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송이 건강에 좋다고 해서 심었는데 기르는 재미가 쏠쏠해요.”

이제 막 도시농부학교 주말 교육에 참여한 나는 선배 농부들의 경험담이 재미있었다. 도시농부 전문가가 되고자 교육을 신청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었다.

이웃의 추천으로 사단법인 도시농업포럼경기지회에서 주관하는 ‘도시농부학교’의 교육생이 되었다. 도시농부학교에는 흙을 좋아하고 식물 키우기에 관심이 있는 파주시와 고양시의 시민들이 모였다. 이미 텃밭을 일구고 있는 도시 농부들도 여럿 있었다. 선도농업 현장 방문은 매번 새로운 시설을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건강식으로 관심을 끄는 흰점박이 꽃무지애벌레인 굼벵이를 시식을 해 본건 짜릿한 경험이었다. 큰 덩치에 호기심 많은 눈을 가진 타조는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게도 했다.

도시농업 전문가는 인증기관에서 실기와 이론 교육 80시간을 이수한 후 국가시험을 통해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을 받는다. 누구나 전문성 있는 교육을 받은 후 도시농업 공동체 텃밭을 운영지원하거나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프론티어, 즉 도시농업활동가가 되어 경제활동도 할 수 있다. 또한 취약계층들과 함께 하는 복지 텃밭 교육은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의 방향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국가시험을 치러야 하는 부담감과 매번 장소를 옮겨가며 교육을 받아야 하는 불편함은 내 먹거리 채소를 직접 심고 가꾸고자 하는 의지로 감당할 수 있었다.

콩밭 김매기는 노동이라기보다 즐거운 놀이였다. 밭고랑엔 실하게 자란 쇠비름이 지천이었다. “잡초는 악마여.” 하며 호미질을 하던 어느 촌로의 모습을 떠올리며 쇠비름을 한 아름 뽑아 안았다. 머릿속에 이미 약초로 자리 잡은 쇠비름은 한동안 라면과 된장찌개의 싱싱한 재료가 되어주었다.

교육 중간중간 강사의 돌발 퀴즈가 날아오기도 했다. 상품은 배추 씨앗 두 봉지. 예전 같았으면 땅 한 평 없는 내게 쓸데없는 것이었겠지만 공동체를 만들어 텃밭을 꾸민 후라 시기에 맞게 배추 모종을 야무지게 키워 밭에 심을 수 있었다.

농기계를 타고 밭을 직접 갈아보며 기계와 소음의 두려움도 극복할 수 있었다.

장미꽃이 만개한 6월에 시작한 교육은 9월이 돼서야 마칠 수 있었다. 모든 교육과정을 끝낸 후엔 팜파티를 열어 서로의 농작물을 교환하고 그동안의 노고를 다독이는 시간을 가졌다. 게릴라정원꾸미기 프로젝트로 장월평천 주변에 심은 꽃모종이 이젠 흐드러지게 꽃을 피워 배추밭 김매기를 갈 때마다 보는 즐거움이 크다.

먹거리 채소뿐만 아니라 반려 식물이 궁금하거나 흙을 만지며 살고 싶다면 도시농부 교육에 참여해 보라. 벌써부터 내년 텃밭 작물을 고민하는 나는 도시농부다.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농축산기술경기협회 윤경진 ilexcorn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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