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새로운 혈관 3.8배 많이 생성...당뇨병성 족부궤양 말초혈관 질환 치료에 획기적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국내 연구진이 천연소재인 ‘감귤바이오겔’을 기반으로 혈관치료 의료용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의료용 소재의 국산화와 감귤산업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감귤바이오겔’은 감귤 착즙액에 미생물을 배양해 만든 순수한 셀룰로오스로 보습력이 뛰어나고 독성이 없다.

마스크팩, 크림 등 다양한 화장품으로 개발돼 제품이 출시되고 있으며 인공피부용 소재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감귤바이오겔은 감귤 착즙액이나 분해액을 이용하여 미생물을 배양하면 생성되는 셀룰로오스 성분으로 기질 전환 기법을 통해 생산한 친환경 소재이다. 농촌진흥청은 여러 산업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다양한 균주들을 개발하였으며, 이를 통해 경도와 조밀성을 달리하는 다른 종류의 감귤바이오겔을 생산할 수 있다.(사진=농진청)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 국립원예특작과학원(원장 황정환) 감귤연구소(소장 최영훈)는 혈관생성 물질을 개발해 세포‧동물실험을 통해 혈관생성 효과를 밝혀냈다.

특히 이 물질을 감귤바이오겔과 결합시켜 새로운 혈관치료 의료용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혈관생성 물질(aBC; alphaB crystallin)은 유전자 재조합 기법을 통해 만든 단백질 성분이다. 

이 혈관생성 물질을 사람 혈관 내피세포에 처리한 결과, 신생 혈관이 무처리군에 비해 3.8배 더 많이 생성됐다.  

혈관생성 물질(aBC; alphaB crystallin) : 혈관 치료 물질의 생성을 위해 후보 유전자를 도입한 미생물(E. coli)을 이용해 후보 폴리펩타이드(단백질)를 발현시켜 획득하였다. 생성된 단백질은 정제 과정 후 실험에 이용하였다. 실험에서는 개발 물질(alphaB crystallin)의 처리를 통해 혈관생성(tube formation) 효능이 있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농도가 높아질수록 혈관생성 정도가 현저히 증가됨을 확인하였다.(사진=농진청)

한쪽 다리의 대동맥이 잘린 동물모델에 이 물질을 주입한 후 14일 동안 관찰한 결과, 혈관생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실험에서 혈관생성을 촉진하는 인자(6주령 실험 쥐의 좌측하지 허벅지 부위의 대퇴부동맥과 분지동맥을 제거한 하지허혈 모델)의 분비가 처리 14일 후 무처리군에 비해 31%p, 기존 혈관치료 물질에 비해 14%p 증가했다. 

실제 모델에서 신생혈관이 촉진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생의학 연구 분야에서 사용되는 동물 모델 중 SD(Sprague-Dawley) 생쥐으로부터 등대동맥(dorsal aorta)을 얻어 3일 동안 미세혈관이 생성되는 것을 관찰한 결과, 알파비 크리스탈린(alphaB crystallin) 단백질 처리군에서 1일차부터 미세혈관이 형성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현저하게 효능이 있음을 확인하였다.(사진=농진청)

또한, 혈관생성 물질을 의료용 소재로 만들기 위해 지지체 역할을 할 수 있는 감귤바이오겔과 결합시켰다.

천연소재인 감귤바이오겔은 균질한 조직과 많은 공극으로 인해 새로운 물질과 결합되면 보유력이 높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인체피부 조건(피부온도 36.5℃)에서 감귤바이오겔과 혈관생성 물질의 융합 정도를 확인한 결과, 형태 보존력이 높아 30일 동안 효능이 유지됐다.

상처 부위를 치료하는데 지속적인 효과를 낼 수 있어 혈관치료를 위한 의료용 소재로 감귤바이오겔의 우수성이 입증된 것이다. 

감귤바이오겔을 이용한 의료용 소재는 특허출원(당뇨병성 족부궤양의 예방 또는 치료용 약학 조성물(10-2015-0139908), 감귤 유래의 박테리아 셀룰로오스를 주재로 하는 생분해성 및 무독성 필름 타입의 의료용 드레싱 제재(10-1399646))이 완료돼 산업화를 위한 기술이전을 추진 중에 있다.

앞으로 다양한 의료용 소재로 활용된다면 감귤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상처나 궤양 등의 치료를 위한 연고나 피부에 부착하는 패치 형태로 제품이 개발된다면 동맥경화증, 당뇨환자, 고지혈증 등으로 인해 발생되는 말초혈관 질환의 치료에 이용이 가능하다.   

