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충북 음성 이어 경기 18일 평택·양주, 충남 아산 산란계 농장서 잇달아 발생...정부 전국 이동중지명령 발령 등 긴급비상 대응조치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지난 2월 9일 충남 천안 산란계 농가를 마지막으로 34일간 잠잠했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지난 15일 충북 음성 육용오리 농가에서 확진 판정이 나온 이후, 18일 경기도와 충남에서 잇달아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공교롭게도 2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AI방역 총력전을 진두지휘했던 김영록 전 농식품부 장관이 6.13지방선거에 전남지사 출마를 위해 지난 15일 사퇴하고 떠난 뒤부터 AI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또한, 지난 2월 9일부터 시작된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3월 18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리는 시점에서 AI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의 느슨해진 관리로 방역 망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6∼17일 고병원성 AI 의심징후가 확인된 4곳의 가금농가 중 경기 평택과 양주, 충남 아산 농가 3곳에서 고병원성 H5N6형 AI가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경기 여주 농가는 고병원성 여부를 검사 중이다.

이번에 3곳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올겨울 고병원성 AI 발생 농가는 22곳으로 늘었다. 살처분 마릿수도 예방적 살처분을 포함해 447만5000마리를 기록하며 4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이 같은 갑작스러운 AI 확산 원인에 대해 방역당국은 분뇨 배출을 꼽고 있다. 지난달 발생 사례가 줄면서 이동제한 조치가 풀린 이달 초부터 농가에서 외부로의 분뇨 배출이 활발해졌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분뇨에 남아 있던 AI 바이러스가 이동하면서 확산된 것으로 추정한다”며 “다음 주부터는 방역단계를 낮추려 했는데 그럴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휴일인 어제(18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하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AI 발생지역에 일주일 동안 왕래를 차단하고 제주를 제외한 전국 모든 가금 농가에 48시간 동안 이동중지명령을 내렸다.

AI가 발생한 곳과 가까운 시·군에 대해선 특별 방역 조치를 취하고, AI 발생농가와 살 처분 농가의 잔존물 처리실태를 일제 점검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야생 철새가 북상하는 다음 달까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AI가 더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초동 방역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감안하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등 간부진들이 직접 현장지도를 실시하는 한편, 전국 일시 이동중지 명령 이행실태 점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김현수 차관을 비롯해 방역정책국장, 식품산업정책실장 등 고위간부들이 아산·천안 등 거점소독시설과 산란계 밀집지역, 전북 김제시 산란계 밀집지역, 경북 봉화 도촌양계단지 등을 직접 방문해 산란계 밀집지역 방역실태(이동통제초소 운영, 농가방역 조치 이행여부 등), 철새도래지 소독 등 차단방역 이행여부, 지자체 거점소독시설 운영실태 등 현장 지도에 나섰다.

또한, 전국 일시 이동중지 명령의 현장 실효성 제고를 위해, 당초 10개반 20명으로 구성되었던 중앙점검반을 32개반 85명으로 대폭 확대 운영하여, 더욱 촘촘한 점검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점검반은 가금관련 종사자, 차량 등 이동여부, 시설물 및 차량 내외부 소독 실시 여부, 지자체의 이행실태 등의 사항을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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