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역사 2부 – 무오사화 - 125회 김종직의 관어대부(觀魚臺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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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역사 2부 – 무오사화 - 125회 김종직의 관어대부(觀魚臺賦)
  • 김세곤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5.1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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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8년 7월 18일에 이원이 공초하였다.

“신은 일찍이 김종직에게 수업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김종직이 동지성균(同知成均)으로 있을 적에 신이 생원(生員)으로 성균관에 머물면서, 목은(牧隱)의 관어대부(觀魚臺賦)를 차운하여 김종직의 과차(科次)로 나아가니 김종직이 저를 칭찬하였습니다. ” (연산군일기 1498년 7월 18일 3번째 기사)

이원이 차운했다는 목은의 ‘관어대부’는 목은 이색(1328∽1396) 지은 부(賦)이다. 이 부는 <목은시고 제1권>에 ‘관어대소부(觀魚臺小賦)’란 제목으로 실려있다. 그런데 김종직도 관어대부(觀魚臺賦)를 지었다.

“1467년 7월에 이시애가 모반하였으므로, 내가 절도사(節度使)의 명으로 군사를 모집하기 위하여 영해부(寧海府)에 갔다가, 군사를 모집하기 전에 교수(敎授) 임유성, 진사(進士) 박치강과 함께 가정(稼亭 이색의 부친 이곡(李穀)의 호)의 옛집을 방문하고 이어서 관어대(觀魚臺)에서 놀았다.

그런데 이 날 바람이 조용하고 물결이 잔잔하였으므로, 절벽 아래서 뭇 고기들이 헤엄쳐 노니는 것을 내려다보면서 마침내 목은(牧隱 이색의 호)의 소부(小賦)에 화답하여 두 사람에게 끼쳐주는 바이다.

삼가 원수부로부터 부절을 받음이여

동쪽으로 바닷가에 이르렀노니

우격(羽檄 전쟁 시에 아주 급한 뜻을 표시하기 위해 새의 깃을 꽂은 격문)이 어지러이 교착(交錯)하고 있으니

내 어찌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있겠는가.

장한 일과 노숙한 계책이 그 곁에 살아움직이는 것 같은 대(臺)가 있어

적성(赤城)의 새벽 노을을 몸에 감고 있네.

장년의 일과 노후의 계획이

세월의 흐름 속에 사라질까 두렵구나.

예주(禮州)의 성안에서 휴식을 취하며

전현(前賢:전현은 이곡을 가리킨다.)의 옛집에 서 있노라니,

관어대가 그 곁에 우뚝이 서 있으니

적성산의 새벽 노을이 가깝도다.

두 나그네를 따라 이곳저곳 가리키노라니

황홀하여 몸이 호기를 의지해 여기에 온 줄도 모르겠네

몽장(蒙莊)은 어찌하여 물고기를 안다고 자랑했으며

추맹(鄒孟)은 감히 물 관찰하는 것(觀水)을 말하였던고

몽장은 몽땅의 장주(莊周)를 이르는데, 장주가 일찍이 혜자(惠子)와 함께 호량(濠梁)의 위에서 노닐었는데, 그때 장주가 말하기를 “피라미가 조용히 나와서 노니니, 이것이 물고기의 낙(樂)이다.” 하자, 혜자가 말하기를 “그대가 고기가 아닌데, 어떻게 고기의 낙을 안단 말인가.” 한 데서 온 말이다.

추맹은 추나라의 맹자를 이르는데, 맹자가 이르기를 “물을 관찰하는 데에 방법이 있으니, 반드시 그 급한 여울을 보아야 한다.”하였다. <맹자>‘진심장’에 나온다.

위태로운 돌계단에 의지해 멀리 바라보노니

아득히 구름 물결은 그 몇 리인고.

회오리바람 불지 않으니

소금 굽는 연기가 어지러이 일어나고

바다의 신기루도 쓸어낸 듯 사라지고

광경이 갑자기 달라지도다.

길이 휘파람 불며 내려다보니

뭇 고기들 발랄하게 즐거워하누나

제멋대로 무리지어 놀고 떼지어 헤엄치는데

조그마한 물속에서 무자맥질하는 물고기가 흉내 낼 수 없구나.

넓은 파도를 헤치며 입을 벌름거려라

그물 작살이 있더라도 어찌 잡기를 기대하랴

혹은 지느러미를 흔들고 비늘을 뽐내니

나는 풍뢰를 일으키며 신령과 통할까 염려하노라

소나무 가지를 부여잡고 크게 탄식하며

만물이 모두 편안한 것을 느끼도다

솔개가 나는(鳶飛) 것과 함께 비유하였으니

그 누가 지극한 이치를 밝게 알아들으랴.

<시경(詩經)>에는 “솔개는 날아서 하늘에 이르거늘, 물고기는 못에서 뛴다.[鳶飛戾天 魚躍于淵]”란 말이 나온다. 자사는 ‘연비어약’을 천지 자연의 조화가 위아래에 드러나는 광경으로 해석하였다. <중용> ‘제12장’

이는 태극의 진리가 앞에 나타남이니

맹세코 깊이 간직해서 버리지 않으리라

두 나그네 소개해 돌봐줌에 힘입어

문득 우러러 사모함에 얻음이 있었네.

술잔을 가득 채워서 서로 권하여라

도의 근본이 여기에 있음을 깨달았네.

목은옹(牧隱翁)께 술잔 올리고 좋은 가사 읊으니

마치 진기한 음식에 배가 부른 듯하구나.

간(肝)과 담(膽)은 초(楚) 나라와 월(越)나라처럼 먼 것이 아니니,

원하건대, 명성(明誠)된 군자(君子)로 함께 돌아가고자 하노라.”

(한국고전변역원, 한국고전종합DB, 점필재집)

창덕궁 희정당 (사진=김세곤)
창덕궁 희정당 (사진=김세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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