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방송/경남] 물을 사 먹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국의 유명 산천에 생수공장이 들어서고 있다. 생수공장은 허가만 받으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면서 생수사업은 업체 간의 '생수전쟁'으로 불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2016년 지리산 삼신봉 인근에도 새로운 생수공장이 들어섰다. 생수업체에서는 취수량이 국내 최대규모라고 자랑하고 있다. 지리산 해발 500m에서, 200m 지하암반수를 뽑아 올린다고 한다. 요즘처럼 성수기에는 하루 1500t의 물을 뽑아 쓴다. 성수기 외에는 하루 1000t의 지하암반수를 매일 취수한다.

인근 주민들은 계곡물이 줄어들었다며 생수공장을 못마땅해한다. 하루 1000t~1500t의 물을 3년 동안 매일 뽑아 쓰고 있으니 주민들의 주장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물을 뽑아 올리는 지역은 지리산 최대규모 계곡 중 하나인 내대 계곡 인근이다. 휴가철이 되면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휴가지 시설들이 빼곡히 들어선다. 시설을 운영하는 지역민들과 업체들은 한 철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계곡물이 줄었다면 매출에 직격탄을 맞는다. 생수공장에 대해 곱지 못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산청군에서도 생수공장에 대해 불편해한다. 지하수 자원 고갈은 물론이고 대형 생수 운반차들로 인한 도로 파손과 소음, 사고 위험 등으로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업체 측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이 뽑아 올리는 지하암반수는 최소 40년 전에 생성된 물이기 때문에 지하수 고갈과 계곡물이 줄어드는 것과는 별 상관이 없다고 한다. 정말 기가 찰 답변을 내놓고 있다. 그럼 40년 후에는 지하수가 고갈되어도 괜찮다는 말처럼 들린다.

최근 생수 업체에서 취수량 증가 가허가를 경남도에 신청했다고 한다. 취수원 확보 대책이라고 하는데, 기존의 취수공에서는 물이 고갈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지하암반수가 풍부한 다른 곳에 구멍을 뚫어 물을 뽑아 쓰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저기 구멍이 숭숭 뚫려 물이 뽑혀나가는 지리산이 시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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