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준호 펫나우 대표 "강아지 코로 동물등록률 높일 수 있다…유기동물 없는 세상 꿈꿔"

"펫나우 ‘오토포커싱’ 기술로 생체인식 98.97% 달성" "CES 2022 최고혁신상 수상…국내 기업은 삼성·LG·펫나우뿐" "'반려묘 생체인식 서비스, 내년 공개 예정…얼굴인식 성능 99% 달성" "美기업에 기술 뺏길 가능성 커…농식품부가 도와줘야"

2022-11-15     조수아 기자
(주)펫나우 임준호 대표 [조수아 인턴기자]

[한국농어촌방송=조수아 인턴기자] "유실동물, 유기동물 없는 세상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임준호 (주)펫나우 대표는 최근 반려동물의 증가로 반려동물 산업이 고공행진 중이지만, 이와 함께 유기동물도 같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유기 동물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저희 회사의 목표"라고 전했습니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반려동물 등록률은 37.4%로 전체 반려견 등록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수치입니다. 임 대표는 이에 대해서 "한국은 '동물등록제'를 의무화한 나라지만 평균 등록율은 매우 미진하다"며 "마이크로칩의 효율성과 편의성은 굉장히 낮다. 답은 간편한 생체인식인데, 그 가운데 변하지 않는 비문인식이 가장 간편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임 대표는 동물법상 비문인식 기반 반려동물 등록 서비스의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현행 동물법상 비문 등록은 불가한 상태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반려동물 등록률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은 비문 등록밖에 없다"며 "마이크로칩 삽입을 대안해 비문인식 서비스는 공익적인 문제를 해결한 부분도 있어서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펫나우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반려동물 생체인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펫나우는 세계 최초로 98.87% 비문인식을 달성해 비문인식이 상용화될 수 있는 기반을 조상해 지난해 11월 'CES 2022' 이노베이션 어워드 소프트웨어&모바일 앱 부문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다음은 임 대표와의 일문일답. 

임준호 (주)펫나우 대표 [조수아 인턴기자]

- 펫나우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가? 

▲ 저희 펫나우는 AI 기반의 반려동물 생체인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다. 사람도 지문 등록을 통해 신원확인이 필요할 때 조회가 가능한 것처럼 강아지도 코에 있는 주름인 비문(코 지문)을 앱 서비스에 등록해 놓으면 언제든지 신원확인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국내 최초 반려동물 비문인식 서비스인가?

▲ 국내 최초는 아니다. 5년 전 많은 기업들이 반려동물 생체인식 서비스 창업에 뛰어들면서 전 세계적으로 20여개의 기업이 생겨났다. 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휴대폰 안면인식 서비스를 강아지에 응용해 보자는 생각으로 너도나도 쉽게 (이 사업에) 달려들었지만, 생각보다 딥테크(Deep-Tech) 영역이었다. 대부분 기업이 반려동물 생체 인식률을 높이는 데 실패 했지만, 펫나우는 ‘오토 포커싱’ 기술로 생체인식을 98.97%로 높여 돌파구를 찾았다. 오토 포커싱 기술은 스마트폰을 반려견을 향해 몇 번 비추면 알아서 자동으로 비문 위치를 찾아 자동 등록한다. 

펫나우는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에서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압도적인 인식률을 인정 받은 비문 인식 기술을 보유했다. 다른 경쟁사들이 실패한 이유는 계속 움직이는 강아지의 작은 코를 선명하게 찍는 기술을 개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펫나우는 사람이 쫓아다니는 방식이 아닌 카메라가 강아지를 쫓아다녀 순간적으로 포착하는 오토 포커싱 기술로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22’ 출품회에서 분야별 1등만 받을 수 있는 최고혁신상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 이날 최고혁신상을 받은 국내 기업은 삼성, LG, 펫나우뿐이다. 우리 회사가 아직은 작은 회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전세계적으로 주목 받았다.

