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신정훈, 박현출, 정학수, 박진도, 김인식, 안종운, 김현권 등 하마평

[한국농어촌방송=권희진 기자] ‘5대 비리(위장전입·부동산투기·세금탈루·병역면탈·논문표절) 배제 원칙’ 강화로 내각 인선에 차질을 빚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농림축산식품부 장·차관 인사를 놓고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뭄·조류인플루엔자(AI) 등 농정 현안 해결이 시급한데도 불구하고 이를 책임질 장·차관 인사가 지연되고 있는 형국에 대해 ‘농정 홀대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12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현재 정부조직 17개 부처 중 11개 부처 장관 인선을 단행했다. 반면 농식품부 등 6개 부처의 인선은 늦어지고 있어 후보자 발표 등 추가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농식품부 수장으로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은 대선캠프에 참여했던 정치인과 전·현직 관료, 학자 출신 등 크게 세 그룹으로 압축된다.

<한국농어촌방송>은 ▲인사 청문회 검증문제 ▲쌀·AI·가뭄 현안 해결 ▲새정부 농정 개혁 성향 등 세 가지 기준을 토대로 이들의 정책실무 능력과 정무감각 등을 고려하여 입각 적합성과 가능성을 짚어본다.

먼저 19대 국회의원과 나주시장을 역임한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은 이번 민주당 대선캠프에서 농민단체와의 유대 강화, 농업계 인사 영입, 농정공약 발굴을 주도해 유력한 농식품부 장관 후보로 거론돼왔다.

문 대통령의 공약인 대통령 직속 농어민특별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도 점쳐지고 있는 그는 농어촌에 관한 전문성과 개혁성, 농민단체의 높은 지지율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어 농협 등의 견제, 일부 흑색루머에도 불구하고 입각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게 중론이다.

정통관료 출신의 소신파 농정전문가인 박현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도 문재인 정부 초대 농식품부 장관 후보에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지난 2015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낙점한 박 사장은 임명 당시 그동안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농수산물 유통 개선 및 시설 현대화 사업 등을 책임있게 이끌어갈 적임자로 평가받아 왔다.

지난 1981년 제25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박 사장은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농업정책국장, 식품산업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치고 농촌진흥청장을 역임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사이자 공직자 출신인 만큼 인사검증이 무난할 것이란 강점에 반해 '박원순 인맥' 부각은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왜냐하면 새정부 출범 이후 문 대통령이 임명한 청와대 수석 6명 중 3명이 '서울시 인사'로 곧 '박원순 인맥'이 청와대를 장악했다는 얘기도 어렵지 않게 들리고 있는 까닭이다.

또한 농식품부 정통관료 출신인 정학수 전 농식품부 1차관도 하마평에 올랐다. 농정에 대한 전문성과 인덕을 겸비해 선후배의 신망을 두루 받고 있다는 평가 속에 인사청문회 역시 무난히 넘길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다만 이명박 정부 초대 농식품부 차관을 지낸 이력은 단점으로 지목된다.

전북 고창 출신으로 2000년대 첫 농업정책국장을 역임한 정 전 차관은 농업정책 국장을 두 번이나 맡았을 정도로 손꼽히는 ‘브레인’으로 꼽히며, 31년을 농림부에서만 공직생활을 해온 정책·기획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진보 개혁 성향의 농정 개혁 학자인 박진도 지역재단 이사장(충남대 명예교수)도 이의외 인물로 지목된다. 신정부가 최근 개혁성향의 학자출신을 등용하는 경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 지지 학자로도 알려진 그는 강한 개혁성향과 행정경험의 부족은 다소 아쉽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경제2분과 위원장이자 농해수위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유력한 차기 농식품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현역 의원이다.

전남도 행정부지사 출신인 그는 전남도당 위원장과 전남 선대위원장을 맡아 문재인 대통령의 호남 수성 1등 공신으로 평가받는다.

또 광주전남의 유일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인데다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이력 역시 농림부 장관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게 정치권 중론.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가 내년 6월 전남도지사 선거 출마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만큼 도지사 쪽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분분하다.

이 밖에도 참여정부에서 근무했던 김인식 전 농촌진흥청장과 안종운 전 차관, 유일한 농민 출신인 민주당 김현권 의원 등도 차기 농식품부 장관에 거명된다.

김우형 논설위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안팎으로 무기력하고 물의가 많았던 장관들이 농업계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으려면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인사이면서도 AI, FTA 등 박근혜 정부에서 두리뭉실 회피해 온 근본적인 농정과제를 미래지향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농정전문가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정부의 기존 농식품 조직과 정책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최근 밝혀진 조직 내부의 중대위기를 정책수술을 통해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힘있는 장관 후보자가 조속히 지명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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