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
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

[한국농어촌방송/경남=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귀농·귀촌 종합센터는 2021년 3월 19일 ‘농촌에서 살아보기 서비스’를 오픈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귀농과 귀촌에 관심이 있고 이주를 고려 중인 도시민이 전국 83개 마을 가운데 연간 최대 2곳을 선택하여 최단 1개월에서 최장 6개월까지 생활해보는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시골에 살고 싶다는 욕망이 강해졌다. 그래서 지난 2년간 열심히 귀농 교육을 받아 130시간 이수하였다. 서울에서 성장했고 시골에 연고가 없어 귀농 교육을 받았으나 어디로 정착할지 정하지 못하던 차에 나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난 것 같아 무척 반갑다. 귀농 교육을 받으며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다. 전남 무안, 충남 태안, 강원 홍천, 경남 함안 등등이다. 그러나 교육 시간이 짧아 그 지역의 특화된 작물과 농지의 취득까지 파악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아무 지역으로 달려가기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 기회를 통해 차분히 귀농 계획을 구체적 수립해야겠다. 그런데 시작부터 문제가 생겨난다. 귀농체험을 제공하겠다는 전국의 83개 마을이 모두 마음에 든다. 올해 살아볼 마을 2곳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고민하다 묘안을 찾았다. 우선 내일 아침 출발해 전국의 83개 마을을 돌아보기로 했다. 우선 지형을 살피고 가장 마음이 가는 곳 두 군데를 선택해 ‘농촌에서 살아보기’를 경험해 보려 생각 중이다.

한국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모든 것이 집중해 있다. 그러다 보니 지역 간 불균형이 심각하고 수도권은 과밀의 문제가 발생하고 반면 지방은 소멸의 위기에 처해 있다. 농촌과 어촌의 소득이 서울에 못지않고 일자리가 풍부하다면 지역 균형발전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국가 주도로 경제개발을 추진하던 시기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공업화 도시로 이주했다. 울산, 창원, 마산, 거제, 구미 등 대표적인 지방 산업도시들은 이때 성장하였고 이 시기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지역 균형발전을 실현한 국가였다. 당시 울산의 1인당 GDP는 서울보다 높았다. 그러나 한국의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면서 금융업을 위시한 3차 서비스 산업을 지방에서 육성시키지 못하면서 지역 간 불균형이 심화 되었다. 미국은 뉴욕 월가에 증권거래소를 두어 경제 중심지로 육성했고 워싱턴을 정치의 중심지로 삼는다. 중국도 경제는 상해, 정치는 북경이 중심이 되어 나름 균형을 꾀한다. 여의도의 증권거래소를 위시한 경제 관련 공공기관들을 경남 창원으로 이전시킨다면 수도권의 과밀화를 해소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상당 부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의 중점도시들이 자생력을 갖고 지역균형발전이 실현되면 주변 농촌도 활력을 찾게 된다. 지방의 도시들에 일자리가 넘쳐나 사람들이 몰리고 수입이 많아지면 주변 농촌은 이들의 식생활과 휴식을 담당해야 하므로 역시 활력이 넘치게 된다. 그래서 지역 균형발전이 중요하다.

정부가 급격히 노령화되고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을 구하기 위해 지역 밀착형 귀농·귀촌 장려 정책을 펼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지방의 중점도시들을 확실하게 육성하는 것이다. 한국의 경제구조가 경공업이 주도하던 시기는 구로공단에 사람이 몰렸다. 이후 중화학공업이 주도하자 울산, 창원, 구미 등이 발전했다. 이제 한국은 반도체, 바이오, 금융 등이 중심인 산업구조로 변모하였다. 이들 사업장을 지방에 잘 육성시켰다면 오늘날의 수도권의 과밀화와 불균형은 상당히 완화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지금도 늦지 않았다. 대량의 설비가 필요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모든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제 관련 금융 공공기관을 창원으로 보낸다면 아주 빠르게 불균형이 해소될 것이다. 금융 공공기관이 이전하면 이들을 따라 민간 금융기관들이 함께 이전하여 창원을 중심으로 부울경 금융 메가시티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부울경이 금융 메가시티가 되면 자연스럽게 이들을 둘러싼 농촌은 성장하게 되어 있다. 세종을 행정복합도시로 육성하였듯 부울경 금융 메가시티로 발전시키면 된다. 이것이 귀농 정책의 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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