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I, 6만6000여명 서명지 정부부처 전달
"랄프처럼 고통받는 동물 더 이상 없도록 매듭짓자"

31일 박홍근 국회 동물복지포럼 공동대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린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 촉구를 위한 '6만 시민 서명 전달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조수아 인턴기자] 
31일 박홍근 국회 동물복지포럼 공동대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린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 촉구를 위한 '6만 시민 서명 전달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조수아 인턴기자] 

[한국농어촌방송=조수아 인턴기자] '검은 토끼의 해'를 맞아 실험동물의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된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를 위한 6만 서명 전달식이 31일 개최됐습니다. 

'동물대체시험법'은 실험동물의 희생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이용해 의약품, 식품, 화장품 등의 효능과 독성을 평가하는 시험법입니다. 

국제동물보호단체인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트 인터내셔널(한국HSI)는 이날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를 위한 6만 서명 전달식'을 주최하고,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민 6만 6천여 명의 염원이 담긴 서명지를 국회에 전달했습니다. 

한국HSI와 러쉬코리아는 지난 2021년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를 위해 서명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실험용 토끼의 삶을 다룬 영화 '랄프를 구해줘(Save Ralph)'를 상영하는 등 높은 참여도를 이끌어 냈습니다. 

이날 전달식에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고민정·남인순·이동주·오영환·이용우·한정애 의원,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 정의당 심상정, 무소속 양정숙 의원·윤미향 의원, 한국HSI 채정아 대표, 러쉬코리아 우미령 대표 등이 참석했습니다.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를 맡은 박홍근 의원은 개회사에서 "작년 한 해 우리나라에서 실험으로 인해 488만 마리의 동물이 희생됐다. 재작년보다 18%나 늘어났다"며 "세계는 다양한 기술이 발전해 개선되고 있는데 오히려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박 의원은 "더 이상 랄프처럼 고통받는 동물이 없도록 매듭지어야 한다"며 "목숨에는 누가 더 큰지, 작은지 따로 있지 않다. 오늘 서명을 한 국민 여러분들의 뜻이 있었기 때문에 동물복지국회포럼은 동물대체시험법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더불어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민법 개정안도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고민정 의원은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선대위에서 동물권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전국 각지에서 동물실험에 반대하시는 분들을 만났는데 젊은 분들이 굉장히 많았다"며 "현장에서 본 분들 모두 뜨거웠고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위원장직을 맡고 있진 않지만, 네트워크를 활용해 풀어야 할 정치 현안 중 동물 문제가 사이드로 빠지지 않게끔 하겠다.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동물은 늘 뒷전으로 빠질 수밖에 없는데 민주당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심상정 의원도 "동물들이 인간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며 "과학 실험을 위해 동물들이 계속 죽어나는데 정치권의 의지로 발의한 이 법안이 빠른 시일 내에 통과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뜻을 같이했습니다. 

윤미향 의원은 "더 이상 사람의 생명을 위해 동물이 희생되는 고통은 없어져야 한다"며 "6만 시민의 서명이 우리에게 주는 따끔한 질책이라고 생각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동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물려줄 수 있도록 일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린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 촉구를 위한 '6만 시민 서명 전달식'에 참석한 의원들이 전달식이 끝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조수아 인턴기자]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린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 촉구를 위한 '6만 시민 서명 전달식'에 참석한 의원들이 전달식이 끝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조수아 인턴기자] 

한편, 한국HIS와 러쉬코리아가 캠페인을 통해 모은 서명은 동물국회복지포럼과 식품의약안전처, 환경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정부 부처 관계자들에게 전달됐습니다. 

동물대체시험법 관련 법안을 발의한 남인순 의원은 "제가 동물대체시험법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가 6년 전인데 정말 많은 분의 요구가 없었더라면 여기까지 못 왔다"며 "이제는 국회가 일을 해야 할 시간이다. 국회가 속도를 내서 잘못된 부분은 시정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정애 의원은 "미국 환경청은 2035년까지 모든 동물실험을 없애겠다고 했고, 동물실험 의무화 조항을 삭제해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의약품 허가를 FDA(식품의약국)로부터 받았다"며 "동물실험이 오히려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는 인간의 장기를 구현했기 때문에 오히려 (동물실험보다) 정확도가 더 높은데 부처별로 벽이 쳐져 있다"면서 "기술의 기준을 제도로 만들어주지 않으면 더 많은 먹거리를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기회를 외국에 뺏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재호 식약처 독성평가연구부장은 "앞으로 정부 부처에서도 국회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며 "식약처와 과기부에서도 이번 취지에 적극 공감하고 있다. 법률 제정이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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