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민, 문화센터 타당성 납득 못해
주민반대로 추진할 수 없는 상황에 와
내년 선거후 주민들에게 다시 뜻 물어야

이선효 선임기자
이선효 선임기자

[한국농어촌방송/경남=이선효 선임기자] 1. 조규일 진주시장은 오는 2022년까지 진주 촉석루 건너편 망경동에 남강변다목적문화센터를 건립하려고 합니다. 중소공연장과 편의시설 등이 들어가는 연건평 1만여㎡의 4층 건물입니다. 여기에 투입되는 돈은 521억 원입니다. 진주시는 촉석루가 바라보이는 건너편에 문화센터를 세워서 촉석루와 함께 진주의 문화를 발전시키자는 그런 의도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2.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는 남강변문화센터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아무리 들어봐도 조 시장이 문화센터를 왜 지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조 시장이 자신의 재임 중에 큰 건물을 하나 짓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왜 이런 일을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3. 진주시가 문화센터 건립을 위해 발주한 용역도 필자와 비슷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용역은 이 문화센터가 전혀 경제성이 없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문화센터의 경제성 BC분석이 0.203으로 턱없이 부족합니다. BC지표는 1.0이 넘어야 경제성이 있다는 평가입니다. 0.5도 아니고 0.2라면 아예 경제성은 없다는 말이 됩니다. 진주시는 문화 사업은 원래 BC가 낮게 나온다고 했지만 그래도 정도껏이어야 합니다.

4. 용역은 또 이 문화센터가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연간 들어가는 운영비는 20여억 원인데 버는 돈은 그 돈의 13.3% 정도로 전망했습니다. 매년 17억4천만 원 정도의 적자가 난다는 것입니다. 전국의 문화센터 가운데 가장 낮은 수익성이라고 용역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매년 이 정도 적자가 나더라도 꼭 필요한 시설이라면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진주에는 지금도 이미 남아도는 훌륭한 문화회관이 있습니다.

5. 조 시장이 추진하는 문화센터에서 1km 강 아래에 경남문화예술회관이 있습니다. 이 예술회관은 우리나라 최고의 건축가인 김수근 선생이 지은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예술회관의 수요가 넘쳐서 도저히 공연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 또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왜 예술회관 바로 옆에 500억 원의 돈을 들여서 다시 문화센터를 짓는지 필자는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6. 이런 기본적인 문제 외에도 조 시장이 추진하는 문화센터는 이미 불가능하다는 게 필자의 판단입니다. 문화센터가 들어설 부지에는 민가 54가구가 있습니다. 이들의 동의가 있어야 문화센터 부지가 확보됩니다. 지금 이들은 반대단체까지 만들어서 문화센터추진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들이 반대하면 아무리 조 시장이 하고 싶어도 문화센터를 추진할 수가 없습니다.

7. 이들이 거부하는 이유는 충분히 납득이 됩니다. 첫째가 보상 문제입니다. 진주시가 생각하고 있는 보상금이 평당 300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시세의 절반 정도라고 합니다. 더욱이 이들 민가는 옛날 집이다 보니 대부분이 30평 정도입니다. 진주시의 감정가대로라면 9천만 원 정도의 보상비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지금 9천만 원으로 진주에서 집 한 채 살수 없는 돈입니다. 집 한 채 살수도 없는 돈을 주면서 평생 살던 곳에서 나가달라고 하면 좋다고 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8. 보상 외에 더 큰 문제도 있습니다. 문화센터 부지인 망경동은 전통마을입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평생을 여기서 산 어르신들입니다. 평생을 함께 살아 옆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다 아는 사이입니다. 어려움이 있으면 이웃집에 가서 하소연도 하고 함께 어울려 놀기도 하는 친구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을 어느 날 갑자기 문화센터 짓는다고 갈기갈기 찢어서 나가라고 하면 이 어르신들이 어디 가서 살겠습니까. 조 시장의 어머니가 여기 산다면 동의하겠습니까.

9. 도심재생사업이란 본래 거주 주민을 최대한 배려하는 형태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진주시가 공공목적이 있다고 해서 거주주민을 강제로 이주시키는 그런 형태로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목적이 아무리 좋아도 추진절차가 철저하게 정당해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시대가 그런 시대입니다. 설사 시세의 3배를 주고 나가달라고 해도 싫다고 할 상황인데 시세에도 미치지 못하는 보상으로 평생 삶의 터를 빼앗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누가 조규일 시장한테 이런 권력을 줬습니까.

10. 지금 진주시 공무원들은 시장의 공약사업이라며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협박?)하고 다닌다고 합니다. 이것도 참 가당치도 않는 일입니다. 청와대와 산자부가 대통령 공약사업이라며 탈원전 사업을 밀어붙였습니다. 대통령 공약사업이라고 밀어붙인 탈원전 정책이 지금 어떻게 됐습니까. 추진하던 공무원들이 감옥에 가고 원전산업이 풍비박산이 나고 있지 않습니까. 공약사업이 무슨 만능키가 아닙니다. 아무리 공약사업이라도 그 타당성이 없거나 주민이 원하지 않으면 그만두어야 하는 것입니다.

11. 특히나 조규일 시장은 남은 임기가 1년입니다. 다음 선거에서 조 시장이 당선되면 모르겠지만 다른 시장이 등장하면 이 사업은 당연히 폐기될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지금 공무원들이 시장의 지시로 하는 척이야 하겠지만 1년 뒤 폐기될지도 모르는 사업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입니다. 1년 뒤 폐기될지도 모르는 사업에 추진력이 생기겠습니까. 조 시장이 아무리 밀어붙여도 남강변다목적문화센터 건립은 이미 이번 임기에는 안 되는 사업입니다.

12. 필자는 조 시장이 이 사업을 꼭 하고 싶으면 내년에 재선이 되어서 추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또 추진방법도 주민들의 전폭적인 동의를 받은 다음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이 반대하면 10년이고 20년이고 가슴을 맞대고 설득을 해서 전폭적인 동의를 받은 다음에 시작해야 합니다. 그것이 지금의 시대정신입니다. 필자는 이렇게 생각하는 데 여러분 생각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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