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연 더불어민주당 진주시(을) 지역위원장
서소연 더불어민주당 진주시(을) 지역위원장

[한국농어촌방송/경남=서소연 더불어민주당 진주시(을) 지역위원장] 겨울의 길목인 입동도 지났다. 밤 기온은 차고 거센 바람이 세차다. 따끈따끈한 아랫목이 그립다. 지난 11월 9일, ‘촛불혁명’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임기는 절반을 넘었다. ‘조국사태’의 여파는 엄청나다. 조국사태에서 보듯 교육문제, 입시제도에서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난제다. 10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대입제도 개편 방향을 밝히며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언급했다. 즉 일반 국민들이 가장 공정하다고 여기는 수능 전형을 늘리겠다는 것이지만, 정시확대가 평등, 공정, 정의 실현으로 귀결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최선의 수비는 공격인가. 자유한국당은 총체적 폐정이라며 매섭게 문재인 정부를 몰아붙인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2년 반은 대한민국의 시계가 거꾸로 가는 시간, 대한민국의 국운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시간”이라 했다. 턱없는 말씀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빚더미 예산, 정권 이익 예산, 소모성 예산을 걷어내기 위한 예산심사 투쟁”을 예고한다. 다른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이상은 높았지만 실력은 없다며 뜬구름 잡는 정부가 되지 말라고 경고한다.

나는 야당의 이러한 얄팍한 말장난에 동의하지 않는다. 찬바람과 함께 진행되는 정치상황을 보며 나는 3년 전 겨울, 촛불혁명을 다시 생각한다. 촛불혁명은 왜 박근혜정권을 몰락시키고 문재인정부를 세웠는지를 생각한다. 문재인정부는 촛불혁명이 만든 정권이다. 촛불 이전의 정권과는 분명히 달라야 했다. 문재인정부는 지난 2년 반 동안 우리 사회의 적폐청산을 위해 노력했다. 그만큼 반대세력의 반발은 거세다. 시국은 어지럽고 혼란스럽다. 남과 북의 평화와 협력을 위해 문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하고 백두산을 올랐지만 기대한 만큼의 성과는 아직 없다. 이런 중에 미국은 6조원 이상의 군사비 증액을 요구하니 밉살스럽다. 최저임금 인상, 검찰개혁 등 산적한 문제는 칼로 무를 자르듯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2년 반 전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가 우리의 맘을 얼마나 흔들었던가. 많은 이들이 이 말에 공감하며 희망을 꿈꾸지 않았던가. 하지만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 그 실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사실은 지금의 국회는 촛불혁명 이전에 구성되었다. 이 국회가 연출하는 정치는 꼴불견이다. 촛불혁명의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지 못하고 있다. 혹자의 말대로 ‘고장난 정치’다. 이 고장난 정치가 민생과 경제의 발목을 붙들고 있다. 혁명에 걸맞는 변화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촛불혁명은 이런 정치를 이제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13일 전태일 분신 49주기 때 대통령의 말씀이 마음에 꽂힌다. “평화시장, 열악한 다락방 작업실에서의 노동과 어린 여공들의 배를 채우던 붕어빵을 생각한다. 아직도 우리가 일군 성장의 크기만큼 차별과 격차를 줄이지 못해 아쉽다.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모두가 공정한 사회로 열사의 뜻을 계승하겠다”고. 그렇다. 차별과 격차를 줄여야 한다.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모두가 공정한 사회가 되게 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촛불이후의 정치가 해야 할 책무이다. 이러한 정치를 사회주의로의 전환이라고 몰아붙이는 고장난 시계 같은 분들은 어쩔 수 없다. 무책임한 색깔론에는 그냥 무대응이다. 점점 거세지는 찬바람, 이 추위를 촛불혁명의 온기로 버티며 나는 봄과 함께 올 대한민국의 희망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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