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이익 공유제’ CJ프레시웨이의 명암
-농정브리핑 3회-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지난 2011년 동반성장위원장 당시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던 ‘초과이익 공유제’ 기억하십니까? 농식품업계로서는 최초로 CJ그룹의 식자재 유통 계열사인 CJ프레시웨이가 이를 시행하고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초과이익 공유제’는 2010년 출범한 동반성장위원회 정운찬 위원장이 지난 2011년 2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및 동반 성장이라는 취지에 따라 제안했다가 삼성 이건희 회장 등 재벌의 반발로 유명무실해졌습니다. 현재 몇몇 대기업에서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이 제도는 대기업이 해마다 설정한 목표를 초과하는 이익이 발생했을 경우 생산에 협력한 중소업체에게 초과이익(초과이윤)의 일부를 나누어 주자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CJ그룹의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전문 계열사인 CJ프레시웨이가 이러한 ‘초과이익 공유제’를 농식품 업계에서는 최초로 쌀 계약재배 농가에 적용해 초과이익을 공유했다고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CJ프레시웨이 측에 따르면 지난해 폭염과 수확기 폭우로 작황이 좋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쌀을 계약재배 한 전북 익산시 황등면 소재 127개 농가는 일반 농가대비(황등농협 조사) 단위면적당 약 9% 이상의 높은 생산량을 올렸다는 겁니다.

이처럼 쌀 수확량이 기준보다 증대된 만큼 추가 수매를 통해 농가에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초과이익 공유제’를 업계 처음으로 적용해 운영한 겁니다.

농가가 높은 생산량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CJ프레시웨이 측은 계약재배 전 시험재배를 통해 확보한 재배농법을 표준화해 농가에 보급하고 이앙시기부터 수확기까지 정기적으로 농가를 방문해 농업기술을 전수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 측은 또 계약재배로 품질이 상향 표준화된 쌀을 유통단계를 줄여 대량 공급하면 회사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확보한 이윤은 농가 계약재배 면적 확대와 종자확보 비용으로 사용돼 결국 농가의 생산량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CJ프레시웨이 측
“계약재배로 품질이 상향 표준화된 쌀을 유통단계를 줄여 대량 공급하면 회사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 확보한 이윤은 농가 계약재배 면적 확대와 종자확보 비용으로 사용돼 결국 농가의 생산량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이번 CJ프레시웨이의 ‘계약재배 초과이익 공유제’ 운영은 두 가지의 상반된 측면에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박시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농업이 미래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역할이 크다”.
“낙후된 상태로 방치된 한국의 농식품 산업을 기업이 참여해 첨단화·시장화·기업화하면 농산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양질의 일자리와 새로운 소득 창출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대기업의 농업진출 확대의 일환으로 단지 명분을 쌓기 위한 당근에 불과하다는 농업계의 반발과 경계심도 높습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설연구소 녀름은 이슈보고서에서

“대기업들이 농업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상, 작황, 수급, 가격 등의 변동에 따른 위험부담은 상대적으로 농민에게 전가시킬 우려”가 있으며
“신규 고용창출 효과 보다는 기존 고용인구의 감소효과가 더욱 크다는 문제 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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