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한국농어촌방송/경남=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중국 우한(武汉)이 최근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유는 2020년 1월부터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정식명칭 코로나19 때문이다. 우한에서 최초 발병한 코로나19는 급속히 확산되어 상당한 우한 주민들을 희생시켰고 중국을 넘어 세계를 바이러스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우한은 중국 후베이(湖北)성의 성도로 중국 중부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이다. 후베이는 창장(長江) 하류의 거대한 호수인 둥팅호(洞庭湖)의 북쪽에 있다고 하여 호북으로 명명되었다. 우한은 징한 평원의 동부인 창장과 한수이(漢水)가 합류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우창(武昌), 한커우(漢口), 한양(漢陽) 세 개의 도시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때문에 우창의 앞 글자 ‘우’와 한커우, 한양의 첫 글자 ‘한’을 따서 우한으로 명명되었다. 우한은 중국 중부의 아홉 개 주요 철도와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교통핵심지역이다.

교통이 편리해 우한에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몰려 있다. 충칭, 창춘, 상하이와 함께 중국 4대 자동차 생산 메카로 불린다. 우한의 2019년 GDP는 약 1조7000억 위안(약 288조원)으로 이 가운데 4분의 1을 자동차 산업이 만들고 있다. 중국 3대 자동차 기업인 둥펑(東風)자동차 본사가 소재한 곳이 우한이다. 둥펑자동차의 지난해 판매량은 360만대로 상하이자동차에 이어 중국 내 2위였다. 둥펑 이외에도 르노, 혼다, 푸조, GM 등의 자동차 공장이 우한에 있다.

우한은 대한민국 무장독립운동의 성지이기도 하다. 1938년 의열단장인 약산 김원봉이 무장독립부대인 조선의용대를 창설한 곳이다. 조선의용대는 후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예하 광복군과 중국공산당과 함께 항일투쟁을 벌인 사회주의 계열의 조선의용군으로 나뉘어져 조선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였다.

올해 초 우한에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한 것을 가장 먼저 알린 사람은 안과의사인 리원량(李文亮)이었다. 리원량은 1986년 중국 랴오닝성 진저우시에서 태어났다. 2004년 우한대학에 입학하여 7년 동안 의학을 공부했다. 의사 자격을 얻은 후 샤먼에서 3년간 근무한 후, 2014년 우한으로 돌아와 우한시중심병원에서 안과 의사로 근무하였다.

2019년 12월 30일, 리원량은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양성 반응을 보이는 환자 보고서를 보았다. 그리고 17시 43분, 카톡방과 유사한 위챗 의대 동급생들의 그룹에 “우한 화난수산물도매시장에서 7건의 사스 확진 환자가 있다‘고 올렸다. 아울러 그는 보고서와 환자의 CT촬영 결과도 올렸다. 18시 42분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은 확인되었고, 바이러스의 아형 분석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이고,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리원량이 위챗 그룹에 올린 글은 이름이 드러난 채로 인터넷에 올라왔다. 동료 의사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대책을 세우기 위해 올린 것이다. 그러자 이 소식은 중국 인터넷에 급속히 전파됐고, 우한 위생건강위원위는 뒤늦게 ‘원인불명’의 집단 폐렴 감염 소식을 발표했다.

2020년 1월 3일, 우한 공안국은 ‘인터넷에 부정적 발언을 올렸다’는 이유로 그를 소환하였고 그의 친구 7명과 함께 허위사실을 유포하였다는 혐의로 경고하고 훈계서에 서명하도록 했다. 훈계서에는 ‘불법 행위를 계속할 경우 법률 제재를 받는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세상에 처음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출현을 알림 리원량은 1월 8일, 병원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보다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1월 10일에 열이 나고 기침을 시작했으며, 곧 악화되었다. 1월 12일, 그는 격리되어 집중치료실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진단키트가 없었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확진은 2월 1일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그는 2월 6일 3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중국정부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를 우한폐렴으로 부르는 것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무한폐렴을 코로나19로 불러 달라고 한다. 무한폐렴으로 부르던 코로나19로 부르던 중국 우한은 리원량의 보고를 공권력으로 짓밟은 대가를 혹독히 치르고 있다. 공권력으로 자유로운 언로를 막은 사회의 폐해를 2020년 중국정부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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