상국립대학교 공과대학 전용 sns인 인스타그램’에 공개 했다”며 “소홀하게 관리한 공과대학 학생회장에 대해 학생자치기구로서 할 수 있는 일로 구매 물품 차액에 대해 변제를 공과대학 학생회장에게 요구할 계획이며 학생회장 탄핵 소추권을 의결할 예정이다”며 “이외에도 학교 측에 징계 등을 요청할 것이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촌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