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규학 경남태권도협회 회장

반 집행부 후보가 당선된 것도 처음
전임 회장 사퇴로 보궐선거에서 선임
경남 800개 도장 1500명 지도자가 핵심

협회 투명하게 운영하고 회원과 소통하겠다
회원 태권도장 경영활성화 방안 마련하겠다

외지에서 태어나 경남에서 뿌리내려
79년 진주서 경찰에 입문해 정년퇴직
진주경찰서서 9년간 무료 태권도 지도
초등 때 태권도 시작, 9단 입신의 경지

[한국농어촌방송/경남=황인태 대기자] 한규학(65) 신임 경남태권도협회장은 서부경남 출신으로 처음으로 협회장에 당선된 사람이다. 지금까지 서부경남에서 경남태권도협회장이 배출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반 집행부 후보로 당선된 것도 처음이다. 지금까지 경남태권도협회장은 늘 집행부 측 후보가 당선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끼리끼리 해먹는다.” 말들이 많았다. 이번에 한 회장이 당선될 수 있었던 것도 회원들의 집행부에 대한 이 같은 민심이반이 큰 이유가 됐다.

한 회장은 경남태권도 협회의 가장 큰 문제로 소통 부족을 들었다. 그래서 이번 선거전의 핵심 공약도 소통을 늘리겠다는 것이었다. 경남태권도협회는 소속 800여 도장의 관장을 비롯한 1500명의 지도자들이 핵심 회원이다. 따라서 이들 하나하나가 소외되지 않고 협회에서의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한 회장은 경남의 18개 시·군 회장단 협의회와 전무이사 협의회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또 임원진 수를 지금의 29명을 39명으로 확대해 되도록 많은 회원들이 집행부에서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미 경남도체육회와 협의를 마쳐서 곧바로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회장은 말했다.

한 회장은 1956년생으로 부산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진주에 와 태권도장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한 회장은 당시 태권도인들의 꿈이었던 외국 사범 진출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좌절되어 1979년 시험을 쳐 경찰에 입문을 했다. 합천경찰서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한 회장은 이후 서부경남을 중심으로 경찰업무를 했다. 특히 진주에서만 30년간 근무해 사람들은 모두 한 회장이 진주 사람인 것으로 알 정도이다. 진주가 제2의 고향인 이유이다.

초등학교 때 태권도를 시작한 한 회장은 지금은 공인 9단으로 입신의 경지에 올랐다. 평생 태권도와 함께 한 한 회장은 경찰생활에서도 늘 태권도와 함께 했다. 진주경찰서에서는 9년간 상무관을 무료로 개방해 제자들을 양성했다. 이때 가르친 제자가 2000명에 이를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했다.

한 회장은 경찰근무는 주로 정보계통에서 일했다. “경찰 출신들이 퇴직하고 나서 일을 잡지 못해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다행히 정보계통에서 주로 활동했기 때문에 늘 사람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래서 퇴직한 지금이 오히려 더 바쁩니다.” 경찰시절 만든 인맥으로 인해 지금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한 회장은 경남태권도협회를 반석에 올려놓는 것으로 사회적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한규학 신임 경남태권도협회장은 서부경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경남협회장에 당선된 사람이다.
한규학 신임 경남태권도협회장은 서부경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경남협회장에 당선된 사람이다.

다음은 한규학 경남태권도협회장과의 대담내용이다.

▲경남태권도협회가 언제 생겼나.

-1963년 생겼다.

▲회원은 몇 명인가.

-15000명 정도 된다. 그중에서 경남의 800개 태권도장 관장과 지도자 700명 등 1500명이 핵심 회원이라고 보면 된다.

▲이번 선거가 정기 선거인가.

-아니다. 전임자가 회장직을 두 달 하고 사퇴를 했다. 그래서 보궐선거를 한 거다.

▲무슨 문제가 있었나.

-아니다. 협회에서 외부인을 초빙했다. 그런데 와서 보니 감당이 안 되는지 사퇴를 해 버렸다.

▲외부인을 영입했을 때는 나름 고민을 했을 텐데.

-그랬는데 내부에 들어와 보니 본인의 생각과 너무 달랐던 것 같다.

▲주로 무슨 문제인가.

-태권도 협회가 분파가 많다. 그렇다 보니 분쟁이 많다. 그런 것들이 감당이 안됐던 모양이다.

▲그런 것을 몰랐을까.

-태권도인이 아니다 보니 몰랐을 수 있다.

▲원래 회장에 뜻이 있었나.

-저도 태권도인이다 보니 뜻이 있었다.

▲득표율이 어떤가.

-유권자가 155명이다. 대의원에 의한 간접선거이다.

▲몇 표 얻었나.

-3명이 기권을 해서 152명이 투표를 했다. 그중에서 80표를 얻었다.

▲한 회장의 당선이 어떤 의미가 있나.

-지금까지 경남태권도협회 회장 선거 중에서 집행부 반대 측이 당선된 것이 처음이다.

▲그럼, 늘 집행부 측이 당선돼 왔나.

-그렇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떻게 반란이 일어났나.

-그만큼 집행부에 대한 민심이 이반돼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회장은 연임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저는 단임을 약속했다. 그게 먹힌 것 같다.

▲주요 공약이 뭐였나.

-여러 공약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과 화합이었다.

▲그게 잘 안됐나.

-그렇다. 지금까지 집행부가 가까운 사람들과만 소통하고 전체 회원들과의 소통에 부족했다. 그게 집행부 반대 측인 제가 당선된 이유이기도 했다.

▲그것 외에 또 어떤 공약이 있었나.

