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방송/경남] 민주당을 배신하고 통합당으로 배를 갈아탄 이상영 진주시의원이 결국 의장직을 거머쥐었다.

철새정치인은 안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통합당 당원들의 이상영 반대 기자회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통합당 계열 11명의 시의원이 똘똘 뭉쳐 전무후무한 철새정치인이란 비판을 받는 이상영 의장을 만들어냈다. 남명 조식선생의 경의사상이 면면히 흐르고 충효의 도시라 자부하는 진주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번 이상영 의장선출로 통합당은 일견 승리한 듯이 보인다. 그러나 이 일은 두고두고 통합당 소속 시의원 자신들은 물론이고 이를 방치한 국회의원 등 진주지역 통합당 정치인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3선으로 통합당 중진의원이 된 박대출 국회의원에게 이 사안은 주홍글씨로 그의 가슴에 새겨질 것이다. 박 의원은 현재 국회에서 민주당의 독주를 막는 중요한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박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국회에서의 민주당 독주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통합당의 독주를 허용, 또는 방관했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그런 그가 중앙에서 민주당의 독주를 무슨 명목으로 비판할지 두고 볼 일이다. 우리는 박대출의 휘하 시의원들인 박성도, 조현신, 강묘영, 정재욱, 황진선 등이 자신들의 수장 등에 비수를 꼽았다는 생각이다.

이번 사건은 초선인 강민국 국회의원에게도 큰 부담이 될 것이다. 강 의원은 새 정치와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화려하게 초선 국회의원이 됐다. 그런데 강 의원은 자신을 어려운 여건에서도 2번이나 도의원 공천을 줘, 정치의 기반을 마련해 준 김재경 전 의원을 배신했다는 일각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배신의 아이콘이 된 이상영이 의장이 됨으로써 진주지역정치권에서 잊혀져가고 있던 강민국의 배신을 다시 불러냈다. “강민국이 새 정치?, 배신이 새정치냐?.” 배신자 이상영의 등장으로 인해 강민국이 원조 배신자로 소환되고 있다. 강민국의 새 정치는 이상영의 등장으로 배신이 화두가 돼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

강민국에 이어 배신자 이상영이 진주에서 감투를 쓰게 됨으로써 진주 정치에 있어 이제 그 누구도 신의나 원칙을 주장하기가 어렵게 됐다. 배신자가 잘 되는 막가는 진주를 지역 정치인들이 앞장서 잘(?) 만들어 가고 있다.

박대출이나 강민국은 억울하다고 말할 것이다. 시의회 일이라 자신들은 간여할 수 없다거나 몰랐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택도 없다’는 말은 이럴 때 쓴다. 현재 진주시의회는 통합당 계열 11명, 민주당 계열 10명이다. 통합당 소속 시의원 중 한 명만이라도 이상영은 안된다고 했다면 이상영 의장 당선을 저지할 수 있는 구조이다.

박대출과 강민국이 적어도 시의원 한 명 정도에게는 자신의 뜻을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자신이 믿는 시의원에게 “이상영이 의장이 되는 건 정도가 아니다. 아무리 민주당을 탈당할 때 약속이나 그 무슨 속사정이 있어도 이상영은 곤란하다.”라고 했어야 한다. 그랬다면 통합당 소속 시의원 한명이 아니라 시의원 모두가 이상영 의장을 반대했을 것이라는 게 우리가 보는 진주지역정치의 권력구조이다. 그런데 박대출과 강민국은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 이제 일은 벌어졌고 그에 대한 책임 역시 이제 두 사람이 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박대출의 내로남불과 이상영과 강민국의 배신을 앞으로 두고두고 언급하며 기록해 후세의 교훈으로 삼을 것이다.

이날 이상영은 의장 당선 후 인사말에서 “(시의원간, 시와 시의회간) 상호조정을 원만히 해서 시의회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잠꼬대 같은 소리’하고 있다.

이상영이 당선되자 바로 민주당은 의원 전원은 본회의에 불참하며 시의회를 보이콧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배신자 이상영 때문이다. 이상영 자신으로 인해 진주시의회가 파행을 면하지 못하게 됐는데 무슨 시의회 위상제고이며 상호조정이 가능하겠는가.

이상영이 유발한 진주시의회에서의 소란으로 인해 앞으로 착한 진주시민들만 무더위에 잠 못 자고 피곤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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