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치인 릴레이 인터뷰⑥]
"尹, 여당 대표 찍어내기에서 지금은 야당 대표 찍어내기"
"與 공격, 자신들의 '벌거벗은 임금님' 감추기 위해"
"전 세계가 일회용품 중독…다회용·재사용 사회로 전환돼야"
"그린뉴딜 재생에너지·독일 선례로 폐기물 줄일 수 있어"

이동학 전 최고위원 [조수아 인턴기자]
이동학 전 최고위원 [조수아 인턴기자]

[한국농어촌방송=조수아 인턴기자] "향후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는 '공존의 나라'를 꼭 만들고 싶습니다." 

한국농어촌방송이 지난 29일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만나 청년 정치와 기후위기, 저출산·고령화 사회문제 등을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나는 환경단체 ‘쓰레기센터’ 대표이자 ‘쓰레기책’의 저자지만 오늘은 청년 정치 인터뷰이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 이동학으로 소개하고 싶다"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현재 한국 정치에 대해 "정당들끼리 정쟁에 몰두하는 모습으로 밖에 안보인다. 현재 기후위기, 지방소멸, 인구유출, 연금개혁 등 중요한 의제들이 눈앞에 닥쳐 있는데, '상대방 무너뜨리기'에 직진하는 모습 밖에 안 보여 굉장히 암울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한국 정치는 거대 양당 체제로 고착화돼 있어 국민들이 후보를 막상 뽑으려면 축소된 두 개의 선택지 중에 '덜 나쁜 후보'라고 생각이 드는 차선을 골라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선 새로운 선거제도, 즉 국회 비례대표제 확대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음은 이동학 전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 청년 정치인으로서 바라보는 한국의 청년 정치는?

▲ 기회가 많이 차단된 상태다. 자신들의 생각과 소신, 이 밖에도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기회가 주어지는 정치 제도가 절실히 필요하다. 청년 정치인들도 스스로 이런 문제를 풀어내기 위한 노력과 자기 목소리를 세상에 더 내기 위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정치권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 고등학교 3학년 두발 자율화 운동을 한 기억이 있다. 당시 교내에선 선생님이 학생들과 대화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강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선생님이) 대화를 먼저 요청하셨다. 그 이유가 너무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정치권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으라는 지시가 내려왔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때 문뜩 정치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게 되면 세상을 바꾸는 데 아주 유익한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어렴풋하게 했다. 이후 군대에서 제대하고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 당 창당대회장에서 의자를 나르는 일까지 했었다. 당시 현장에서 정치인들의 연설을 직접 접한 이후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입당원서를 쓰고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 과거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민주당을 ‘비호감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그 생각이 아직도 유효한가?

▲ 국민들이 바라보는 현재 정치는 자신들끼리의 정쟁에 몰두하는 모습으로 밖에 안 보인다. 밤을 새워가면서 기후위기, 지방선거, 인구소멸, 연금개혁 등의 미래 의제를 논의하는 토론의 장에서 어떤 결과를 도출한다고 하면 국민들은 박수를 쳐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정치인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가 아닌 상대방을 무너뜨리기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다. 상대방을 지적하려면 자신이 먼저 올곧게 서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내로남불’이다. 똑같이 무너져 있는 상태에서 서로가 더 나쁘다는 식으로 비난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가 제대로 신뢰받는 사회를 결코 만들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당시 ‘비호감 정당’이라는 표현을 썼던 것 같다. 모든 현존 정당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다. 그로 인해 단순히 정당의 실패가 아닌 정치의 실패로 귀결되고, 결국 정치가 실패한다는 건 국민의 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정말 암울하다.

- 출범 6개월이 지난 윤석열 정부를 평가하자면?

▲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와 정당에 빚이 없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했다. 빚이 없다고 표현한 이유는 (윤 대통령이) 정당을 챙겨줄 필요가 없다는 뜻이고, 그렇기 때문에 실제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당시 했었고 한편으로 기대도 했었다. 그런데 정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기대가 깨지기 시작했다.

인사·채용 문제와 관련해서 (윤 대통령은) 분명히 실력과 능력 등을 보고 인사를 뽑는다고 했는데, 임명된 부처 장관들을 보면 '도대체 왜 저 사람이 저 자리에 앉아있지?'라는 의문을 가졌다. 또, 여러 말실수도 많았다. 이건 실수가 아니라 본색이 드러난 것이라고 본다. 

윤 대통령은 초반에 여당 대표 찍어내기에 몰입했다가 지금은 야당 대표 찍어내기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지금 우리나라가 (누구를) 보복하고 정적 제거에 몰두하고 골몰할 시간이 없다. 전 세계 국가 중 초고령화 사회로 변화하는 속도가 제일 빠른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여기서 파생되는 복지, 의료, 일자리 등의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런 부분을 바탕으로 (출범) 6개월이 조금 지난 이 시점에서 평가하자면 굉장히 실망스럽다. 곧 큰 절망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혹평을 해본다.

