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진주교회(평안동) 담임목사
김기덕 진주교회(평안동) 담임목사

학창시절에 제일 힘든 과목이 있었다면 수학이 아닐까 싶다. 지금 생각해보면 수학개념이해를 못했다는 생각에 다시 도전한다면 그 원리와 공식, 그리고 응용을 다시 제대로 해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생긴다. 어떤 사람은 수학처럼 분명하고 간단한 과목이 없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수학처럼 난해한 과목도 없다고 한다. 신앙생활은 수학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수학은 두 단계를 거친다. 첫째는 공식과 원리를 깨닫는 것이다. 둘째는 깨달은 것을 응용하고 적용하는 것이다. 선생님께서 강의 중에 공식을 설명하고 예제를 풀어줄 때가 중요하다. 그 때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공식을 깨닫도록 도와준다. 쉽게 풀이를 해주면서 그 풀이과정을 직접 손으로 써 주시고 그 다음에는 학생이 풀어간다. 사회 과목은 암기하면 답을 쓸 수 있지만 수학은 교과서의 문제와 똑같이 출제되지 않기에 많은 문제를 푸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의 형태와 내용이 전혀 다르게 출제되기 때문에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 문제를 응용화하지 못하면 문제를 풀 수 없다.

신앙도 이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영적 원리를 깨달아야 한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비유를 말씀하시고 이 모든 것을 깨달았는지를 다시 물으셨다. 마치 수학 선생님이 공식 설명과 예제 풀이를 마친 후 학생들에게 알겠냐고 물어보시는 것과 같다. 그 때 예수님의 제자들은 영적 원리를 깨닫게 되었다. 사실 영적 원리를 깨닫는 것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성경을 안다는 것은 득도(得道)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노력으로 성경탐독을 한다고 해서 하나님을 아는 것이 아니다. 신약성경 에베소서를 보면, “지혜와 계시의 정신”을 주셔야 진리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성경은 영적 진리를 깨닫는 것이 우리의 지각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전적인 하나님의 도우심이다. 그런데 성경은 깨닫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그 깨달은 것을 삶에 적용시키는 것을 중요시한다. 오늘날 몇 몇 그리스도인들이 깨닫기는 깨달았는데 그것을 삶에 적용시키지 못해 믿음의 궤도를 이탈되는 분들이 많다. 한마디로 공식을 깨달았으면 응용하고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앙은 신앙연수나 직분에 국한되지 않는다. 살아가는 과정에서 어떻게 살아가는가가 중요하다.

인생은 수학문제 풀이와 같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많은 현실의 문제들에 봉착할 때, 자신의 경험과 자신이 스스로 깨달은 원리로 풀어가려고 할 때가 많다. 그렇지만 성도는 하늘의 원리로 살아간다. 그런데 스스로 깨닫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들음으로 그 원리를 얻게 된다. 깨달은 영적 원리를 적용하여 인생을 풀어나가는 것이 지혜이다.


예수님은 영적원리를 깨달은 사람들에게 새 것과 옛 것을 곳간에서 내오는 집주인이 될 것을 요구하셨다. 이 말씀은 한마디로 공식을 깨달았으면 응용하고 적용하라는 말씀이었다. 사람들은 곳간에 곡식을 쌓아 놓는다. 묵은 곡식도 있고, 새 곡식도 있다. 콩도 있고, 팥도 있고 쌀도 있다. 주인은 필요한 대로 껴내다가 밥을 지어먹고, 남도 대접한다. 곳간은 마음을 상징한다. 마음속에 새 것과 옛 것, 전통적인 설명대로 구약의 말씀과 신약의 말씀을 쌓아놓고 현실생활에서 필요할 때마다 그 말씀을 꺼내 먹으라는 말씀을 하신 것이다. 문제는 마음속에 말씀의 곡식들을 쌓아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곡식을 살 때 당장 먹을 것만 사지 않는다. 쌓아놓고 필요한 대로 꺼내 먹는다. 마찬가지로 당장 내게 필요한 말씀이 아닌 듯이 보여도, 마음의 곳간에 쌓아야 한다. 부지런히 마음의 창고에 하나님의 말씀을 쌓아 놓아야 한다. 그리고 인생의 문제가 우리 앞에 출제 될 때마다, 그 문제들을 말씀으로 풀어가야 한다. 그래서 “아브라함이 믿음으로 이겼으니, 나도 믿음으로 이기리라”고 적용해야 한다. 성경에 나오는 영적 공식들만 잘 저장해두어도 앞으로의 삶에 어떤 문제든지 두렵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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