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욕심은
화를 데려오기도 하지만
적당한 욕심은
힘을 갖게 만든다

정숙자 문학박사
정숙자 문학박사

[한국농어촌방송/경남=정숙자 문학박사] 나는 어제와 같은 오늘을 맞이한다. 어제와 같은 태양이 대지의 어둠을 밀어내고 창가에 빛을 비춰주면 일어나 어제와 다른 오늘을 기대하며 하루의 문을 연다. 어제의 공기와 다를 바가 없으며, 어제의 바람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에는 결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어제와 같지만 사실 어제와 너무 다른 오늘을 산다. 오늘도 누군가의 삶은 살아있지 못하고 또는 그 갈림길에서 오직 살아남기를 바라고 있을 것임을 안다. 그래서 어제 같은 오늘이지만 오늘을 소중하게 보내고자 한다. 허투루 낭비하지 않고 때로는 웃기도 하고 때로는 행복한 순간이 있어 잠시 겁을 내는 순간이 있어도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살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모두들 오늘을 잘 지내기를 바란다.

우리는 스스로 주문을 건다.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면 그 주문은 더욱 절실해진다. 나는 사는 동안 대체로 무난한 삶이었다. 큰 파도를 넘기면 잔잔하고 평온한 바다가 있었고, 그것으로 큰 파도의 험난함은 잊어버릴 수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겪을 일을 나도 겪는 것뿐이라고 생각하고 더 힘든 일이 생기지 않았음에 감사하고 살았다. 주어진 삶을 살았고 그래서 후회는 별로 없다. 나름 최선의 방법으로 세상에서 어울리며 살아온 내가 대견스럽기도 하다. 내 인생이 왜 그럴까? 하고 치열하게 고민도 하고 방황도 하며 견디며 버텨서 이제 이렇게 나이를 먹고 보니 그렇게 대단한 일도 또 그렇게 사소한 일도 없어 보인다. 내가 갖고자 하는 일이 생기면 욕심이 생긴다. 현재의 삶을 유지하고 미래를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힘이 이 욕심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지나친 욕심은 화를 데려오기도 하지만 적당한 욕심은 힘을 갖게 만든다. 사는 이유와 살아가는 이유를 만들어 방법을 찾고 힘을 보태어 준다.

명절을 지난 오늘은 평온한 날이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않았고 내 마음은 조금만 상처받았다. 어제 그 전날보다 어제가 나았고 오늘은 어제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어제보다 발전된 날이었고 어제 느끼지 못하고 생각지 못한 일을 오늘은 기억했고, 오늘은 친구가 보내준 차도 한 잔 마셨다. 크게 당황스러운 일도 없이 지나가고 요란스럽도록 시끄럽지도 않고 차분하게 오늘을 살았다. 나는 오늘 같은 내일이 있기를 바란다. 분주하게 시작할 내일 중에 나의 시간이 있다면 더 없이 나은 하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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