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수 전문위원 칼럼

자료사진. 할리데이비슨코리아 제공.
자료사진. 할리데이비슨코리아 제공.

[한국농어촌방송/교통뉴스 = 유정수 전문위원/민준식 기자]

1. 오토바이는 도로교통법에 2륜차로 분류하고 있다.

2. 전 세계 OECD국가 중 2륜차가 고속도로에 진입하지 못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

3. 우리나라 전체 산업이 세계 일류수준으로 가고 있는데 오토바이 산업만 뒷걸음 하고 있다.

4. 국민은 누구나 행복추구권이 있고, 국가 기간시설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

위에 네 가지를 전제로 오토바이 고속도로 진입허용을 논한다.

우리 사회에서 오토바이 고속도로 통행을 허용해야 한다고 하면 누구나 “위험해, 말도 안 돼”라고 한다. “전 세계에 오토바이가 고속도로 못 들어가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어”라고 하면 “그래? 그래도 위험해서 안 되지.”라고 한다. 오토바이에 대한 선입견은 대부분이 “위험”이다.

수영 못하는 사람은 시냇물도 위험하게 느끼지만 누구는 바다에 나가 스쿠버, 수영, 다이빙, 요트를 즐기면서 전혀 위험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자동차 운전은 위험하지 않은가? 고속도로에서 100km/h주행은 정상적인 운전자에게는 졸릴 수 있는 속도지만, 초보에게는 위험을 느낄 수 있는 속도일 수도 있다.

이렇게 추상적이고 상대적인 단어, “위험”이란 단어 하나에 오토바이가 고속도로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 통계는 차량과 오토바이 대수를 기준한 사고율은 오토바이가 낮다.

일반적으로 “오토바이”하면 바로 배달통오토바이나 청소년폭주족을 연상한다. 시끄럽고 난폭하고 무질서하고 위험하고.... 이것이 오토바이에 대한 이미지이다.

그러나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 중 이런 부류는 극히 일부분에 해당하며, 이런 오토바이를 전체 오토바이를 보는 기준으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고속도로 오토바이 통행은 무차별로 허용하는 것이 아니고 300cc급 이상, 소형면허증 소지자 등의 기준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므로 짜장면 배달통 오토바이까지 고속도로에 진입한다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일반적으로 오토바이가 위험하다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오토바이 운전자가 가장 위험하게 느끼는 상대는 바로 자동차다. 무개념 운전으로 차선변경을 한다거나 불법유턴을 하는 차량은 오토바이의 천적이라고 한다. 실제로 오토바이 사고는 대부분 이런 차량과 일어난다. 그리고 자동차 운전자는 “못 봤다, 안 보였다” 등으로 변명한다.

오토바이가 자동차 전용도로에 들어가지 못하게 함으로써 오토바이는 더 위험에 노출된다. 예를 들어 강남에서 일산으로 이동한다면 강변도로를 이용해서 40km 정도 이동하면 되지만, 자동차 전용도로를 타지 못하기 때문에 일반도로를 빙빙 돌아서 50km를 가게 된다.

결국 도로교통법이 오토바이운전자를 10km 더 운전하게 함으로써 그만큼 위험에 노출되게 하고 그만큼 시간적, 경제적 손해를 보게 만들고 있다.

일반도로가 위험하다는 것은 실제 오토바이 사고가 대부분 신호근처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거리에서 차량과 오토바이 사고가 일어나면 “차량사고 났다”고 하지 않고 “오토바이 가 사고났어”라고 한다. 얼마나 편협한 표현이고 사고방식인가?

큰 오토바이일수록 차선을 따라 운전하게 된다. 차량과 같은 방법으로 운전하게 된다는 것이다. 큰 오토바이는 차량 사이를 왔다 갔다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까지 고속도로에 오토바이 통행을 막는 것은 위헌이 아니다. 라는 판결을 내린 것은 아주 시대에 맞지 않은 판결이다.

헌재 판사 중, 할리데이비슨오토바이 문화를 아는 사람이 있는지 묻고 싶을 뿐이다. 결국 위험하다는 판단이고, 관리가 귀찮은 경찰청의 조언을 듣는 수준에서 내린 결론이다.

125cc 이상 오토바이 면허는 소형자동차면허증이다. 소형면허증 합격률은 10%도 안 된다.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소형면허 소지자들은 거의 사고를 내지 않고 있다. 이런 통계조차 없이 무조건 고속도로 지입을 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70-80년대 우리나라 오토바이 산업은 상당한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명맥만 유지할 정도로 쇠락했다. 현재는 대만산 오토바이가 주류를 이루고 고급오토바이는 대부분 일산, 미국산, 유럽산이다. 가격도 차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 오토바이산업이 쇠락 이유는 오토바이가 자동차전용도로를 들어가지 못함으로 불편을 느낀 국민들이 오토바이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오토바이 생산회사들도 꾸준히 자동차전용도로 통행을 허용해달라는 노력을 했지만, 정부 당국자들은 그 소리를 외면해왔다.

유럽은 왜 오토바이 고속도로 진입을 허용하는가? 허용이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막은 적이 없었다. 유럽인이나 일본인들이 국내에 들어와 오토바이여행을 하면서 고속도로 통행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한다.

자동차와 같은 통행요금을 내는데 쓸데없이 장난삼아 고속도로 진입하는 오토바이는 없을 것이다. 일본은 왜 고속도로진입을 허용하고 있을까? 왜 일본 오토바이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을까?

김학용 국회의원이 오토바이 고속도로 통행에 대한 발의를 했다고 한다. 무작정 반대도, 무작정 찬성도 안 될 것이다. 위험이란 감성적 판단으로 결정해서도 안 된다. 소형면허 300cc 이상 오토바이 사고율이 어떤가? 라는 통계에 의해 고속도로 통행허용 유무를 다루어야 한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오토바이를 받아들여야한다. 차는 위험하다, 오토바이도 위험하다. 차는 위험하지 않다, 오토바이도 위험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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