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성 칼럼니스트
권재성 칼럼니스트

[한국농어촌방송/경남=권재성 칼럼니스트] 나라 전체가 ‘조국’에 빠져 헤매고 있을 때 세계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두 가지입니다. 극단 무슬림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의 최대공로자 쿠르드족이 터키의 공격을 받아 죽음으로 내몰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난 10월 23~24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개최된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은 한국이 50억 달러(약 6조원) 가량을 분담해야 한다고 요구 하였습니다. 취임 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매년 70조원의 방위비분담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동맹의 등에 비수를 꽂은 미국의 배신에 대하여 미국 내에서조차 비난이 쏟아질 때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은 오직 중대한 국가적 이익이 걸려 있을 때”만 싸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두 장면은 군대도 가본 적이 없는 자들이 ‘복음’처럼 받드는 ‘동맹’에 대해, 북한 비핵화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첫째,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얼마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가? 북한 핵무기와 남한의 생존이 직결되어 있다면 국가 예산의 100%라도 투자하여 국방비를 늘리고, 전쟁을 준비하고, 선제공격이라도 하여 핵무기를 제거해야 합니다. 당신은 지금 당장 전쟁을 하는 데 찬성합니까?

둘째, 전쟁하기 싫다면 북한의 핵무기폐기에 얼마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가? 미국의 트럼프가 당장 전쟁할 것처럼 협박하고, 경제제재를 가한다고 김정은 위원장이 ‘어이쿠 무서워’하면서 핵무기를 폐기할까요? 참으로 순진한 생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습니까? 수백만 명이 굶어 죽어가면서도 이를 악물고 개발한 것이 핵무기고, ICBM 미사일입니다. 북한 인민의 목숨과 바꾼 ‘절대반지’인데 설마 그렇게 쉽게 내주겠습니까?

셋째, 우리는 ‘주한미군 주둔비’로 얼마까지 지불할 의사가 있는가? 한미동맹이 우리의 생존에 직결되어 있다면 그 어떤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미군 바짓가랑이를 잡고 매달려야겠지요. 매년 70조 원이고, 100조 원이고 지불할 의사가 있나요? 도대체 얼마까지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요?

이 물음에 대한 내 생각은 이러합니다. 첫째, 북한의 핵무기나 ICBM은 우리나라 국민의 생존과 당장 직결된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몇 십 기가 넘는 핵무기가 북한에 있어도 우리가 사는 데 큰 지장이 없잖습니까? 북한 핵무기와 ICBM이 두려운 것은 미국과 일본입니다. 특히 일본이 가장 두려워합니다. 개가 짖는 것은 두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CVID가 아니라 핵동결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핵동결의 대가로 ‘남·북·미 불가침조약’과 ‘평화협정’을 맺어 북한체제를 인정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둘째, 핵무기 폐기에 돈을 쏟아 부을 것이 아니라 남북경협에 돈을 투자해야 합니다. 북한에 철도를 깔고, 고속도로를 놓고, 전력망을 정비하며, 북한을 통과하는 한·러 가스관건설사업에 돈을 쓴다면 남한경제는 선순환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공사는 결국 남한의 건설회사가 할 수밖에 없는바 섬에 갇힌 남한 자본이 유라시아대륙으로 뻗어 나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판 ‘뉴딜정책’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언제까지 미국에 매달릴 수 있겠습니까? 광화문광장에서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아무리 흔들어도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과 배치될 때 과감히 떠날 것입니다. 주한미군은 대중국 억지책이자 전진기지일 뿐입니다. 남한국민이 좋아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미군에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주한미군 철수’와 ‘주한미군 기지사용료’를 요구할 수 있는 실력과 배짱, 용기를 가져야겠습니다. 자주국방만이 우리가 살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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