국내의 약 450만 명의 당뇨병 환자 가운데 약 20%가 하지를 절단하는 족부질환 환자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성 족부궤양 질환처럼 동맥피의 순환이 되지 않는 말초 혈관 질환은 신생 혈관을 생성하는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농촌진흥청 황정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감귤바이오겔이 가지는 고른 입자와 천연소재로서의 특징은 기능성 화장품과 인공피부와 같은 의료용 소재로 최적의 자원이다.”며, “이는 의료용 소재의 국산화와 감귤산업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쪽 다리의 대동맥을 제거한 동물모델에 신생 혈관생성 물질(alphaB crystallin)을 처리한 결과, 혈류가 없어 파란색으로 나타나던 혈관 제거 부위가 4일 이후 혈관이 형성되어 혈액이 흐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이미지에서 혈액이 많이 전달될수록 파란색에서 초록색, 노란색, 붉은색 순으로 색이 변함). 이는 양성대조군으로 사용한 VEGF보다 7일에는 6%p, 14일 후에는 14%p 이상 현저히 높은 효과를 보였으며, 특히 14일까지 그 효과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었다.(사진=농진청)

<연구진 일문일답> 김상숙 농업업연구사, 박경진 농업업연구사

▲ 감귤 바이오겔이란?
= 감귤 바이오겔은 수분 보유력(97.5%)이 뛰어나고 고형분의 80% 이상이 셀룰로오스로 이루어져 있다. 이와 유사한 코코넛 겔은 주로 동남아 국가에서 생산되어 수입되고 있으며 주로 식재료로 이용되고 일부 향장품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감귤 바이오겔은 기존의 의료용품인 피부보호 및 상처보호용 거즈를 대체할 수 있는 최적의 소재로 판단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다양한 산업용 소재로 활용 가능한 맞춤형 바이오겔을 개발하기 위해 물성을 다양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관련 미생물과 생산 조건을 확립했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화장품 및 의료용 원료로 적용이 가능하여 천연 소재로의 성장 가능성 매우 높다.

▲ 세계 겔 연구 및 생산 현황은?
=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 코코넛을 원료로 식용겔(Nata de coco)을 생산하고 있으나 조질이 치밀하지 못하고 품질이 나쁘다. 식용겔은 주산지인 필리핀에서는 1993년부터 수출품목 1위를 점유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900만 달러 이상을 수입하며 이외에도 대만 등에서 주로 수입 중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화장품 소재 등으로 연간 400만 달러의 식용겔을 수입하고 있다.

▲ 앞으로 감귤 바이오겔을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제품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 △감귤종이, 항균세정제 및 항균방향물질 지지체 등 생필품 △화장품 기초매트릭스, 기능성 화장품 원료 등 향장제품 △포만감 유도비만억제제, 저작감 증진제 등 건강기능식품 △미생물제제 혼합제 등 친환경농약제제 △인조피부-수술봉합제, 의료보습제, 화상치료제용  거즈, 피부지지체 등 의료용 소재 △비전도성 기판, 스피커 울림판, 전지 cell막 등 IT제품이 있다.

▲ 감귤바이오겔 생산을 통해 우리 농업인이 받는 혜택은?
= 비상품 감귤을 미생물 배양을 위한 배지원으로 활용하여 생산되는 감귤 바이오겔은 고부가가치 신소재로 활용되어 저가의 등외품의 이용 방안을 마련하고 판매가격을 상승시켜 농가의 수익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제주사랑(제주시 구좌읍)은 향장품과 식품용 소재로 감귤바이오겔을 활용하고 있으며, 감귤을 가공용으로 수매하여 음료용 원료와 감귤 바이오겔 생산 원료로 활용하고 있다.

2013년에 기술이전을 시작으로 2014부터 제품화를 시작하여 현재 약 20여종의 화장품을 개발하였고, 233백만 원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 감귤바이오겔의 의료용 소재 개발 과정과 목표는?
= 감귤 바이오겔이 가지는 무독성과 수분보유력 등의 물성은 피부 등에 일정하게 보습력을 유지할 수 있고 우수한 피부 밀착력은 병원균의 침입을 막을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화상 환자 등의 피부 치료와 보호에 필요한 인공피부로 효능이 우수하다. 

농촌진흥청은 의료용 소재 개발을 위해 2010년∼2014년까지 대구가톨릭의대, 한국원자력 연구소 등과 공동 연구를 했으며, 이를 통해 기능성 마스크팩, 인공피부용 패치 등을 개발했다.

국내의 의료용 소재 산업은 외국 제품의 의존도가 매우 높은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의료소재산업에서 천연 소재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감귤 바이오겔을 적용할 수 있는 산업이 확대되고 있다. 

▲ 앞으로의 연구 계획은?
= 농촌진흥청은 감귤바이오겔을 생산하는 다양한 미생물을 개발하여 산업 맞춤형 천연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감귤바이오겔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이 부족한 실정으로, 이를 산업화하는데 한계가 있다.

지금까지 주로 제주도 향토 기업을 통해 기술이전이 이루어졌으며, 이를 통해 개발된 향장품 등은 국내 판매뿐만 아니라, 수출도 하고 있다.

의료용 소재로의 이용을 위한 산업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의료용 소재 생산 기업들에게 기술 설명회와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감귤바이오겔이 적용된 의료용 소재의 안정적인 생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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