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부칼럼-협동조합은 바른마음이다.

최양부 바른협동조합실천운동본부 이사장

[한국농어촌방송=최양부 바른협동조합실천운동본부 이사장]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가 협동조합에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는 것은 그것이 자본주의적 자유 시장경제가 만들어낸 부의 편중과 양극화로 인한 농어민, 중소상인이나 기업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경제적 소외가 심화하면서 이러한 양극화 시대의 따뜻한 대안의 경제사업체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의 불안한 경제를 이겨낼 수 있고, 절망하고 분노하는 이 시대의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저소득 서민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은 1844년 모습을 나타낸 이후 지난 175여 년간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인종과 지역과 국적, 업종과 품목을 불문하고 다양하게 설립 운영되어왔고 사회경제적 약자들에게 성공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해왔다.

크고 작은 협동조합들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성공스토리는 협동조합이란 약육강식의 경쟁적 시장경제가 아닌 더불어 같이 사는 사람 중심의 제3 경제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생존을 넘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확실한 실천수단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 주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협동조합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걷어내고 협동조합의 참 의미가 무엇인지를 바르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세계와 우리가 진정으로 한마음, 한뜻으로 협동조합경제발전을 위해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일부이긴 하지만, 협동조합경제를 마치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도전하는 이단의 경제, 저급한 수준의 유사경제로 취급하며, 경쟁력 없는 열등의 경제로 쳐다보고 있는데, 이는 협동조합경제에 대한 편견이고 오만이고 무지이다.

그것이 특히 한국의 잘못된 협동조합 풍토, 특히 정부 수립 이후 지난 64년간 특별법의 보호 속에 배타적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정협유착’ 관계를 맺어온 농협, 축협, 수협, 산림조합, 신협, 새마을금고 등 관변/관제협동조합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잘못된 것이다.

물론 협동조합의 막힌 담이 무너지면서 철이 지난 협동조합론부터 현대적 시각에 이르기까지 협동조합에 대한 다양하고 복잡한 생각들이 갑작스럽게 쏟아져 나와 다소 혼란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은 1995년 ICA 창립 100주년 총회에서 채택한 협동조합의 정의와 가치와 7원칙으로 구성된 협동조합의 정체성에 대한 기본입장은 우리나라 협동조합 운동의 행동지침으로서 중심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기업경제가 협동조합경제를 비판하거나 협력과 상생을 논의할 때 1995년의 협동조합 정체성의 관점에서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1995년의 ICA 결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계협동조합 운동의 발전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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