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쌀용 쌀 수입 놓고 농민단체들 새 정부에 강력 항의...누리꾼들은 농민단체 비판 고조

[한국농어촌방송=권희진 기자] ‘밥쌀 수입’ 강행을 놓고 농민단체가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누리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신정부 출범과 맞물려 올해 첫 밥쌀용 쌀 수입 입찰이 진행됐다는 점에서 농민들은 연일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지만, 내각 인선 조차 아직 추스려지지 않은 시기에 성급한 '문재인 정부 흔들기' 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 농식품부가 밥쌀용 쌀 수입을 추진하자 농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전농

22일 농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 16일 국영무역 공고를 통해 입찰한 밥쌀용 수입쌀 전량이 낙찰됐다. 공고물량 총 6만5000톤 가운데 미국산 중립종 멥쌀 2만5000톤이 밥쌀용 쌀이다.

올해 들어 밥쌀용 쌀이 국영무역을 통해 낙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청와대에 청원서까지 내며 밥쌀용 쌀 수입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 전국농민회총연맹은(이하 전농)은 성명서를 내고 "대선 하루 전인 지난 8일 밥쌀 수입 공고를 강행했다"며 "만약 16일 입찰공고를 그대로 진행한다면 문 대통령은 농업적폐 1호를 수용하고 농민의 뜻을 거부하는 첫 사례가 된다"고 청원서를 낸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전농은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밥쌀 수입 공고를 철회하지 않고 입찰 실시를 용인한 것은 농업에 관심이 없던지 아니면 농업적폐를 청산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며 “또한 밥쌀 수입 반대를 외치다 돌아가신 백남기 농민의 뜻을 거부한다는 것을 말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농은 문재인 대통령의 밥쌀 수입을 강력 규탄하며 쌀 수입으로 더 이상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와 농민 간의 협의구조를 시급히 갖출 것을 촉구한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농업적폐를 청산하고 농업개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할 것”라고 강조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농연)도 이보다 앞선 지난 11일 농식품부를 겨냥 "폭락한 산지 쌀값을 조금이라도 지지하기 위해서 밥쌀용 쌀 수입을 전면 중단해도 모자랄 판에 신정부 출범 직전 졸속으로 밥쌀용 쌀 수입을 강행한 농식품부의 이번 처사는 농업·농촌판 사드 전격 배치와 비견될 수 있을 정도"라며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농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농식품부 장관이 일정을 접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 지난 19일 오후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이 순천역에 도착하자 전국농민회 광전연맹 회원 40여명이 김 장관의 행사참여를 저지해 가로막았다. 김 장관은 이날 일정을 취소하고 발길을 돌렸다. 사진=전농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19일 오후 3시 광양항에서 열린 해외 쌀 원조 출항 기념식에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취소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날 순천역에서 대기하고 있던 전국농민회 광전연맹 회원 40여명이 김 장관의 행사참여를 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쌀값이 폭락해 농민들이 다 죽어가는 마당에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밥쌀용 쌀을 수입하겠다고 입찰 공고를 한 김 장관을 문재인 정부는 당장 파면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연일 농민단체가 날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누리꾼들의 반응은 다소 냉담하다. 농민들의 입장을 공감 못하는 바는 아니나 출범 초부터 신정부를 향한 네 탓 공방으로 성급히 몰아가는 것 또한 무리수라는 의견이다.

누리꾼들은 “농민단체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취임전 시행한 것 아니냐,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대뜸 그 사람 책임인양 몰아세우는 것은 농민의 순수한 마음으로 보기 어렵다.", "더욱 시급한 일 좀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더 큰 농업정책을 세우는데 도움되지 않을까? 백남기 농민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성명서를 내는 것이 여론의 이슈는 될지언정 공감을 받긴 힘들것.", "문재인 대통령의 내각에서 진행된 일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농어민특별위원회의 활동을 지켜보자."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이에 더해 "대선 전 농림부 장관의 고시에 따른 행위인데 어떻게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일까? 이번 정부는 충분히 소통이 가능한 정부라고 믿는 만큼 농민들께서도 급히 노여워 마시길.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되길 기원한다.", "출범 초기부터 신정부 흔들기 식의 행동은 전농에도, 새 정부에도, 우리나라 전체에도 도움이 안 된다." 등 신정부와의 원만한 해결을 바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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