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에 FTA 재협상 통보" ...추가 개방 가능성에 농업계 초조

[한국농어촌방송=권희진 기자] 이르면 이달, 늦어도 6월에는 임시국회가 기지개를 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김영춘, 이하 농해수위)가 현실화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주요 의제로 다룰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지난 3월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

12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 정부에 재협상 방침을 통보했다"며 "우리는 편파적인 협상이 아닌, 공정한 협상을 원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에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끔찍한 한미 FTA를 재협상하거나 종료하길 원한다"라며 비판적 발언을 쏟아내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시기가 문제일 뿐 재협상이 현실화됐다고 보는 것이 농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미국 측의 FTA재협상이 현실화 될 경우 우리 농어업의 피해 역시 되풀이 될 공산이 적지 않다는 우려 속에 농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미 FTA에 대한 양국간 논의가 협상 전반을 손보는 재협상이 될지, 혹은 현재의 기본 틀은 유지하는 선에서 추가 개방을 논의하는 개선이 될지는 확실히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농업계 전문가들은 쇠고기를 포함한 농축산물이 추가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일례로 미국은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도 수입하라는 의견을 수차례 피력했으며, 미국에서 생산된 유전자변형농산물(GMO)과 GMO 가공식품의 국내 수입을 방해하는 어떤 장벽도 제거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또 잔류농약검사 등 비관세장벽의 철폐문제 역시 거론될 소지가 높은 것으로 농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각에서는 농업 · 농촌을 보호하는 역할이야말로 신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보고, 이들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의 재협상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기하고 있다.

박진도 지역재단 이사장은 "한미 FTA는 수출 대기업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농어민이나 일반 서민들한테는 불리하게 작용했다"며 "한미 FTA 이후 양극화가 더 심화됐고 농민 입장에서 농산물 수입이 늘어나 피해를 입고 있으므로 그런 점에 입각해서 한미 FTA는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장은 또 "한미FTA를 통해서 그동안 누가 이익을 봤고, 누가 손해를 봤는지 분명히 짚어 손해를 본 계층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협상을 해야한다"며 "농산물 같은 경우는 더 강하게 재협상을 해야지 또 과거처럼 한미 FTA 협상을 반복한다면 문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한미FTA 재협상은 신정부 농업정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핵심 사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되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도 나왔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농어민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외국과의 약속, 협약은 존중되는 것이 기본적인 국제 관례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트럼프 정부에서 드러났듯이 어느 나라든지 그 협상에 대한 지켜야 할 의무도 있지만, 사명과 목적이 벗어날 땐 제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이어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불리한 조항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겠지만 큰 틀의 약속을 원천적으로 뒤흔드는 협상이 가능할 것인가를 예측해본다면 희생과 어려움, 시간이 따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지금 당장 트럼프가 (재협상 발언을) 내던졌다고 해서 당장 우리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 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시 재개될 국회 임시회의에서 농해수위가 한미 FTA 재협상을 주요 의제로 삼고, 어떤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설 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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