- 최근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생각은? 

▲ 실체적 진실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긴 시간 동안 검찰·경찰이 이 대표 탄압에 총동원돼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랬다더라 저랬다더라’ 같은 전언만 나오고 있다. (여당은) 그냥 이쪽을 진흙탕으로 만들면 본인들의 진흙탕이 감춰질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자신들이 잘할 이유를 생각하기보다는 상대방을 무너뜨려 반사이익을 얻는 형태로 정당에 대한 지지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윤 대통령이) 실제로 잘못했다면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자신이 대통령이고 집권 여당의 수뇌부면 문제 해결에 나서서 국민의 지지를 얻는 길로 가야 하는데, 계속 지지부진하게 끄는 이유는 자신의 무능력함을 야당의 공격으로 은폐하는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야당을 향한 공격은 자신들의 '벌거벗은 임금님'을 감추기 위한 일종의 방법이 아닐까 의심된다. 

- 전반적인 사회문제에도 관심이 높은 걸로 아는데 이 중 가장 심각한 문제를 하나 꼽자면?

▲ 당연히 기후위기 문제다. 실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구 한 바퀴를 돌면서 각 나라와 여러 도시에서 어떤 문제가 일어나는지를 직접 눈으로 목격했다. 대부분 도시에서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구 전체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하는데, 국가 간의 이해관계와 사람들의 산업 발전 과정이 맞물려 관성이 생겨버렸다. 그런데 기후위기 문제 해결은 그 관성을 뒤집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개개인과 개별 기업이 (해결) 하는 것은 솔직히 쉽지 않다. 결국 국가가 나서야 한다. 그 역할을 선도하려면 상호신뢰가 구축된 사회가 조성돼야 하고, 공존의 길로 가자는 설득이 필요하고, 전환에 따른 각종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 인간도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조류 앞에서는 한낱 아무것도 아닌 조그마한 존재다.

 

이동학 전 최고위원 [조수아 인턴기자]
이동학 전 최고위원 [조수아 인턴기자]

- 당내 소장파로 혁신과 개혁을 강조했다. 혁신 정치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나? 

▲ 우선 지금의 선거 제도가 바꿔야 한다. 많은 분들이 뉴스를 틀고 보게 되는 장면은 여당이 야당을 공격하거나 야당이 여당의 정책에 대한 비판보다는 가족, 말실수, 말꼬리 등의 문제를 정치적 논쟁의 쟁점으로 삼는 모습이다. 그런 것들이 이제 신물 난다. 양당 독점 정치 체제 구조하에서 선거제도 자체를 바꾸지 못하면 계속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5060 남성이 당선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현재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방선거, 초고령화, 환경 문제 등의 광범위한 의제들은 대부분 안 다뤄진다. 어느 지역구에 가게 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유권자보다는 집값을 올려달라거나 공원을 조성해달라는 등의 지역 이해관계에 굉장히 축소된 요구를 한다. 그렇게 되면 지역대표성이 아니라 국가대표성을 가지고 국가 전체를 바라봐야 하는 국회의원들의 시야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도 해당 제도로 선출되면 지역의 이해관계만을 반영하는 정치밖에 못 한다. 이 문제가 매우 큰 폐해를 주고 있다. 그 폐해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상대방 무너뜨리기’다. 

20~40대가 배제되는 현재 한국 정치를 다른 형태로 바꿔야 한다. 이들도 자기 목소리를 갖고 정치권에 들어와서 논의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또 현재 정치권에서 여성 배제 문제가 심각한데, 여성들도 대거 들어올 수 있는 선거 제도가 나와야 의회 속에서 다양한 세대와 성별이 아우러지면서 새로운 지향점을 결정해나갈 체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 과거 혁신 정치를 위해 ‘세대교체’가 아닌 ‘세력교체’를 주장했는데 그 이유는? 

▲ 내가 정의한 세력이라고 하는 것은 정치적 권력을 늘려가자는 기존의 세력이 아니다. 실제 우리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개척해 나갈 세력을 뜻한다. 그것은 단순히 세대교체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세대 간의 대화와 타협이 이어가야 하는 힘을 가지고 새로운 지향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봤기 때문에 세대, 연령 문제를 넘어서야 한다. 오히려 청년 정치만 강조하게 되면 청년 정치인들이 연령이라는 새장에 갇혀서 청년 정치만을 다뤄야 할 수 있다. 청년 정치는 기성세대가 보지 못했던 시각으로 문제점을 집어내거나 혹은 기성세대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힘을 합칠 수도 있다. 즉,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자는 열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미래 의제 내용을 중점으로 새로운 세력을 만드는 것에 앞서 제시한 세력교체의 주 내용이다.

