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돼지고기 건강하게 섭취하기 ['요리하는 한의사' 조성훈 칼럼] 

2025-10-06     조성훈 한의사
사진=평택 자연방한의원

추석입니다. 아무리 여름에 더위가 맹위를 떨쳐도 절기는 어김없이 돌아옵니다. 추석 상을 차리다 보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식재료가 돼지고기입니다. 산적은 물론 동그랑땡, 만두, 잡채 등 다양한 음식에 주재료 혹은 부재료로 돼지고기가 들어갑니다. 

농사를 천하지대본으로 생각해 왔던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돼지고기는 반드시 필요한 식자재입니다. 소가 농사를 위해 사용되던 시절 쇠고기는 쉽게 먹기 어려웠지만 돼지는 오로지 식용으로 사육을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쉽게 섭취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돼지는 잡식성이어서 식재료를 다듬고 버린 부위나, 먹고 남은 음식을 먹이거나 심지어 사람의 대변을 먹여 기를 수도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손쉽게 길러서 먹을 수 있는 단백질 공급원이었습니다. 특히 면역력을 높이고 원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단백질이 필요하므로 돼지고기는 예나 지금이나 매우 중요한 건강 식재료입니다. 

최근에는 지방이 과도하게 많이 들어있는 삼겹살의 소비가 늘면서 돼지고기가 비만이나 성인병의 원인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과도한 것이 문제이지 돼지 지방 성분 자체가 다른 식자재의 지방에 비해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돼지의 지방에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서 오히려 적당히 섭취하면 혈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돼지의 지방을 적당히 섭취하기 위해서는 돼지고기의 부위별 특성에 맞는 조리를 해야 합니다. 삼겹살과 같이 지방이 과도한 부위는 낮은 온도에서 오래 조리해 지방 성분을 충분히 제거하고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물에 넣어 삶아서 먹거나 구워 먹을 때도 약한 불에 오래 조리해 기름을 충분히 제거해야 합니다. 

사진=평택 자연방한의원

앞다리 혹은 뒷다리살 같은 경우는 겉에 붙어 있는 비계를 제거하면 단백질과 지방의 분포가 적당한 살코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돼지의 다릿살은 근육층에 영양분이 농축돼 있어 육향이 진하고 건강에도 좋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돼지의 다릿살을 영양부족으로 산모가 젖이 나오지 않을 때 사용했습니다. 다만 다릿살은 식감이 질긴 경향이 있는데 전기압력밥솥을 이용해서 40분 정도 가열을 하면 마치 동파육처럼 부드러운 식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목살은 겉의 지방층만 제거하면 지방 성분이 과도하지 않으면서 고기가 부드러워 구이용으로 적당합니다.  

등심의 경우 지방의 양이 오히려 부족해서 튀김용으로 사용해서 탕수육이나 돈가스와 같은 요리를 하면 등심의 담백함과 기름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풍미가 좋아집니다. 

사진=평택 자연방한의원

돼지 사골과 등뼈의 경우 가격이 쌀 뿐만 아니라 푹 끓여서 기름을 걷어내면 단백질이 풍부한 육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돼지 뼈 육수는 쇠고기 육수에 비해 오히려 감칠맛이 강해 각종 찌개의 기본 국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약을 복용할 때 돼지고기를 피하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동의보감에 따르면 돼지고기가 해독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돼지고기는 해독의 효과를 우리 몸에 이롭게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해독 작용이 있는 녹두와 함께 빈대떡을 해 먹으면 환경호르몬이나 미세먼지의 독소에 노출되는 현대인들에게 건강과 맛을 함께 챙기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하고 일교차가 커지며 감기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면역력이 필요한 환절기, 돼지고기를 건강하게 섭취해 이겨냈으면 합니다. 

*이 칼럼은 평택 자연방한의원 조성훈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