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상하행 4회~8회 정차, 과연 지역경제 활성화의 대안인가?

선거 때 되면 꺼내드는 ‘KTX 정차’ 카드, 

[한국농어촌방송/장성=기현선 기자] 장성군은 지난 11일 KTX의 장성역 정차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며 보도자료를 통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민선 6기에 들어서면서 선거 공약으로 나왔던 이야기가 지금껏 미뤄지고 있다가 왜 지금, 이 시점에 와서 갑자기 급물살을 타게 되었는지 의문이며, 매번 선거철이 되면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단골 공약으로 등장하다보니 이제는 KTX 정차 공약에 대한 신뢰도 역시 점점 떨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또한 군에서 KTX 정차의 필요성으로 주장했던 ‘주민소득증대’, ‘주민상실감 완화’, ‘상무대의 국가 전략적 접근성 용이’ 등이 과연 KTX의 운행에 따라 변화가 있을 것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장성역 주변 시가지

긍정적인 방향의 검토, 왜 하필 지금?

지난 11일 장성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측이 SR(SRT 운영회사)과 통합 후 장성역 KTX정차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군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코레일 측은 정읍역에서 KTX로 환승하는 장성역 탑승자들을 배려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으며, 홍승표 여객마케팅처장은 “열차 시간을 조정할 때 우선적으로 장성 역에 맞춰 정읍역 환승 시간을 최대한 고려해 조정하겠다”, “올해 상반기 또는 늦어도 7월까지는 환승 시간 조정을 완료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는 코레일이 KTX 정차 문제와는 별도로 장성역 탑승자들의 편의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어서 지역사회에 고무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진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에 대해 환호 보다는 피로감과 의구심을 품고 있는 모습이다.

KTX가 정차 하지 않는 것보다는, 정차하는 것이 더 낫기 때문에 고무적이긴 하나, 4년 전 지방선거와 총선 때도 나왔던 공약이다 보니 주민들의 불신과 피로도가 극에 달해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 ‘상무대의 국가전략적 접근성용이’, ‘주민상실감 완화’,‘편의성 증대’등의 이유는 지난 3년간 수없는 시도에도 코레일을 설득하지 못했으나, 왜 이제 와서, 특별히 달라진 이유가 없는데도, ‘긍정적인 검토’로 입장이 바뀐 것 역시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지난 6일 유두석군수가 코레일 측과 합의할 당시 이개호의원이 동행한 것에 대해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한 시기에 유두석 군수의 생색내기 정책에 동조한 모양새가 되었다’는 불만이 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경제활성화’ 우려먹기, 언제까지? 

군이 지금껏 KTX의 정차 이유로 밝혀왔던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 ‘상무대의 국가전략적 접근성용이’, ‘주민상실감 완화’등 이었다.

장성역에 KTX가 정차하면 장성의 주민들과, 인근지역의 주민들은 접근성(사용자가 어떠한 제품이나 서비스 등에 접근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정도)이 좋아지며, 이에 따라 좀 더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장성역의 KTX 정차는 꼭 필요한 사업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장성에 KTX가 운행되던 2015년에는 하루에 운행횟수가 22회(상행 12회, 하행 10회, 하루 평균 이용객 200여명)였으나, 이번에 다시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KTX의 운행횟수는, 용산-익산간의 구간을 용산-장성까지 운행해 달라는 것으로, 현재 용산-익산의 운행횟수는 8회(상행 4회, 하행 4회)이기에, 장성 운행 역시 최소 4회~최대8회가 될 것으로 보이나, 이것을 가지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군은 장성역에 KTX가 정차함에 따라 광주 북부지역, 담양, 화순 등 약 40만 명의 인구가 더욱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것은 예상이동객의 숫자일 뿐이며, 이러한 이동객을 관광객으로 만들고 이들의 지갑을 열수 있게 만드는 아이템이 없어 결국 장성역 KTX정차가 지역경제활성화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최근 군(軍)의 위수지역 (외출 또는 외박시 부대인근에 머물게 하는 제도) 해제로 인해 상무대 군인들도 외부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노란꽃잔치 때는 100만 명의 관광객이 왔다는데 1만원씩만 쓰고 갔어도 100억 원이라는 돈이 장성에 풀려야 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유를 찾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성군수는 보도자료에서 “KTX를 다시 세우기 위해 쏟은 장성군과 장성군민의 잇단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주민들은 “노력의 결실을 지역경제 활성화로 맺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KTX가 군이 말한 모든 이유를 해결 해줄 수 있는 열쇠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 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있어 더 이상 KTX 의지하지 말아야 해

인근 지역 중 KTX가 없이도 관광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연간 관광객 1천만 명의 시대를 앞두고 있는 담양, 또는 젊은이들에 감각에 맞게 웹툰을 제작해서 관광지를 알리는 영광, 이 두 곳의 공통점은 발 빠르게 해외여행 인구의 유입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영광군은 ‘바다’라는 지역적인 특색을 최대한으로 사용해 수평선 끝으로 보이는 노을을 이용한 ‘노을전시관’을 만들고, 기존의 해안선을 따라 나있던 군부대 순찰로를 관광 상품으로 개발해 자연훼손을 최소화 하는 관광코스를 개발했으며, 이는 곧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친환경디자인 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백수의 해안도로 역시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등록되기도 했다.

또한 국내 관광객뿐만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도 박차를 가하며 관광객유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영광군은 특히 중국인들이 불교문화에 관심이 있다는 점을 이용해 불갑사, 백제불교최초도래지, 상사화 군락지 등을 관광하는 코스로 시작해 영광군의 해양 관광코스와 굴비, 천일염 등을 소개하는 코스로 이어져 중국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연간 1천만 명의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담양군의 경우에는 최근 공예복합문화거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담양공예인협회가 나서 공예품 제작과 디자인을 개발해 고부가 가치 관광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역량강화 컨설팅을 열었다.

뿐만 아니라 담양군은 공예품을 통해 복합문화의 거리를 활성화 시키고 지역의 공예산업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담양군 공예센터인 ‘장인각’을 설립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관광공사 후쿠오카지사(지사장 임용묵)에서 개발한 한국의 봄꽃여행 상품에 담양이 포함되어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담양의 주민들은 담양이 연간 1천만 명의 관광객을 목표로 하는 관광지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가 교통의 요지 이거나, 문화재적으로 개발할 것이 많았다면 아마 연간 1천만 명을 바라보는 관광의 메카로 자리 잡지 못했을 것”이라며 “결핍이 우리를 더욱 열심히 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장성군은 문화재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지역임이 틀림없다. 여기에 그렇게 염원하던 KTX까지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 되고 있으니 이제는 날개를 단 셈이 되었다”며 “이러한 환경을 가지고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실패할 순 없다. 이를 위한 새로운 목표제시가 점점 시급해지고 있는 시점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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