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AI 중앙사고수습본부 통합 운영...도매·유통상들 사재기 조짐 고개

[한국농어촌방송=권희진 기자] 정부가 구제역 위기경보를 높이고 전파 차단을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선 가운데, 이 틈을 타 소·돼지고깃값이 요동을 치는 등 심상치 않은 기류를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재수, 이하 농식품부)는 지난 9일 가축방역심의회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구제역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 단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구제역으로 인해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오른 것은 2010년 이후 7년 만이다.

▲ 지난 9일 김경규 식품산업정책실장이 가축방역 심의회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구제역과 관련해 위기경보를 지난 5일 '관심'에서 '주의'로, 6일 '주의'에서 '경계'로 높였다.

김경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기존 발생 유형(O형)이 아닌 A형 구제역이 생겨난 것과 소에 대한 항체형성률이 낮아 질병 발생 및 확산 위험도 증가, 겨울철 소독여건 악화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위기경보 '심각' 격상에 따라 전국 우제류 가축 시장은 이날부터 18일까지 10일간 일시 폐쇄된다. 같은 기간 농장 간의 생축 이동도 금지된다.

관련 종사자들도 농장 출입을 최소화하고, 부득이 방문하는 경우에는 농장의 출입을 전후해 1회용 방역복 착용과 소독 등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

정부는 또한, 국민안전처에 설치 운영 중인 조류인플루엔자(AI) 대책 지원본부를 이날부터 구제역·AI대책 지원본부로 개편, 선제적인 방역을 실시하기로 했다.

농식품부에서 설치 운영 중인 '구제역·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전과 같이 유지되며, 본부장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맡고 상황실장은 차관으로, 국민안전처, 행정자치부, 국방부, 환경부,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부처에서 현재와 같이 과장급이 파견돼 근무한다.

지자체에서는 발생 시도에서 운영 중인 구제역 방역대책 본부를 구제역 '심각' 단계 격상에 따라 이미 설치해 운영 중인 AI 지역 재난안전 대책본부와 통합해 구제역·AI 지역 재난안전 대책본부로 운영한다.

한편 이러한 분위기 속에 일부 도매·유통상들은 벌써부터 소와 돼지고기 사재기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가격 폭등이 우려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당 1만5653원이었던 한우 1등급 지육가격은 지난 8일 현재 1만7242원으로 1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같은 기간 기준 ㎏당 4029원이던 돼지고기 도매가격도 4757원으로 9.9% 올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간 유통상들이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일찍이 물량 확보에 나섰기 떄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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