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달이 뜨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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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의 세상엿보기] 달이 뜨는 강
  • 김용희 시인·수필가
  • 승인 2021.04.1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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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시인·수필가
김용희 시인·수필가

[한국농어촌방송/경남=김용희 시인·수필가] 수락산에는 진달래는 이미 지고 왕벚꽃 나무는 풀죽은 꽃잎들을 봄비에 적시고 있었다. 라일락은 만개하고 아직도 정원에는 봄꽃들이 형형색색이다. 생강나무 개나리 산수유는 이미 봄의 저편으로 사라졌다.

지금은 신록의 계절, 산에 들면 연녹색의 잎들에서 생기를 한껏 느낀다. 중랑천은 늘 오리와 붕어가 놀고 개천가는 여러 가지 봄꽃으로 튤립으로 잘 정비되었다. 개천에 피는 이름 모를 작은 꽃들도 지천이다. 이제 육십도 중반을 가고 있는 봄날 하루. 정년을 몇달 앞둔 꼬삐풀린 시간들이 지난다.

오늘도 역사의 어디쯤에 우린 서있는 게다. 드라마 ‘달이 뜨는 강’ 평강공주과 온달장군의 스토리다. 고구려 영양왕의 누이 평강, 그리고 바보 온달. 온달은 백제와의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양왕은 수나라를 을지문덕으로 하여 멸망시킨다. 고구려 시대 가장 넓은 영토를 확보한 왕, 그다음 영류왕은 연개소문에 죽고 다음 왕 보장왕 때 고구려는 나당연합군에 멸망한다. 연개소문은 자기를 해하려는 왕을 죽이고 자신은 병사하고 큰아들은 고구려를 배신하고 당나라로 귀순한다. 결국 고구려는 만주 벌판을 지배하던 그 광야의 위력을 마감한다.

신라 진흥왕은 한강 유역까지 진출해서 북한산에 순수비를 세우고, 백제는 무열왕 때 고구려는 문무왕 때 그렇게 신라는 3국을 통일한다. 삼국통일 씨앗을 진흥왕이 심은 거니까 이 드라마는 최고의 격변기를 그리고 있는 것 같다.

까마득한 역사다. 지금부터 1400여년전. 티비가 조선사 드라마만 줄창 해대더니 모처럼 고구려사다. 드라마상 고추가가 왕 시해하려다가 죽임을 당하는 것이 연개소문이 왕 살해하는 상황을 뒤집은 역사모방이다.

고추가의 아들, 그를 사랑한 신라 여인은 낭군을 살리기 위해 그를 혼절시켜 피신시킨다. “장군님은 유일한 사람 장군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늘 그렇다 사랑이란 건 베푼 정의 깊이와 같다. 그 젊은 장수는 초기에는 평강을 흠모하다 결국 그녀 손에 아비를 잃은 것이다.

긴 숨으로 보면 누구나의 삶은 부초처럼 떠도는 풀잎들이다. 사는 것이 풀잎 인생이라 해도 사람은 그렇게 정으로 의미를 찾고 만드나 보다. 연민, 애정, 혼심. 역사는 인간은 누구나 사회를 떠날 수 없기에 안빈낙도는 꿈이며 오우가도 관념이라고 전한다. 윤선도와 정철은 사실 당쟁의 중심에 있었다. 오죽 힘들면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고 싶다“ 했을까. 역사는 현실이고 우린 꿈으로만 살 수는 없기에 쟁취하는 것이고 전쟁해야 하는 게다. 그 여정을 버티게 하는 것이 오직 관심과 나눔 아니던가, 소유욕에 기반하는 것이 아니라 받았음으로 주는….

늘 봄은 오고 가는 것. 이 봄도 역사의 어디쯤에서 그렇게도 봄의 빗소리로 공유되는 걸 게다.

나한들은 이미 감정을 너며 달관의 경지에 든 이들이라고. 처사가 그렇지 욕망을 넘어선 이들, 그러나 세상을 외면하지는 않는다. 서산이나 사명이나 원효나 화담이나 퇴계. 그 경지가 너무 어려워 하나님 독생자 예수 보내고 믿음으로 구원하고….

봄 밤이다. 비에 무슨 감정이 있으랴, 인간이 붙일 뿐, 달에 무슨 애환이 있으랴, 인간이 빗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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