- 해외 반려동물 생체인식 서비스와 비교해봤을 때도 손색이 없는가? 

▲ 독보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해외의 경우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국내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국내 반려인이 4분의 1 정도에 그치고 있다면, 미국은 전체 인구의 3분의 2 이상이 반려인이기 때문에 영어로 더듬더듬 설명해도 금방 펫나우만의 아이디어를 이해한다. 다행히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에서도 반응이 좋아서 BBC에서 먼저 촬영 제의가 왔었다. 올해 5월 BBC를 통해 펫나우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리면서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도입 문의가 굉장히 많이 왔고, 현재 여러 해외 투자사 및 기업과 컨택 중이다. 

- 반려견과 반려묘의 생체인식 기술의 차이점은?

▲ 반려동물은 통상 비문 외에도 홍채, 얼굴 형태, 걸음걸이 등으로 생체인식을 할 수 있다. 강아지코에 비해 고양이코는 훨씬 작고 투명색을 띠기 때문에 비문인식보다는 스스로 털갈이를 하여 정갈하고 변하지 않는 얼굴 형태를 통해 인식할 수 있다. 고양이는 사람과 거의 똑같은 방법으로 얼굴 인식이 가능하고, 얼굴 인식 성능이 이미 99%로 승인이 나온 상태다. 반려견에 이어 내년 1월쯤 '반려묘 생체인식 서비스'도 공개할 예정이다. 

- 비문인식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 평생을 스타트업에 몸담았다. 남들이 하지 못 하는 일도 해내고 싶었다.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를 받고 처음 2003년에 ‘칩스앤미디어’라는 멀티미디어 반도체 전문 기업을 설립했다. 당시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기도 했고, 성공리에 코스닥 상장사가 됐다. 두 번째 창업은 생각보다 잘 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지금이 세 번째 창업이다.

비문인식은 지인의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반려동물 시장의 절반 이상은 사료, 간식, 용품 등에 많이 몰려있었던 시기였는데,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인식이 변화되는 시기기도 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없던 사업 아이템인 비문인식이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반려인의 니즈에 정확히 부합하고, 이후에라도 분명히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차례의 창업 경험으로 기술적 부분에는 자신이 있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AI 기술을 이용한 반려동물 생체인식 서비스 펫나우 [조수아=인턴기자] 

- 그래도 국내에선 아직은 '내장형 마이크로칩'이 보편화돼 있다. 

▲ 자기 아이 몸에 무언가를 삽입한다는 자체가 불편한 거부감을 준다. 동물권 인식이 높은 나라에선 반려동물은 하나의 가족 구성원으로 포함돼 있기 때문에 체내에 이물질을 삽입하는 것에 반발이 심한 편이다. 침습행위는 의료진인 수의사만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직접 병원에 가야 하고 10만원 정도의 진료비를 지출하는데 결코 적은 비용이 아니다.

특히나 반려동물 피부 안에서 마이크로칩이 괴사하게 되면 종양이 형성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면 내장형 마이크로칩보다 외장형 마이크로칩이 더 안전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데, 외장 마이크로칩은 잃어버리면 그만이다. 이 부분을 악용해 고의로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사람도 있다. 정부에선 이미 9년째 마이크로칩 내장형 동물등록을 시행 중이지만, 전체 이용률은 16% 안팎이다. 

그런가 하면 온라인 비대면 생체인식은 언제 어디서든지 간편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마이크로칩보다 덜 ‘공격적’이라는 점에서 정부도 좋아할 만한, 장점이 아주 뚜렷한 기술이다. 앱 사용이 간편한 이유는 주인의 신원, 주소지 이전 등을 주민센터 방문 없이 단 몇 초만 투자하면 해결된다. 비문인식으로 사후관리가 힘든 등물등록제의 등록률도 제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그럼에도 국내 반려동물 등록현황은 굉장히 저조하다. 등록률을 높이기 위해서 생각해둔 방법은?

