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방송/경남] 진주시가 비거테마 공원을 만든다고 한다. 진주시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망진산 일원에 1,270억 원을 들여 비거테마 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비거는 일종의 비행기로 임진왜란 때 진주성 싸움에서 사용되었다는 것이 일부 문헌에 나온다는 게 진주시의 주장이다. 그런데 이 같은 진주시의 주장은 역사적으로 검증된 사실이 아니다. 사실이 이렇다 보니 진주시의회에서도 진주시의 비거테마공원 추진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선 상황이다.

진주시는 소설이나 민간설화 등에 나오는 얘기도 콘텐츠로 만들어 관광자원화 하는데 비거 테마 공원을 만드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고 억울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다르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남원의 춘향이나 하동의 최 참판 댁은 역사적 사실이 아니다. 그래도 그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그곳을 찾는 사람들은 춘향이나 최 참판 댁이 모두다 허구에 의해 구성된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진주시가 추진하는 비거는 “임진왜란의 비밀병기”라든지, “진주대첩에서 사용되었다”든지 아직 검증되지 않는 주장들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또 비거를 소재로 한 소설이나 드라마 등, 일반이 허구로 인식하지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도 아니고 지방자치단체인 진주시가 나서서 비거테마 공원을 만든다면 사람들은 이를 역사적 사실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100년 쯤 지나면 “임진왜란 때 진주성 싸움에서 조선군이 비행기를 사용해 왜군을 격퇴 했다더라.”는 말이 역사적 사실로 인식될 수도 있다.

있는 역사적 사실을 비트는 것도 역사왜곡이지만 없는 역사적 사실을 만드는 것도 역사왜곡이다. 우리는 관광활성화를 하겠다는 진주시의 충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역사왜곡까지 해 가면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주시의 재검토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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