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내정자 "적폐청산과 국민통합이 함께 갈 수 있도록 지혜롭게 임하겠다"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호남 출신의 이낙연(65) 전남지사가 내정됐다.

▲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내정된 이낙연 전남지사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취임선서를 한 뒤 오늘 오후 2시 30분에 이낙연 지사에 대한 총리 후보자 지명을 비롯해 비서실장, 국정원장을 비롯한 청와대 일부 참모진에 대한 인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비(非)영남 출신 인사 가운데 첫 총리 후보로 염두에 둔 인사가 있다며 `호남 총리론`을 시사했는데 이낙연 지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 내정자는 전남 영광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2000년 16대 총선 당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 이후 4선 의원을 지냈다.

2004~2006년 민주당 원내대표, 2010~2011년 민주당 사무총장 등을 거쳐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대선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도 했으며 20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하고 2014년 전남지사 선거에 도전해 당선됐다.

현역 의원 시절 `명대변인`으로 이름을 알린 이낙연 지사는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역임하기도 했다. 온건한 합리주의적 성향으로 한때 손학규계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 내정자는 호남에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초대 총리 후보군에 꼽혀 왔으며, 문재인 정부가 여소야대인 만큼 개혁입법 추진 과정에서 여야를 조율하는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지사가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적폐청산과 국민통합이 함께 갈 수 있도록 지혜롭게 임하겠다"

이낙연 국무총리 내정자는 10일 아침 KTX 고속열차로 급거 상경길에 올라 서울 용산역 고객 접견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무총리) 지명을 받으면 정치권에 인사드리고 협조 요청부터 시작하겠다"며 "야당을 모시고 성의있게 대화를 하다 보면 통합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열흘 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를 통해 오늘 같은 일이 올 테니 준비하라는 말을 들었고 오늘 아침에 잠에서 깨니 전화가 와 있었다"며 "임 비서실장 내정자가 오늘 오후 서울에 대기하는 게 좋겠다는 문자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국민화합 방안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적폐청산과 국민통합이 상충되는 것처럼 들릴 수 있지만 상충되지 않는다"면서 "두 가지가 함께 갈 수 있도록 지혜롭게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외교·안보 위기를 어떻게 빨리 타개할 지가 시급한 과제"라며 "사회 곳곳에 쌓여 있는 부조리들을 바로잡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책임총리를 구현하겠느냐'는 질문에 "국가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총리가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장관이 각 분야에 대해 책임지고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고 답했다.

'책임총리로서 적극적으로 장관을 추천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사람이나 관련 업무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확신한다면 제안하겠지만, 책임총리라는 이유로 잘 모르는 분야까지 끼어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당과 내각을 함께 꾸릴 수 있는지, 협치를 할지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현재까지 대통령께서 선거 기간에 언급한 부분만 나와 있어서 어떻게 구체화할 지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행정에 대한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는 "4선 국회의원을 하며 여러 상임위를 다녔고 국정감사 최우수 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며 "국회를 통해 여러 부처의 업무를 봤고 지방행정을 통해 중앙행정을 봤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내정자는 "엄중한 과제가 많은 시기여서 걱정이 된다. 이 일을 통해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께 작은 희망이라도 드릴 수 있을 지 걱정이다"면서 "지금까지 살면서 가진 작은 지식이나 경험을 살려가면서 신명을 다해 소임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촌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