▲ 앞서 설명드렸지만 2008년부터 정부에서 ‘동물등록제’를 도입해 의무화했다. 이를 위반할 시 50~100만원의 벌금을 받게 된다. 반려동물 몸에 삽입하는 방식의 마이크로칩은 거부감이 커서 동물등록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우선 보호자가 거부감을 느끼는 것도 큰 문제지만 보호자가 느끼는 경제적 부담감도 배제하기 힘들다. 

그래서 해답은 ‘생체인식’이다. 3년 전 국회 공청회에서 펫나우를 포함한 대여섯 개의 반려동물 생체인식 기업이 ‘동물보호법’에 생체인식을 추가하자는 규제 혁신안을 요구했지만 무산됐다. 이후 펫나우만의 AI 기반 생체인식 기술이 나오고 정부 당국자들과 스무 번 이상 간담회를 열면서 관련 부서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혁신 어젠다에 항상 올려줬다. 문제는 주무부처인 농식품부가 정말 더디게 움직인다. 입김이 가장 강한 주무부처에서 반려동물 관련 이슈는 메인 어젠다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후순위로 배치되는 등 대우를 못 받고 있다.

영국은 벌써 반려동물 생체인식을 법령으로 등록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아직 펫나우의 생체인식 기술이 전 세계에서 압도적이지만 만약 타국에서 기술력으로 쫓아옴과 동시에 정부의 서포트까지 가세하게 된다면 기술력을 뺏길 수도 있다고 거듭 강조하고 싶다. 단지 정부 기관의 레퍼런스가 없어서 국내에서 발전된 세계 최초인 기술들이 빼앗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 생체인식 기술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발전 가능성이 더 높은가? 

▲ 지금은 해외에서 발전 가능성이 더 높다. 비문인식 기술력을 빼앗길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에 회사 자체를 해외로도 옮길까 생각했다. 실제 주변에 계신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법령·규제 개정은 적게는 3~5년 정도 걸리거나 아예 안 된다고 모두 입을 모아 충고한다. 만약 (펫나우가) 미국 기업이 된다면 아직은 우리의 기술력이 훨씬 더 앞선 상태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길 수가능성이 커서 고민하고 있다. 

또, 이 사업이 반려동물의 공인인증서이고 기존에 없었던 신원확인 시장이기도 하다. 반려동물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반려인 정보, 동물병원진료 정보, 동물등록 정보, 주소 정보 등의 엄청난 빅데이터가 쌓이게 된다. 미국의 반려동물 개체수는 약 2억마리 정도 되는데, 이 점까지 고려해 보면 해외로 자회사를 이전하는 것에 진지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 국내 반려동물 산업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 그래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예전의 ‘애견’ 문화에서 ‘반려’ 문화로 차차 바뀌면서 현재 '펫코노미(Pet Economy)'가 업그레이드되는 단계에 놓여있다. 아직 반려문화가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확신하진 않지만 펫나우 같은 테크 기업들이 가세해 사람과 동등한 대우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계속 개발된다면 그다음 단계로 순조롭게 넘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반려동물이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원 확인, 질병 예측, 저렴한 보험료 등의 사람이 제공받는 보편적인 서비스의 영역이 확대돼야 한다. 또, 우리 같은 반려동물 관련 테크 기업들을 위해 정부가 규제를 조금만 완화해 준다면 날개를 단 것처럼 빠른 속도로 성장할 거다. 

- 끝으로 펫나우가 원하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 펫나우의 모토(motto)이자 목표는 ‘유기견 없는 세상을 만들자’이다. 이런 목표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입사했고, 공감하는 기업들이 많을 도움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와 포스코 IMP가 굉장한 도움을 주고 있는데, 이렇게 인큐베이터와 투자를 해주는 가장 큰 이유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의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ESG 관점에서 펫나우는 지금의 모토가 변함없이 유지된 채 반려동물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유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