-경남에 18개 시·군 태권도협회가 있다. 여기에 회장과 전무이사들이 있다. 그래서 18개 시·군 회장단 협의회와 전무이사 협의회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했다.

▲이것도 기본적으로 소통문제인 것 같은데.

-그렇다.

▲이런 게 없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지금까지 경남태권도협회가 좀 그랬다.

▲그 외 또 중요한 공약은.

-당연한 거지만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과 회계를 홈페이지에 게재하겠다는 것도 중요 공약이었다.

▲그런 게 공약이 될 정도면 경남태권도협회가 상태가 어떤지 짐작이 간다.

-태권도협회가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측면이 좀 있다. 무도인들이라 그런 면도 있다.

▲이외에도 공약들이 많던데

-그렇다. 현재 코로나 사태로 힘든 태권도장 활성화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코로나 재난 지원금 태권도장 추가 지급과 방역용품을 지급할 계획이다. 또한, 태권도 붐 조성을 일으킬 수 있도록 시범단 초청단 시군 순회공연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회장과 전무 단임제 및 태학팀과 실업팀 창단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집행부 구성은 했나.

-전임 집행부 임기가 남아 있어서 좀 어려움이 있다.

▲회장이 바뀌면 전임집행부는 사퇴하는 것 아닌가.

-저는 보궐선거다. 그래서 전임집행부 임기가 남아 있다. 그래서 서로 대화를 하고 있다. 같이 가고자 하는 사람들은 다 함께 가려고 한다.

▲집행부는 어떻게 구성되나.

-가장 중요한 임원진은 부회장, 이상 등을 포함해 29명이다. 그런데 이번에 도 체육회에 요청해서 임원진을 10명 늘렸다. 그래서 39명으로 임원진을 구성할 생각이다.

▲협회는 어떤 일을 하나.

-각종 대회를 유치한다. 전국대회, 경남도단위 대회, 태권도승단심사대회, 실버 태권도 육성을 위한 대회 등이 있다.

▲코로나 때문에 행사가 가능하나.

-지난해는 거의 못했다. 그래도 올해는 어떻게 해볼까 한다. 당장 5월 8일 창녕에서 어린이 태권왕대회가 있다. 참여 인원이 1000명이나 된다. 무 관중 대회를 해서라고 진행할 계획이다.

▲요즘 태권도장들 경영이 어떤가.

-코로나가 아니라도 어렵다. 출산율이 저하되면서 가장 타격을 보는 곳이 어린이 대상 분야이다. 그래서 경영활성화 차원에서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개인적인 얘기를 좀 해보자. 태권도가 몇 단인가.

-9단이다.

▲9단이면 입신의 경지 아닌가.

-그렇게들 얘기한다. 그런데 실력은 4~6단 때가 제일 낫다. 9단은 일종의 명예라고 보면 된다.

▲그래도 승단심사를 할 것 아닌가.

-9단도 승단심사를 까다롭게 한다. 품새도 다 심사한다. 합격률이 20~30%밖에 안 된다.

▲언제부터 태권도를 했나.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했다.

▲선수생활도 했나.

-중학교 때부터 선수생활을 했다.

▲학교 대표선수였나.

-아니다. 다니는 도장의 선수였다.

▲경찰을 했는데 태권도와 관련이 있나.

-아니다. 진주에서 체육관을 다니다가 해외사범을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됐다. 그리고는 1979년 경찰시험을 쳐서 입사를 했다.

▲무도 경찰인가.

-아니다. 일반 경찰이다.

▲그럼, 경찰생활 하면서도 태권도를 계속한 건가.

-그렇다. 경찰에는 상무관이라고 경찰서 내에 도장이 있다. 여기서 훈련도 하고 후배들도 지도했다.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

-진주경찰서 시절이다. 9년 동안 진주경찰서 상무관에서 9년 동안 무료로 태권도를 가르쳤다. 그때 배운 제자가 2000명 정도 된다.

▲그 제자들이 큰 재산이겠다.

-그렇다. 당시는 청소년들이었지만 지금은 중장년들이 됐다. 사회의 중추세력이 됐다.

▲지금도 연락하나.

-지금도 자주 연락하는 제자들이 많다.

▲경찰생활은 어땠나.

-저는 시험에 합격하고 합천경찰서 순경으로 처음 발령받았다. 그리고는 주로 진주를 중심으로 서부경남에서 활동했다.

▲어떤 분야의 일을 주로 했나.

-저는 정보계통에서 주로 일했다. 진주경찰서에서만 30년 근무했다.

▲그런데 보통 경찰을 퇴직하면 다른 일을 잘 못하는데.

-저는 수사보다는 정보 쪽에서 일했다. 그래서 사람관계가 수사 분야 하고는 좀 차이가 난다. 현직에 있을 때도 좌우명이 겸손이다. 특히 제가 키가 커서 겸손하지 않으면 오해하기 십상이다.

▲이외에 활동하고 있는 단체가 있나.

-경남경찰청 태권도 선수 감독, 경남경찰청 체포호신술 무도사범, 경남태권도협회 심판위원·심사위원, 진주시태권도협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는 태권도 국기원 지도위원, 경남 재향경우회 부회장(경남경찰청), 공직 공익비리신고 전국시민운동연합 경남서부 본부장 등을 맡고 있다.

▲퇴직 이후에 더 바쁜 것 같다.

-태권도 때문에 그렇다. 현직에 있을 때도 진주시체육회 최연소 이사가 될 정도로 체육회와 인연이 많다. 체육회 일을 관계하다 보니 퇴직 후에 더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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