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톺아보기 (11) - 처형된 김홍륙 등의 시신이 네거리에서 칼질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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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톺아보기 (11) - 처형된 김홍륙 등의 시신이 네거리에서 칼질당하다.
  • 김세곤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3.25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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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일에 독립협회의 윤치호 등은 경운궁 앞에서 농성을 계속하면서 신기선, 이재순 · 민영기 등 일곱 대신의 파면 운동을 전개하였다.

이 날 반역음모죄인 김홍륙·공홍식·김종화 등은 모두 교수형(絞首刑)에, 김영기·엄순석·김연흥·김흥길·강흥근·김재택·조한규·김재순 등은 태형(笞刑) 50대에, 김홍륙의 아내 김소사는 태형 100대에 유배 3년에 처해졌다. (고종실록 1898년 10월 10일 1번째 기사)

그런데 고종은 법부대신 신기선과 판사 이인우를 파면시켰다.

“조령(詔令)을 내렸다.

‘지난번에 법부대신에 대해서 감봉(減俸) 처분을 내렸는데, 지금 듣건대 어제 죄인을 교수형(絞首刑)에 처한 후 사람들을 종용하여 시신을 네거리로 끌어내어 마음대로 칼질을 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이것이 비록 공적인 격분에서 나온 것이긴 하지만 나라의 법이 안중에 없었기 때문에 이런 놀라운 일이 있게 된 것이다. 법부로 하여금 진실로 사전에 삼가고 조심하게 하였다면 어찌 이런 일이 있었겠는가?

규정을 크게 위반한 만큼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되니, 법부 대신 신기선과, 수반판사(首班判事) 이인우를 모두 면직시키라.’ ”(고종실록 1898년 10월 11일 1번째 기사)

이어서 고종은 의정부 찬정(議政府贊政) 서정순을 법부대신으로 임명했다. (고종실록 1898년 10월 11일 2번째 기사)

이 날 농성 중인 의관(議官) 윤치호가 심순택 등을 규탄하는 상소를 올렸다.

"아! 저 심순택, 윤용선, 이재순, 심상훈, 민영기, 신기선, 이인우 등은 나가서는 임금의 미덕을 받들어 따르지 못하고 물러가서는 임금의 명령을 선양하지 못한 채 단지 아첨만을 일삼으면서 구차스레 벼슬과 녹봉만 보존하여 2,000만 백성들로 하여금 곤경에 처하여 고통을 호소하고 도탄 속에 빠지게 하여 종묘 사직의 위태로움과 백성들의 위급함이 당장 눈앞에 닥쳐왔습니다. 신들이 이 때문에 큰 소리로 다급하게 호소하고 연명의 소장을 올려 대궐 문을 두드리면서 그만둘 줄을 모른 채 감히 물러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성상의 비답에, ‘진실로 완벽하기를 요구한다면 그런 사람은 드물 것이다.’라고 하시고, 또, ‘조정의 신하들에게 조령을 내려 각각 경계하고 조심하도록 한다면 이전의 잘못이 거의 고쳐질 것이고 앞으로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또 조령을 내리시기를, ‘만일 머뭇거리면서 다시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한다면 나라에는 떳떳한 법이 있는 만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신들은 우러러 헤아려보건대, 폐하께서는 사람을 알아보시는 밝은 식견으로 이미 일곱 명 신하들의 잘못이 이미 쌓여 용서하기 곤란하다는 것을 아셨겠지만 특별히 폐하의 관대한 성덕(聖德)으로 그들을 가르치고 타일러서 잘못을 고치고 앞으로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신 것입니다.

그러나 법을 파괴하고 정사를 어지럽히며 나라를 좀먹게 하고 백성들을 병들게 하여 종묘사직으로 하여금 위태롭게 하고 군부(君父)로 하여금 중독되게 하였으며, 이웃나라로 하여금 조소하고 욕하도록 하고 백성들로 하여금 유리표박(流離漂泊)하도록 한 자는 그 죄악을 따질 때 마땅히 그날로 변방에 귀양을 보냄으로써 온 세상에 해명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웃나라가 조소하였다.’는 것은 외국 공사들이 러시아 공사 마튜닌을 중심으로 김홍륙 독다사건의 처리에 공동으로 항의하기로 하고 각 공사관별로 항의 공문을 외부(外部)에 보낸 일이었다.

국사편찬위원회-한국사 데이터 베이스-주한일본공사관기록 13권에는 일본공사가 외부대신에게 보낸 김홍륙등 처형상황에 대한 반성 촉구 공문이 수록되어 있다.

일본공사관의 서신을 읽어보자.

“서신으로 말씀드립니다. 저번에 궁내(宮內) 독극물 사건의 피고 김홍륙 및 기타에 대한 재판과 형(刑)의 집행이 지극히 비밀리에 신속하게 시행된 것은 단적으로 말해 부정한 사정이 존재함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또 김홍륙의 시체를 가두(街頭)에 드러내어 무법한 군중으로 하여금 차마 말로 다 할 수 없는 만행을 자행하게 한 것은 인도(人道)에 위배되는 행위라 하여 세간에서 왕왕 비난하는 자도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사실이라면 귀국 재판의 신용을 떨어뜨리고, 또 빠르고 신속하게 문명의 단계에 도달하려는 귀국의 체면을 훼손시키는 것으로서, 본 대사관은 깊이 유감으로 생각하는 바입니다.

따라서 본사는 이에 법사(法司)의 책임과 인도의 통의(通義)에 비추어 소감을 말씀드려 귀 정부의 반성을 촉구하고자 이 점 조회합니다. ”

독립문 (사진=김세곤)
독립문 (사진=김세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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