- ‘쓰레기센터’ 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 쓰레기센터는 환경단체다. 지난 2017년 여름부터 2019년 겨울까지 지구 한 바퀴를 돌면서 쓰레기 관련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고 느꼈다. 자본주의 체제가 성장하기 위해선 계속 소비해야 하고 이에 따라 우리는 매일 쓰레기를 배출할 수밖에 없어졌다. 이를테면, 선진국들은 자신의 나라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쓰레기가 담긴 수거 컨테이너를 개발도상국에 담아 보낸다. 과연 개발도상국에서 쓰레기 처리가 되느냐. 직접 가서 보니까 너무 처참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엄청난 쓰레기를 이나 개발도상국이나 빈곤국에 떠넘겨 버리고 있다. 물론 민간처리업체들이 하고 있는 행위지만 국가가 통제하지 못하고 있고, 이러한 일들이 전 세계적이고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구 전체가 쓰레기에 뒤덮일 날이 머지않았다는 걱정이 들어서 한국에 귀국하자마자 ‘쓰레기책’을 출판했다. 이 책을 통해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외부에 알리고, 우리가 이 문제를 정책적·생활적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 등의 대안도 제시했다. 또 사람들한테 말과 글로만 문제를 알리자니 부족하다 싶어서 ‘쓰레기센터’도 설립하게 됐다. 현재 많은 사람들과 쓰레기 문제와 관련해 연구도 하고 행동에 앞장 서고 있다. 

-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해결 방안은? 

▲ 크게 두 가지로 분리해서 제시하고 싶다. 일단 원인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우리는 1분에 페트병이 백만 병씩 팔려나가는 무지막지한 일회용품 중독 사회에서 살고 있다. 플라스틱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한번 사용되고 버려질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결국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선 다회용·재사용 사회로 전환돼야 한다. 예컨대 독일 프라이부르크시에서는 도시 전체가 일회용 대신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가 보증금 1유로를 내고 다시 카페에 반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 

두 번째는 결과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다. 과거 대량 생산·대량 소비로 발생한 환경의 후과가 지금 우리 세대에서 슬그머니 나타나고 있다. 이제 기업은 사람들이 소비하고 남은 폐기물을 어떻게 회수 처리하고 다른 제품으로 재탄생시킬 것인지의 계획을 생각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기물 발생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량 쓰레기폐기물시설이 필요하다. ‘쓰레기책’에서도 담겨있는 내용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그린뉴딜 재생에너지로 쓰레기와 공존할 활용방안을 만들어 실천 중이다. 우리나라도 그러한 방향으로 가보자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 청년 이동학이자 청년 정치인·쓰레기센터 대표 이동학의 목표는?

▲ 향후 ‘공존의 나라’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공존의 나라는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는 나라를 뜻한다. 상대방을 못 믿게 되면 자꾸만 술수를 쓰게 되고 진실을 감추게 되는 비통한 사회로 전환될 것이다. 정치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옳은 방향을 향해서 손을 내밀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 국민들이 더 이상 정치를 신뢰하지 못함으로 정치가 죽은 상황이자 굉장히 암울한 사회다.

초고령화 문제를 곁들여 이야기하자면, 작년 70만명의 인구가 65세로 추가됐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초고령화 사회 진입 속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기 때문에 2025년도가 되면 전체 인구의 약 20%가 65세 이상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세금을 낼 젊은이들은 줄어들지만 모셔야 할 어르신들은 많아지는 초고령화 사회에 도달하게 되면 우리가 원치 않아도 피치 못할 세대 간의 갈등이 생길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치가 세대 간의 갈등을 조율해 공존하자고 먼저 손 내밀어야 한다. 내가 지향하는 정치는 이런 식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공존의 정치이다. 물론 지난한 길이 예상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시도할 거다.

- 마지막으로 예비 청년 정치인들에게 조언 한마디. 

▲ 자기 목소리를 분명하게 주장해주길 바란다. 무언가를 주장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국민들은 결코 모른다. 무언가를 주장하면 그 의견에 찬반이 붙게 되고 점차 관심을 받게 된다. 만약 사람들이 그 주장이 옳다는 찬성표를 던지면 지지까지 그게 바로 지지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그래서 청년 정치인들이 지금의 기성세대가 짜놓은 새장 안에서 왔다 갔다만 하지 말고 완전히 탈피해서 새 시대를 열어주길 바란다. 청년의 시각으로 우리 사회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진단해 본 다음 자신의 주장을 분명하게 분출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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