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 東松餘談] 미얀마 사태의 또 다른 시각
상태바
[하동근칼럼 東松餘談] 미얀마 사태의 또 다른 시각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승인 2021.05.21 1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한국농어촌방송/경남=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2년 전 양곤에 수십년 살고 있는 동생의 도움으로 미얀마란 나라를 보름 정도 여행을 한 일이 있다. 수도 양곤을 비롯해 바간, 만달레이 등 주요 도시를 돌았다. 주마간산으로 달렸지만 미얀마라는 나라의 실체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그때 받은 인상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나라였다. 일자리가 없어서 그렇지 미얀마 국민들에게 만일 기회가 주어진다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국민 같았다. 그것이 안타까웠다. 미얀마는 본래 군사정권이 집권한 공산, 사회주의 국가 체제를 수십 년간 유지해온 나라다. 민주주의라는 단어가 나온 것은 5년에 불과하다, 북한과도 친교가 깊었다. 여행 당시 미얀마 집권 정치세력은 아웅산 수치를 대표로 하는 NLD당이었는데 민주주의 국가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는 결격 사유가 많았다. 기본적으로 북한이나 중국처럼 당이 행정부를 앞서는 정당중심 체제였다. 아웅산 수치조차 헌법상 대통령의 자격을 갖추지 못해 국가고문이란 이름으로 편법으로 정권을 유지해왔다. 한마디로 교과서적인 민주국가는 아니었다.

미얀마 사태가 터진 지 100일을 넘어서고 있다. 이번 미얀마 사태는 아웅산 수치를 중심으로 한 당시 여권이 총선에서 부정선거를 했으며 그렇게 해서 확보한 국회의 압도적인 의석수를 바탕으로 군부를 약화시키는 내용의 개헌 움직임을 보이자, 군부가 이에 반발해 아웅산 수치와 합의해 확보했던 자신들의 국회 의석 25%를 지키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것이 객관적인 정설이다. 다만 군부세력의 쿠데타에 대해 20대를 중심으로 한 민주의식을 가진 젊은 청년세대들이 집단으로 반발하면서, 극한의 유혈사태가 벌어졌고 과도한 진압에 따른 희생자가 국제사회에 문제가 될 정도로 그 규모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사태가 악화되면서 국제적으로 미얀마 사태를 반독재 민주화 운동으로 치부하고 쿠데타 반대진영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집권한 군부세력의 무력진압을 저지하기 위한 국제적 동조와 압력수단을 동원해 이들을 패퇴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여론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국내 일부 언론이나 여론은 미얀마 사태를 과거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비교해 해석하거나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같은 시각은 미얀마의 근대화 역사와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정권과 아웅산 수치 정권의 상호 역학관계와 실체를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각에서 바라보면 대규모 인명의 희생이 있었다고 해서, 반드시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치부하기에는 논리적 비약과 아전인수식 해석이 심하다고 할 수 있다. 현 미얀마 사태는 내전에 가깝다. 크게 보아 군부세력과 반 쿠데타 세력의 연합이 맞서는 형국이지만, 반 쿠데타 세력에는 소수민족 중심의 반군과 민주화 세력 그리고 아웅산 수치 옹립 세력 (기존의 기득권층) 등 각각의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세력이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을 뿐이다. 이 점 때문에 유엔조차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미얀마 사태를 보는 또 다른 해석은 중국과 서방측의 대리전이라는 시각이다. 일대일로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과 중국의 인도양 진출을 막으려는 미국의 전략적 대응이 미얀마에서 충돌한 것이 이번 사태의 실체라는 시각이다. 중국이 미얀마를 통해 에너지와 물류 공급로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저지하기 위한 서방세력이 반 쿠데타세력을 뒤에서 은밀하게 지원해 사태가 악화되었다는 분석이 현실적이고 객관적이다. 아웅산 수치는 친 중국 정책으로 일관해왔다. 그동안의 미얀마가 반드시 민주주의 노선을 추진해 왔다고 할 수도 없다. 그래서 광주 민주화 운동과 연계시키기에는 논리가 지나치게 단편적이다. 미얀마를 잘 아는 현지교민들은 아웅산 수치의 정치적 생명은 끝이 났고 자칫하면 목숨조차 위태롭다는 우려를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이번 사태가 어떤 형태로 결론이 나던 희생자가 더 이상 늘지 않고 빠른 시간 안에 사태가 진정되고 평화적인 해결방안이 도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간이 상당히 걸릴 전망이다.

▶ 사진이나 영상의 불법촬영유포, 이를 빌미로 한 협박,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적 괴롭힘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여성긴급전화 1366,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02-735-8994)에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뉴스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