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여름은 삶은 토마토와 함께 ['요리하는 한의사' 조성훈 칼럼]
토마토는 여름의 건강식입니다. 리코펜, 베타카로틴, 비타민C 등 항산화 성분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비만,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은 물론이고, 전립선 질환을 개선하고 피부도 곱게 해주는 등 팔방미인입니다. 토마토를 많이 먹을수록 병원을 멀리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토마토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많이 먹어왔습니다. 실제로 파스타나 피자와 같은 이탈리아 음식에 토마토가 많이 사용됩니다.
알고 보면 이탈리아에서 토마토를 먹게 된 것도 그렇게 오래된 일은 아닙니다. 토마토는 15세기 말에서 16세기 중반에 걸친 신대륙의 발견과 함께 신대륙에서 구대륙으로 건너온 작물입니다. 당시에 가지과 식물이 많이 넘어왔는데 대표적인 것이 토마토, 고추, 가지, 감자입니다.
지중해성 기후의 쏟아지는 햇빛을 농사를 통해 담아낼 작물로 새롭게 선택된 것이 토마토였습니다. 지중해 연안의 토양은 물 빠짐이 좋은 석회석이 많아 벼농사를 짓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포도나 올리브를 많이 재배했는데 토마토는 채소로서는 전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중요한 식량 작물로 선택됐습니다.
이런 이유로 지중해 연안에서는 토마토를 저장 해두고 식량으로 먹는 여러 요리법이 발달했습니다. 예를 들어, 익힌 토마토에 소금과 향신료를 넣어 반죽 형태로 만들어 저장하는데 이 방법은 우리나라에서 고추장을 담는 것과 비슷합니다. 또한 토마토를 말려서 올리브 오일에 절여 보관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임진왜란 이후 고추는 많이 보급됐지만 토마토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토마토는 생으로 썰어서 설탕을 뿌려 간식으로 먹거나 토마토케첩을 통해 섭취할 뿐 그다지 많이 먹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토마토는 생각보다 한식과 잘 어울립니다. 토마토를 일상적인 요리에 활용하면 건강에 좋은 토마토를 훨씬 많이 섭취할 수 있게 됩니다. 토마토를 요리에 활용하려면 우선 토마토를 삶는 것이 좋습니다. 토마토에 열을 가하면 신맛은 날아가고 단맛은 깊어집니다.
토마토를 삶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토마토가 절반쯤 잠기도록 물을 붓고 10분 정도 끓인 후 찬물에 식히며 토마토의 껍질을 벗기면 됩니다.
이렇게 준비한 토마토는 여름에 비빔국수를 만들 때 소스에 넣거나 접시 주위에 곁들이면 밀가루 면의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 주고, 고운 빛깔과 감칠맛을 더해줍니다.
소갈비찜이나 돼지고기 김치찜과 같은 요리를 할 때도 토마토를 넣으면 국물의 점도를 잡아 주며, 짠맛을 줄이고 감칠맛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샐러드를 만들 때 토마토를 익혀서 곁들이면 토마토가 소스의 역할까지 해줍니다.
다만, 알레르기성 체질의 경우, 토마토는 주의해서 먹어야 합니다. 여름에 호박잎은 쪄서 쌈으로 먹어도 토마토 잎을 먹는 경우는 없습니다. 토마토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토마토 밭 근처에만 가도 재채기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토마토는 알레르기성 체질의 사람에게는 항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염, 천식, 아토피,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성 질환을 가진 사람은 토마토를 굳이 많이 섭취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칼럼은 평택 자연방한의원 조성훈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