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약품·자외선 없이 소독 가능한 ‘고온건조 방식의 대인(사람) 소독장비’...옷 속도 살균 가능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AI·구제역·돼지 질병 등 축산업의 위협 요인이 되는 악성 병원체 차단을 위해 소독 효과는 높이면서도 이용자의 거부감은 낮춘 새로운 방식의 소독장비가 개발돼 방역당국과 축산 농가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온도가 높고 건조한 조건에서 쉽게 죽는 병원체의 특징을 이용해 약품이나 자외선 없이 소독할 수 있는 ‘고온건조 방식의 대인(사람) 소독장비’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그동안 기존에 이용되고 있는 약품‧자외선 소독은 옷 속 등 노출되지 않는 부위의 병원체를 죽이는 데 한계가 있었고, 겨울철에는 장비가 얼 수 있고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화상을 입을 수 있어 좀 더 효율적인 소독방법이 절실한 실정이었다.

새로 개발된 고온건조방식의 소독 장비(사진=농진청)

이번에 새로 개발된 고온건조 방식의 장비는 기존 방법보다 몸에 덜 자극적이며, 사용자가 꺼리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노출된 부위뿐만 아니라 옷 속이나 입, 코안 등 드러나지 않는 부분까지 일정 부분 소독이 가능하다.

또한 주기적인 소독약 교체, 자외선 램프 교환 등 유지 관리가 필요하지 않아 따로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도 되고 사계절 사용이 가능하다.

이 장비의 주요 기술적 특징은 내부의 균일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과 다음 출입자 소독을 위해 짧은 시간 안에 온도를 올리는 데 있다.

고온으로 인한 불쾌감을 줄이고 소독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도록 사용자가 거의 느낄 수 없는 간접 열풍과 대류순환(공기가 상부와 하부의 온도 차에 의해 수직적인 움직임을 통해서 순환하는 방식)방식으로 내부 온도 편차를 2도(℃) 내로 유지해 준다. 또, 3분 안에 온도를 90도까지 올릴 수 있는 기술을 적용했다.

학술적으로 구제역 바이러스는 72도에서 12초,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75도에 5분 노출했을 때 죽는데, 이번 장비는 이 조건에 맞춰 가장 알맞은 사멸 조건을 설정했다.

양돈 농가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대표 병원체인 돼지유행성설사(PED),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바이러스의 사멸 효과를 분석한 결과, 노출 부위와 비노출 부위 모두 70도에서 5분, 75도에서 5분, 80도에서 3분 안에 병원체가 죽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장비를 특허 출원(특허명: 고온 건조식 대인 소독장치. 특허출원번호: 2016-0151682)하고 기술 이전을 완료한 뒤, 병원체 사멸효과에 대한 현장적용 평가를 마쳤다. 앞으로 영농기술·정보 제공 등을 통해 현장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양돈과 강석진 수의연구관은 “축산농가에 이번 장비 활용을 확대함으로써 차단방역의 관문인 농장 출입구의 효율적인 방역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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