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국립축산원·건국대 김재범 교수팀 공동연구 성과...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천연기념물 제540호인 ‘경주개 동경이’의 ‘꼬리’ 특징을 결정짓는 유전자 연결망이 5천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 토종개인 ‘동경이’는 다른 개와 달리 꼬리가 없거나 무척 짧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토종개인 천연기념물 제540호 '경주개 동경이'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 국립축산과학원(원장 양창범)은 건국대 김재범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동경이 ‘꼬리’의 유전적 특성을 ‘유전자 연결망(네트워크) 분석법’으로 찾아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동경이 집단의 유전자 네트워크 모식도>회색: 동경이 집단의 전체적인 유전자 네트워크, 빨간색: 꼬리가 없는 집단의 유전자 네트워크, 파란색: 꼬리가 짧은 집단의 유전자 네트워크, 초록색: 동경이 집단(꼬리가 있거나 없는 집단)에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유전자 네트워크(사진=국립축산원)

생물학 연구에서 사용되는 ‘유전자 연결망 분석법’은 유전자 하나하나를 분석하는 것이 아닌, 유전자 사이의 상호 관계와 진화 과정을 추적해 유전적 특징을 찾아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인간도 성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친구 관계로 연결돼 사회관계망(소셜 네트워크)을 구성하고 그 구성이 변화하듯, 유전자 역시 비슷한 기능을 하는 것끼리 관계를 맺고 진화를 거듭한다는 원리다.

이런 원리를 활용해 공동연구진은 동경이의 전체 염기서열(유전 정보 860만여 개와 유전자 2만 5천여 개)을 유럽, 베트남, 아프리카, 중국 등에 서식하는 해외 개 12품종(독일 셰퍼드, 중국(디칭, 쿤밍, 리장, 잉장) 서식 품종, 티베티안 마스티프, 유럽, 인도, 레바논, 베트남, 나미비아, 포르투갈 서식 품종), 6개 척추동물(소, 돼지, 말, 고양이, 사람, 쥐)과 동시에 비교해 동경이만이 지닌 유전자 연결망을 찾았다.

이 유전자 연결망은 다른 척추동물과 비교할 때 현재로부터 약 5천만 년 전부터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경이 유전자와 연결된 많은 유전자가 감각 기능, 신경 발달과 관련된 것을 확인했다. 이 안에는 성장호르몬(Growth Hormone 1), 뉴로텐신(Neurotensin) 유전자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유전자 연결망 분석으로 꼬리가 짧은 집단에서 204개 유전자, 꼬리가 없는 집단에서 324개 유전자, 공통으로 54개의 유전자가 동경이 집단에서 상호 작용해 동경이의 특성을 결정짓는 것으로 추정했다.

동경이 집단의 유전자 연결망의 발생 유래 추정 결과. (A) 꼬리가 있는 동경이 집단의 유전자 연결망 발생 유래 (B) 꼬리가 없는 동경이 집단의 유전자 연결망 발생 유래로 고양이와 분화가 이루어진 약 5천만 년 전부터 동경이 집단에서만 유전자 사이의 연결망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초록색 수치 참고)(자료=국립축산원)

이번 연구는 동경이의 염기서열을 활용해 동경이가 지닌 유전적 특성의 형성 시기와 관련 유전자, 연결 방식 등을 생물 정보학에  기반을 둔 빅데이터 분석법으로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농촌진흥청 동물유전체과 임다정 농업연구사는 “유전자 연결망 분석법을 활용해 동경이만이 지닌 유전적 특징의 형성 유래를 밝혀낸 연구로 국내 토종개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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