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효 선임기자
이선효 선임기자

[한국농어촌방송/경남=이선효 선임기자] 1. 최근 산청군에서는 이재근 군수의 4선 도전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 군수의 대항마인 이승화 전 의장을 비롯하여 김태호 국회의원의 선거를 도왔던 군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이 대거 국민의힘에 복당이 되자 이 같은 논의가 더욱 가열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전 의장은 통상적인 통로인 경남도당을 거치지 않고 김태호 의원이 직접 중앙당으로 입당을 시켰다고 전해집니다. 김태호 의원은 사실상 산청군수 공천권을 쥐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산청군내에서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2. 이재근 군수는 적어도 경남의 정치권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재선을 하고 다들 무난하다고 생각했던 3선을 포기한 사람입니다. 무난히 당선 가능한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치인에게는 극히 어려운 일입니다. “역시 이재근이다. 이재근은 통상적인 정치인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왔던 이유입니다.

3. 그랬던 이 군수가 한 임기를 쉬고 다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지금 군수 선수로는 3선입니다. 원래 군수는 3선 연임까지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재근은 연임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부터 3선까지 가능합니다. 법적으로 5선까지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법적으로 4선 도전이 가능한 데 지역에서 갑론을박이 진행되는 것은 그만큼 군수 4선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는 말입니다.

4. 이재근 군수의 가장 큰 치적은 뭐라 해도 동의보감촌입니다. 원래 폐광지역이었던 곳에 동의보감촌을 건설해 산청골짜기에서 세계적인 약초엑스포를 개최했습니다. 동의보감촌은 지금은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항노화의 상징적 장소가 됐습니다. 연간 관광객도 백만 명이 넘게 찾아올 정도로 산청의 명물이기도 합니다. 산청군이 항노화의 메카라 주장할 수 있는 것도 동의보감촌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재근 군수는 동의보감촌 건설로 두고두고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5. 그런데 문제는 동의보감촌이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 군수가 동의보감촌에 올인하다 보니 그렇잖아도 많지 않은 산청군의 예산이 동의보감촌에 무리하게 투자되고 있습니다. 또 동의보감촌 투자가 전체 산청군민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측면도 있습니다. 관광객들은 동의보감촌 내에서 먹고, 잠자고, 쇼핑을 하다 보니 휴롬, 한방가족호텔, 산청각 등 촌내에 있는 기업들만 살찐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외지인들입니다.

6. 산청군의 가장 큰 자산은 뭐라 해도 지리산과 경호강입니다. 이 군수가 동의보감촌에 집중하다 보니 그동안 산청군은 지리산과 경호강에 대한 투자를 소흘히 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런 투자의 부족으로 지리산과 경호강을 찾는 관광객은 날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더욱이 지리산의 관문인 중산리는 지리산케이블카의 무산으로 사실 멘붕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또 경호강 래프팅이 시들해 지면서 여름철 특수를 누리던 산청읍, 단성면, 신안면 일대의 펜션, 마트, 음식점 등은 코로나가 아니라도 폐업 직전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7. 대규모 토목사업은 고대 이래로 정권의 종말을 재촉하곤 했습니다. 중국 최초로 통일을 했던 진나라도 만리장성을 쌓는 대규모 토목공사로 붕괴했다는 게 정설입니다. 진시황은 만리장성을 쌓은 사람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백성들은 황제의 만리장성 축조로 고통에 신음했던 것입니다. 이재근도 동의보감촌을 만든 군수로 산청군 역사에 이름을 남길 것입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현재의 산청군민들은 고통에 신음할 수도 있습니다.

8. 3선을 할 수 있는데도 떠날 때를 알아 떠났던 이재근 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4선 도전에 대한 지역민의 갑론을박 대상이 되었습니다. 필자는 이재근 군수가 4선 도전을 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유는 본인은 물론 주변 측근들 때문입니다. 이 군수를 둘러싼 측근들은 이재근이 사라지면 그들이 누리던 권력을 잃게 됩니다. 측근들이 이를 가만히 두고 볼 리 만무합니다.

9. 측근들은 “이재근만이 산청군을 구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아 주장할 것입니다. 박정희가 죽어서야 권좌에서 내려왔듯이 이재근도 강제퇴출이 아닌 스스로 군수직에서 내려오기는 어려운 상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치의 비극입니다. 권력의 속성은 청와대에 있는 것이나 조그만 고을인 산청군에 있는 것이나 똑같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이재근은 산청군수 4선에 도전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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