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비피도박테리움 롱검균” 한국인 신생아 장에서 발견...고농도 투여시 피부손상 절반으로 줄어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한국인 신생아 장에서 찾아낸 토종 유산균인 “비피도박테리움 롱검(KACC 91563)균”(비피더스균 32종의 하나로 유아의 장 내에 빨리 정착하는 종)이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 국립축산과학원(원장 양창범) 연구진은 전북대학교와 공동으로 동물실험을 통해 고농도 유산균 투여시 피부 손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효능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비피두스균(KACC 91563) 급여가 아토피 피부염 임상증상 완화 효과: 쥐를 4개 집단으로 나누어 실험. 아토피성 피부염 유발 쥐(Balb/c) 피부를 눈으로 병변(증상) 관찰 시 비피두스균 급여한 쥐에서 피부손상이 완화되었다(사진=농진청/국립축산과학원)

공동연구진은 실험동물에 아토피 피부염 발생을 유도한 뒤, 대조구, 저농도, 고농도 등 세 집단으로 나눠 두 집단에만 한 달 동안 매일 비피도박테리움 롱검균을 먹였다.

그 결과, 먹이지 않은 집단은 아토피 피부염으로 귀 조직이 두꺼워지고 자주 귀를 긁는 행동을 보였으나, 이 유산균을 먹인 두 집단은 귀 두께와 긁는 횟수가 줄어드는 등 피부 손상이 완화되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50억 마리 수준의 고농도균을 먹인 경우 귀 표피 두께가 대조 집단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또한, 피부염 증상을 일으키는 세포인 비만세포(mast cell: 히스타민 등을 함유하여 천식, 고초열, 아토피성 습진 등의 즉시형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세포) 수를 측정한 결과, 비피도박테리움 롱검균을 먹인 집단에서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이는 비피도박테리움 롱검균이 생성하는 특정 단백질이 알레르기의 원인 세포로 흡수돼 스스로 죽도록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피두스균 급여가 아토피 피부염 조직 병변(증상) 개선: 아토피성 피부염에 의해 귀 조직이 비후되며(두꺼워짐), 비피두스균 급여구에서 표피 두께가 감소되며 고농도에서 더 감소됐다(사진=농진청/국립축산과학원)

한편, 아토피 피부염은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피부 염증성 질환으로 만성적으로 나빠졌다 좋아졌다를 반복한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유병률(대상 집단에서 특정 상태를 가지고 있는 개체의 수적(數的) 정도를 나타내는 측도)은 약 20%, 해외에서 17~18% 정도 보고되는 흔한 질환이다.

발병 원인은 유전, 잦은 목욕습관, 실내공기 오염 같은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하며 치료 방법으로는 질환 아동의 72~84%가 보완대체 요법(현대의학을 보완하거나 대체하는 요법. 의료체계에 포함되지 않는 다양한 부류의 건강관리 행위로 정의(세계보건기구), 한방, 목욕, 피부, 식이관리 등 민간요법)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연구로 효능을 확인한 비피도박테리움 롱검균(KACC 91563)은 ‘알레르기와 임상면역학회지(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2016년 2월호에 게재돼 알레르기 억제 효과를 확인한 적이 있다.

비피도박테리움 롱검(KACC 91563)균 기전 모식도(사진=농진청/국립축산과학원)

농촌진흥청은 이 균을 특허출원(출원 특허명(10-2017-0088449): 피부염 치료용 비피도박테리움 롱검 KACC 91563 및 이를 함유하는 치즈) 하였으며, 산업체에 기술이전을 통해 민감성 피부 문제를 개선하는 화장품 생산과 식품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이번 비피도박테리움 롱검균 분해물을 핵심성분으로 만든 화장품의 임상시험 결과, 피부 수분 손실은 10.6% 줄고, 얼굴의 붉은 기는 7.8% 감소했다.

앞으로 이 균을 넣어 만든 치즈와 소시지의 아토피 억제 효과도 확인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박범영 축산생명환경부장은 “이번에 새로운 기능이 확인된 비피도박테리움 롱검균의 다양한 활용이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축산식품 제조 등에 다양하게 활용해 국민건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럼에 대한 피부 붉은 기 완화 효과: 피부의 붉은 색(a value)이 사용 전 14.1에서 사용 후 13.0으로 7.84% 감소했다(사진=농진청/국립축산과학원)

[연구진 일문일답]

▲ 아토피 피부염이란 무엇인가?

= 일종의 염증으로 가렵고, 붉고, 부풀고, 갈라진 피부를 만든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유전적, 환경적, 면역적 요인에 의해 발병한다.

항원을 인식한 IgE(항체)가 원인세포(비만세포)위의 수용체(FcEpsilonRI, 에프씨엡실론리셉터 I)와 결합하면, 활성화된 비만세포가 히스타민 등을 방출하고 히스타민이 피부에 있는 히스타민 수용체와 반응하면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킨다고 보고된 바 있다.  

▲ 비피도박테리움 롱검(KACC 91563)균은 무엇인가?

= 비피도박테리움 롱검 KACC 91563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2011년 한국인 신생아 변에서 분리한 균이다.

실험동물에 매일 먹일 경우 음식 알레르기에 대한 예방효과가 관찰되었고, 같은 균주 소포체에서 분리한 단백질(ESBP)은 음식 알레르기 실험동물에 주사할 경우 알레르기에 대한 치료효과가 확인되었다.

이 단백질은 원인세포(비만세포)에 선택적으로 흡수돼 세포자살(apoptosis)을 유도시킴으로써, 알레르기의 주요인인 원인세포의 수를 감소시켜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시킨다.(JACI, 2016)

이번 결과에서도 비피두스 KACC 91563를 급여 시 아토피 피부염 증상완화와 함께 병변 내 원인세포(비만세포)의 수가 감소함을 확인하였고 고농도로 급여할수록 더 좋은 효과를 나타냈다

▲ 이번 연구의 의미는 무엇인가?

= 2016년 비피두스균이 장내에서 활성화된 원인세포(비만세포)를 사멸시켜 식품 알레르기를 완화한다는 결과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에 게재하였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같은 원리로 피부에서 면역세포를 줄여 아토피성 피부염을 개선효과를 확인한데 의미가 있다.
기존의 비피두스 효과는 항체형성을 줄여 아토피를 개선한다고 보고한 반면, 이번 연구는 비피두스균이 생산한 단백질이 원인세포를 사멸시키므로 비피두스균(분해물)을 발라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구체적인 활용으로 어떤 제품이 나오고 있으며 기대효과는?

= 이 비피두스균 분해물을 핵심성분으로 기능성 화장품 3종이 개발됐다.

또 건강기능식품으로 16가지 유산균 혼합제제(락토랑)가 있는데 그중에 이 비피두스균(B. longum KACC 91563)이 사용되고 있으며, 캔디(락토랑 타블렛)도 출시 예정이다.

프로바이오틱스(체내에 들어가서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나타내는 살아있는 균. 우리나라에서는 건강기능식품 고시형 원료.)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대다수 수입해 제조되고 있다.

이를 국내산으로 대체하기 위한 기술이전도 있었으며, 건강기능식품(피부건강) 개별 인정을 위한 임상시험도 진행되고 있다.

이 비피두스균을 첨가해 치즈, 소시지 같은 축산식품을 만들면 알레르기와 아토피 저감을 기대할 수 있어 국내산 축산물 소비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올해 효과 확인 시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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