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음악인 5명으로 구성
서울비르투오지콰르텟과 콜라보 공연
'그대를 향한 위로'를 선물한 연주

사랑나무앙상블이 '그대를 향한 위로' 연주를 마치고 장인숙 대표의 감사의 인사(사진=박문근)
사랑나무앙상블이 '그대를 향한 위로' 연주를 마치고 한국예문화원 장인숙 대표가 감사의 인사를 했다(사진=박문근)

[소비자TV·한국농어촌방송/전주=박문근 기자] 발달장애를 가진 음악인 5명이 피아노 5중주 연주단체를 결성하고 조그마한 사랑나무 한그루를 심고 1년여 시간동안 가꾸며 혼신을 다하여 그 열매를 맺었다.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했던 날, ‘사랑나무앙상블’의 이름으로 서는 첫 무대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지난 21일 열렸다.

발달장애를 가졌으나 음악으로 장애를 극복해 가는 사랑나무앙상블과 대한민국 최정상의 단원들로 구성된 서울비르투오지콰르텟이 콜라보레이션으로 준비된 곡들이 연주될 때마다 음악의 완숙함이 더해졌으며 앞으로 사랑나무앙상블이 지향해야 할 음악적 과제를 던져주는 꿈같은 무대를 만들었다.

첫 무대를 꾸민 사랑나무앙상블과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이 함께한 비발디 사계중 ‘겨울 1악장’은 겨울을 암시하는 빠른 패시지에도 불구하고 그 리듬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잘 마무리했다.

이어 사랑나무앙상블 단원과 비르투오지 단원들이 꾸민 콜라보 연주는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어뜨린 멋진 연주였다. 사랑나무앙상블의 리더인 피아노 송현종과 비르투오지 바이올린 송지원, 그리고 소중연 음악감독이 함께한 베토벤의 소나타 8번의 ‘아다지오 칸타빌레’는 단순하면서도 간결한 순수의 하모니로 이끌어낸 음악적인 감동은 사랑나무앙상블의 미래가 기대되는 연주였다.

소프라노 이은희와 바리톤 서동민은 ‘강 건너 봄이 오듯’과 ‘남촌’을 불러 엄동설한의 인고를 통해 피어난 인동초의 꽃향기처럼 새로운 봄날을 기다려온 사랑나무앙상블 단원들에게 따스한 봄바람으로 용기를 북돋아 주는 듯 훈훈한 연주였다.

연주를 할 때 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연주해 왔던 단원들이 오늘 무대만큼은 자신들만의 의지로 연주하는 홀로서기의 시작이었으며 대견함으로 가슴 뭉클한 음악을 만들어 냈다. 가슴 졸이며 무대를 지켜보던 가족들은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과 쇼스타코비치의 왈츠곡을 훌륭하게 연주를 마무리하자 환호와 힘찬 박수로 그들을 격려했다.

사랑나무앙상블과 비르투오지콰르텟이 함께 연주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의 왈츠를 연주할 때는 활을 쓰는 연주기법을 하나도 실수하지 않고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연주 모습에는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동안 단원들이 얼마나 많은 연습과 고된 훈련과정을 견뎌 왔을까 하는 생각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바이올린 김성민 단원의 어머니인 메조 소프라노 장인숙(한국예문화원 대표)이 함께한 연주는 더욱 가슴 뭉클한 순간이었다. 프랑크 곡 ‘생명의 양식’을 부르는 그의 표정에서 이 단체를 이끌어온 그의 열정과 사랑하는 마음, 향후 이들에게 당당한 음악가로 자생하는 삶의 의지를 심어줄 의미 있는 노래라고 생각되어지는 선곡이었다.

무대를 향한 기다림의 긴 시간의 터널을 빠져나온 사랑나무앙상블 단원들의 오늘 연주는 기성 음악가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음악회장을 감동의 하모니로 가득 채우기에 충분했다.

코로나19로 지쳐있을 많은 사람들에게 ‘그대를 향한 위로’의 음악회를 선물한 사랑나무앙상블은 오늘의 연주를 시작으로 발달장애인 음악가라는 편견을 벗어내고 장애인식개선과 전문 음악가로 살아가는 당당한 걸음이길 기대하고 앞으로 이들을 오랫동안 지켜보리라 다짐하며 다섯명의 이름을 가슴속에 다시 새기었다.

연주를 끝낸 피아노 송현종씨는 "오늘의 연주는 우리 단원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었어요. 연습할 때마다 힘들고 어려웠는데 소중연 음악감독님께서 저희들을 잘 가르쳐 주셨고, 눈물을 삼키며 뒷바라지 해 주신 부모님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더 자신있게 음악을 준비해서 멋진 연주자가 되겠습니다."라며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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